대형마트 영향으로 어려운 지역 소농가(小農家)를 위한 동명 ‘칠곡할매장`이 도시민을 대상으로 지역 농산물 판매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정인협동조합(대표 김명숙)에서 운영하는 ‘칠곡할매장`은 동명지 수변생태공원에서 2022년 10월 첫 장을 열어 그동안 지난 9월 8일까지 4차례 `일일장터`로 운영해 지금까지 1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공원은 대구시와 인접해 있어 주말이면 20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방문객이 붐비고 있다. 올해 마지막 할매장은 10월 12일~13일 이틀간 열렸고, 내년에는 4월·5월·9월·10월·11월 5회에 거쳐 상설시장으로 개장할 예정이다. 특히 소비자는 동명면 인근 대구 북구 주민들이 많다. 이들은 동명·가산·지천지역 소규모 농업인이나 할머니 등이 산지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직거래한다. 소비자는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좋고, 생산자는 도시민에게 짧은 시간에 이를 판매할 수 있어 좋아 `상생하는 할매장`, `찾아가는 로컬푸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칠곡군은 2019년 12월 136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동명지 수변생태공원을 준공했다. 이곳에 들어서는 ‘칠곡할매장`이 수변공원의 효용가치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 공원 조성은 칠곡군이 해놓고, 이용객은 정작 칠곡군민보다 대구시민이 훨씬 많아 누구를 위한 공원인가하는 문제 제기가 됐기 때문이다. ‘칠곡할매장`은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따른 동명·가산·지천 소농가들의 어려움과 동명전통시장의 쇠퇴 등에 대한 대안으로 문을 열었다. 인근 대구 도시민의 활발한 농산물 직거래로 소농가와 지역 소상인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천면에서 온 농업인 강모 씨는 "손님은 너무 많은데 삶은 옥수수가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다가 일찍 파장해 다음 할매장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즐거운 비명이 아닐 수 없다. 정인협동조합 홍영태 이사는 "동명지 수변공원의 할매 시화거리 조성,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순례자의 길 조성 등을 통한 관광객 유치와 함께 대구뿐 아니라 전국의 고객을 확보할 목표로 칠곡군만의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칠곡할매장은 ▶직거래 장점 구축, 70년대 전통시장 풍경과 정이 넘치는 칠곡할매장의 정체성 정립 ▶볼거리(할머니장 구획 만들어 무명 앞치마, 무명 두건을 쓰고 손님 맞이하기) ▶즐길거리(전통체험놀이 부스 만들어 활용하기, 멍석 위에서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놀이) ▶먹거리(농산물 구매자와 함께 생산 현장에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삶은 옥수수, 군밤, 군고구마 등 먹거리 구역만들기) ▶저녁 시간대 버스킹 공연과 연계해 점심때도 공연 ▶일찍 완판되는 부스에 남은 농산물 판매 ▶온누리상품권·칠곡사랑상품권 사용 등을 서두를 계획이다. 정인협동조합 이분자 사무국장은 "`칠곡할매장`의 상표등록을 적극 활용한 콘텐츠로 칠곡군을 알리는 칠곡할매장 굿즈상품 만들기 등을 통해 관광상품화도 기획하고 있다"며 동명지 수변공원 둘레길 조성 완공 및 동명면 축제와 연계한 할매장터 운영 등을 칠곡군에 요구했다. 또한 "젊은 세대 참여와 볼거리의 다양화를 위해 프리마켓과 함께 장을 열고 있으며, 경쟁력 있는 다양한 판매상품을 전국으로 확대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올해까지 3년 동안은 군 공모사업을 통한 70%의 보조금으로 운영해 왔으나 천막대여, 홍보현수막 등을 위해 보조금 대부분이 지출됐다"며 "앞으로 3년간은 칠곡군 사업으로 칠곡할매장에 필요한 시설을 갖춰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칠곡군 지원 없이 자체적 운영이 가능한 지역 경제공동체로서 `장터문화 관광상품`의 롤 모델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싱싱한 농작물과 착한 가격에 덤으로 주는 할머니들의 온화한 얼굴과 투박한 손을 통해 전해지는 온정이 넘치는 칠곡할매장에 가 보고 싶다.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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