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4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연금 개혁이 이루어졌다. 이는 2007년 이후 18년만에 이루어진 연금개혁이자, 1998년 이후 27년만에 보험료율이 인상된 개혁이기도 하다. 이번 개혁의 주..
옛날티비의 ‘그땐 그랬지’를 가끔 시청한다.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보는데, 놀랍게도 그 속에 흡연문화가 자연스레 나오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식당이나, 버스, 전철 안에서 피우고 심지어 사무실에서도 피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지금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지금의 흡..
18년 만에 국민연금 개혁이 이루어졌다.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고 노후소득 수준을 강화하기 위한 연금개정안은 2025년 3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2026년 1월 1일 시행된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보험료율 인상(9%→13%), 소득대체율 상향..
2022년 7월 12일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의무를 보행자가 ‘통행하는 때’ 뿐 아니라 ‘통행하려고 하는 때’까지 포함시켜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의무를 확대하고,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유무와 관계없이 일시정지 의무를 부과하는 등 보행자 보..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쉽게 말하면 네 주제 파악을 하라, 즉 '네가 너 자신을 얼마나 알고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알아라'는 말이다. 너의 무지(無知)를 알아 '무지의 지(知)'에 이르러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진정한 인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다가 ‘추후납부(추납) 제도’의 활용을 위해 국민연금에 다시 가입하여 노후준비를 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예전에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둔 50~60대 경력단절 주부의 추납신청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작년 한 해 대구·경북의 추납신청 현황을 살펴보면 추납 신청자가 1만3천137명으로 집계되었는데 이 중 여성이 8천63
대한민국헌법 제36조제3항에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로 규정되어 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1977년 500인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하여 1989년 전 국민 가입으로 단기간 내에 보편적 의료보장을 성공적으로 이뤘다. 복지 선진 국가에서..
정월 대보름달이 밝아오고 있다.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의 음력 정월 보름인 1월 15일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있는가. 대보름날은 우리 민족의 광명을 반영한 대명절이다. 그러나 발렌타인-화이트데이를 해마다 기다리는 신세대들에게 대보름은 우리의 명절인가를 의심케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보름달은 밝디 밝게 떠오를 것이다. 신세대가 쳐
2016년 2월, 경북도청이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을 했다. 도청 이전으로 대구와 경북이 지리적으로도 완전한 분리를 마친 후, 고작 3년 만에 다시 통합론이 대두가 되더니 한바탕 코미디처럼 없던 일이 됐는데, 두 지자체장이 올해 5월 느닷없이 행정통합을 공식화하고 한 술 더 떠 2026년 7월 1일이라는 완료 기한까지 못 박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행정통합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 경북도지사, 대구시장, 행정안전부장관, 지방시대위원장이 서로 공동합의문까지 서명한 시점에서 우리가 결코 묵과하지 말아야 할 문제점을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우리는 흡연의 위험성을 오래전부터 들어왔지만, 그 피해는 여전히 우리의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가까운 가족과 친구, 이웃이 담배로 인해 병에 걸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결코 드물지 않다. 담배가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는 크고 깊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 제조업체를 상대로 항소심을 진행하며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의미 있는 싸움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다름 아닌 흡연으로 인한 질병 치료비 부담을 줄이고, 공공의 건강을 지키기 위함일 것이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도그데이즈'는 반려견과 사람이 함께 소통하고 교감하는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휴먼영화이다. 해당 영화가 관심을 받았던 이유에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성 뿐만 아니라, 반려인구 1500만명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잘 반영한 것도 크게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풍경들이 이젠 꽤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반려견유치원·호텔이 생겨나는가 하면, 반려견과 동반 입장하여 함께 쇼핑도 하고 식사 및 영화도 볼 수 있는 문화공간이 생겨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1989년 7월 1일 전 국민 건강보험 시대를 열면서 세계적으로 우수한 사회보장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최후 보루로서 든든한 사회 안전망으로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제도 지속성과 관련해 ‘건강보험재정’이 심히 염려된다. 수입은 한정적인데, 지출에서 관리되지 않는 점들이 있어 안타깝다. 특히 불법개설 의료기관인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이 버젓이 현실에서 운영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9년부터 불법개설 의료기관을 근절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정보와 그간 축적된 적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행정조사 등을 통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근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사권이 없어 불법의료기관에서 부당하게 편취한 건강보험 진료비를 환수하기 위한 신속한 채권확보와 재산은닉 차단 등의 조치가 늦어져 효과적인 징수가 되지 않고 있다. 2009년부터 2023년도까지 불법개설 의료기관이 편취한 진료비가 3조4천억원에 이르지만 재산은닉 등으로 채권확보가 어려워 징수율은 6.92%(2335억원)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국민의 귀중한 재산인 건강보험재정을 지키고 불법개설 의료기관을 근절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 임직원에게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번 21대 국회도 발의되어 논의 중있다. 우리 국민이 매월 납부한 건강보험료로 마련한 귀중한 재산인 건강보험재정을 안전하게 지키고,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선량한 대다수 의료기관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21대 국회 회기 내에 '특사경' 법안이 통과되어 전 세계 자랑거리인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가 거듭나기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간절히 기대한다. 대한노인회 칠곡군지회 임의도 지회장
추운 겨울을 지나면서 공사 현장 용접작업 중 불티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사장 용접작업 중 불티로 인한 화재는 1823건이 발생했고, 인명피해는 288명(사망20명, 부상 268명)이다. 용접작업 불티로 인한 화재는 어떻게 일어날까? 용접작업 때 발생되는 불티는 약 1,600℃~3,000℃ 정도의 고온체로 작업 중 주변 스티로품에 튀거나 건축자재에 튀어 화재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불티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공사장 구석구석으로 떨어지면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화재가 시작할 때까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민주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영원하다. 한 나라의 통치자인 대통령이 역사적 순간에 어떠한 결단을 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크게 뒤바뀔 수도 있다. 그만큼 대통령의 결단력은 절체절명으로 중요하다. 대통령의 통치권(統治權, power of sovereignty)이란 국가의 고유한 지배권을 말한다. 합법적으로 행사되는 국가 권력은 피지배자의 동의를 조건으로 하지 않는 일방적·무조건적 지배권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이처럼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임기 동안 법적(선거)으로 권력을 위임받게 된다. 대통령의 결단력은 위기에 빛을 발한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선 국민들의 엄청난 비난이 불을 보듯 뻔한 결정(한·일 관계)을 내려야 할 때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의 중압감은 엄청나게 힘들 것이다.
해바라기의 황금 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바라기의 웃는 모습보다 붉은 슬픔이 전 세계인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러시아가 이 전쟁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의 비옥한 곡창지대를 들 수 있다. 우크라이나 국기는 위쪽 절반은 하늘을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아래쪽 절반은 땅을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단순하게 구성돼 있다.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피어있는 노란 해바라기와 밀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색상과 형태가 너무 단순하지만 천지(天地)와 우크라이나를 표상하는 의미로 가득 차 있다.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 해바라기씨유(油) 등의 최대 수출국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해바라기씨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항구가 막히면서 수출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가 식량안보에 위협을 받고 있다. 해바라기는 우크라이나의 나라꽃(국화)이자 국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나라와 조국을 상징하는 '태양의 꽃'이라 할 수 있다. 해바라기 외에는 이름에 '해'자가 들어간 꽃은 별로 없다. 영어로는 아예 '태양의 꽃(sunflower)'이다. 어쩌면 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우크라이나의 국화(國花)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일편단심 조국을 바라보며 뜨겁게 사랑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해바라기에 대한 절대적 사랑을 웅변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일부 사전과 인터넷 정보를 검색해 보면 아직까지 러시아 국화(國花)가 해바라기로 나온다. 사실이 아니다. 러시아 연방공화국 정부는 1998년 3월 옛 소련의 국화인 해바라기를 폐기하고 캐모마일을 러시아의 공식 국화로 정한다고 공표했다. 우크라이나 나라꽃 해바라기가 전쟁터의 꽃으로 주목받으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도시에서 지난 2월말 찍힌 짧은 동영상이 전 세계에 퍼져 눈길을 끌었다. 한 할머니가 총을 든 채 순찰 중인 러시아 군인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다음과 같이 호통을 친다. “러시아 놈이 왜 여기 있어? 너희는 점령군이다. 파시스트다. 주머니에 해바라기씨나 넣어 두어라. 너희들 모두가 여기서 쓰러질 때 그 씨앗들이 해바라기로 자라날 것이다." 할머니는 전쟁터에서 왜 해바라기를 꺼냈을까. 소총으로 무장한 러시아 군인에게 사살 당할 수도 있지만 되레 호통치는 할머니에게 세계인들의 감탄사와 응원이 쏟아졌다. 평소 국기와 국화에 나타나 있는 해바라기를 숭상하는 우크라이나의 국민적 정서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겠다. 아직도 할머니의 절규가 너무나 생생하게 들려온다. 싹이 트기 시작하는 올해 봄 할머니의 이 영상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 1922년 발표한 T. S. 엘리어트의 '황무지'라는 시가 떠올랐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우며,/추억과 욕망을 뒤섞고,/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망각의 눈(雪)으로 대지를 덮고/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생명을 길러주었다.“ 1914년 발발한 1차 세계대전에서는 양측 모두 900여만명의 군인이 죽었고 700여만명이 실종됐으며, 2천200여만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그러나 박혜영 인하대 영문학 교수는 "숫자로는 아무리 길게 늘어놓아도 전쟁의 참상을 실감할 수 없다. '사상자'나 '부상자'와 같은 추상적 용어로도 공포에 떨며 죽어갔을 사람들의 애타는 심정을 그릴 수 없다. 현대전이란 오랜 세월 이어온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터전은 무너뜨리고, 그 상처는 수치와 도표, 추상적인 개념과 전문화된 용어로 열거하는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쟁의 참상을 실감하려면 경제학이나 정치학이 아닌 감정과 정서가 살아있는 사람들의 말, 바로 문학의 언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엘리어트의 시 '황무지'처럼 새싹이 돋아나고 이 땅의 만물이 생장하는 4월은 현대인들에게는 가장 잔인한 달일지 모른다. 1차 세계대전은 끝났지만 그 전쟁의 상흔과 황무지(폐허)에서 오는 황량함과 공허함이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데 4월은 아무 일 없었듯이 이 땅에 돋아난 새싹의 생장을 재촉하는 봄비를 내리니 말이다. 사람들은 황폐와 절망, 공허 속에서 다시는 싹 틔우길 원치 않는데 봄과 자연은 어김없이 새 생명의 탄생을 되풀이하니 이 얼마나 잔인한가! 하지만 생물은 계속 생명을 이어 나가야 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너희는 아래로 쓰러지지만 씨앗은 (위로) 해바라기로 자라날 것"이라는 우크라이나 할머니의 은유적 호통은 우크라이나는 너희들이 아무리 짓밟아도 어디에나 씨앗이 뿌려지는 한 해바라기로 생장하듯 새 생명은 탄생하고 성장할 것이라는 신념에 가득 찬 선언으로 다가왔다. 전쟁의 잔인함에 그친 엘리어트의 '황무지'에 생명의 빛(태양)을 받은 '해바라기'가 새로운 희망을 심는 순간이다. 필자는 최근 끝없이 펼쳐지는 우크라이나의 드넓은 해바라기 평원을 무대로 제작된 걸작 'Sunflower'(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 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다. 1970년 상영된 Sunflower(해바라기)는 명배우 소피아 로렌과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주연한 이탈리아 영화다. 독자 여러분이 이 영화의 남녀 주인공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영화를 끝까지 보고 결정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역사는 반복된다. 1970년 상영된 영화 '해바라기'는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그렸다. 영화 속 이곳은 전쟁 중 숨진 군인과 민간인들이 집단으로 묻혀 있는 곳이다. 2차 대전 중 400여만명의 군인이 드넓은 해바라기 평원에서 혈전을 벌였고, 전쟁으로 희생된 우크라이나인은 700여만명에 이른다는 기록도 있다. 남편 안토니오(남주연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는 신혼초 2차 세계대전 중 히틀러에게 동조한 무솔리니에게 징집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떠났으나 전쟁이 끝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아내 지오바나(여주연 소피아 로렌)는 남편 사진 한 장만 들고 홀로 전쟁터로 가서 현지에서 백방으로 남편을 찾아 헤맨다. "독일군은 저 해바라기밭 아래 포로들이 직접 자기 무덤을 파게 했어요. 아마 당신 남편도 저 해바라기 아래 묻혔을 겁니다." 아내는 해바라기가 끝없이 펼쳐진 들판에서 이런 말을 듣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군인들의 붉은 피 위에 해바라기가 자란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실제로 핀 붉은 해바라기가 더욱 슬픈 꽃으로 보였다. 영화 속 이 장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군인에게 한 할머니가 '해바라기 씨앗이나 넣어 두고 쓰러져라'는 메시지로 호통쳤던 영상과 오버랩된다. 붉은 피가 섞여 있는 우크라이나의 광활한 황금 들녘에는 영화처럼 아직도 해바라기가 피고 있다. 1932~1933년 스탈린 치하의 소련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에서 발생한 대기근으로 약 3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참사로 우크라이나는 소련에서 독립한 러시아를 철천지원수로 여겨왔으며, 이번 러시아 침공에도 굴복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항전하고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영화 '해바라기'는 필링박스(https://feelingbox.tistory.com)에서 한글자막과 함께 무료로 볼 수 있다. 필링박스에서는 세계적 명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이 출연한 영화 ‘카사블랑카’를 비롯해 세계적 고전 명작 등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애잔하고 구슬픈 해바라기 주제곡 'Loss of love'(사랑의 상실)를 들으며 노란꽃 물결치는 해바라기 평원을 보고 있노라면 바람에 하늘거리는 해바라기 꽃말 ‘일편단심’ ‘애모’ '기다림' 태양을 그리워하는 ‘사랑의 꽃’이 그려지리라.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28일 도청에서 새 정부 방침과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 도지사 관사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철우 도지사는 침체돼 있는 도청신도시 활성화를 위해 단독주택 용지에 개인주택을 짓고 건축이 완공되는 대로 현재 관사로 사용 중인 게스트하우스에서 퇴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지난 2018년 당선이 된 이후에 기존에 도지사 관사로 사용해 오 던 아파트의 임대계약을 해지하고 임대보증금 약 4억원을 회수해 도 재정으로 편입시켰다.
코로나19로 인해 각 지역 행사가 취소되고 외출이 조심스러워져 대부분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주거시설(가정)에서 일상을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최근 5년간(2017~2021)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화재에서 연평균 주거시설 화재(공동주택, 단독주택) 발생률은 약 26%인 반면, 사망자 비율은 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주거시설 중 공동주택은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만큼 화재 발생 시 단독주택에 비해 인명피해가 클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피난설비가 설치되어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공동주택에는 피난설비가 어떤 것들이 있고 또 사용은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자.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다. 중국의 문물과 사상을 우러러 사모하는 모화사상(慕華思想)과 주체성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나 사람을 받들어 섬기는 사대사상(事大思想)이 뿌리깊이 박혀 있다. 지금도 약소국가에 대한 강대국 지배와 약자와 지방의 강한 중앙집권 체제에 익숙해져 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인의 황국신민화(皇國臣民化)를 목표로 하는 일본 군국주의의 중앙집권적 식민지배체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국민은 이로써 뼛속까지 타율적이어서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고 자신을 지배해 나가는 자율적 통치기반이 형성되지 못했던 것이다. 때문에 중앙집권을 하기가 쉬운 국가였다. 조선시대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노예 신분으로서 아직도 노예근성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누구에게 종속되어 책임지기를 싫어한다. 물론 왕과 권력자의 중앙집권에 반항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여겨왔다. 양반과 상놈, 지배자와 피지배자, 중앙집권과 지방지배 등으로 분명하게 구분돼 왔다. 이같은 뿌리깊은 노예근성을 바탕으로 왕과 대통령, 중앙집권세력 등이 지방으로 권력을 나눠주는 분권을 철저히 막아온 덕분에 지방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중앙은 돈과 모든 것이 넘쳐난다. 이를테면 지방(비수도권)은 '영양실조'로 죽어가는데 중앙(서울·수도권)은 비만으로 병들어가고 있다.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2%가, 100대 기업 본사의 95%, 전국 20대 대학의 80%, 의료기관의 51%가 각각 몰려 있는 우리나라 같은 국가는 세계적으로 찾을 수 없다. ◆자주 재정권 없는 '무늬만 주민자치' '권력과 사랑은 서로 나눠 가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중앙은 지금까지 누려오던 돈과 권력, 온갖 혜택을 지방으로 나눠주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1991년 지방의회선거와 1995년 동시 지방선거로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가 열렸다. 지방자치는 지방이 스스로 그 지역과 지역민을 다스리는 주민자치를 말한다. 그러나 군수와 시장, 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을 주민 투표로 뽑기는 하는데 자주(自主) 재정권과 자주 입법권을 보장 받지 못하는 현재의 지방자치는 '무늬만 주민자치'라는 지적이 많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주 재정권이 확보되지 않으면 지방분권 실현이 멀리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세와 지방세 8대 2의 비율을 6대 4까지 확대하고 지역간 세입 불균형을 조정하는 재정 조정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방정부의 재정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중앙정부에 예산을 지나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세입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별다른 관심이 없다. 특히 중앙정부는 보조금과 교부세 등을 통해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를 통제하고 있어 지방자치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지방의 재정자립도는 1992년 69.6%에서 2015년 45.1%로 계속 떨어졌다. 지방분권 실현 방안 중 하나로 국세인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지방세로 이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서울에 주민등록 돼 있는 시민이 소유하고 있던 경북도 칠곡군 땅을 팔면 양도소득세는 서울시에 내지만 법률 개정으로 경북도에 양도소득세를 납부해 도세로 운영하고, 칠곡군에 배분해야 수도권-비수도권 간 세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헌법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 명시해야 나아가 진정한 지방자치는 각 지자체의 조례가 지역실정과 주민들의 요구에 맞게 제정할 수 있는 자주 입법권에 따른 세율조정 등이 선행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지방의 실질적인 자치와 분권을 이뤄 그야말로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지 않으면 국가적 위기는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중앙에 집중된 권력과 돈을 지방으로 나눠(분권·분산) 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지방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헌법에 명시하는 개헌을 서둘러야 한다. 오는 3월 9일 실시되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권력 나눠먹기와 영구집권을 위한 내각제 개헌은 여기저기서 회자되고 있는데 '지방분권 국가’를 헌법에 명시하겠다는 등 획기적인 지방살리기는 대선공약으로 찾아볼 수 없다. 전국지방분권협의회와 경남신문 등 전국 9개 지역신문으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는 지난달 27일 헌법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이다’라고 명시하는 등 지방분권개헌 대선공약 촉구 결의대회를 가졌다. 대한민국헌법 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1조 제3항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이다'를 넣자는 것이다. 또한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주민 자치권을 가짐을 기본권에 명시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격상하는 동시에 지방정부의 조직과 운영에 대해 자치권 보장 ▶‘자치법률’과 ‘국가법률’로 이원화된 법률을 통한 자치입법권 강화 등을 촉구했다. ◆일제가 조선을 쉽게 지배하기 위한 중앙집권 체제가 오늘날까지 내려와 권선필 목원대학교 교수는 오늘날 계속되는 중앙집권 체제에 대해 "일제강점기 일본이 우리나라를 수월하게 지배하기 위해 바꾼 문화가 아직도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권 교수는 “조선시대에는 지방의 힘이 중앙보다 더 컸을 뿐만 아니라 지방 세력의 힘이 강해 여러 가지 폐해도 있었다”며 “중앙에서 임명한 관리가 지방에 처음 가면 면신례라 불리는 신고식을 해야 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힘이 강했던 지방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마을헌법을 만들고 현재의 주민자치위원회 같은 기관을 만들어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의 권력을 지방으로 준다는 의미로 '분권'이란 말을 사용한다. 이같은 분권이 지방으로 갔을 때 각 지역이 스스로 하는 것이 지방자치고 주민자치다. 지역공동체의 최소 단위인 동·리(洞·里)가 없는 읍·면·동은 있을 수 없고, 읍·면·동 없는 시·군·구는 생각할 수 없으며, 시·군·구(기초자치단체) 없는 시·도(광역자치단체)는 물론 전국 17개 시·도 없는 대한민국은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우월감을 갖는 중앙정부는 지방은 보이지 않고 무시하게 된다. ◆지방자치는 소국과민(小國寡民)과 상통 지방자치(자치분권)는 소국과민과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소국과민(小國寡民)은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란 뜻으로, 노자(老子)가 그린 이상사회(理想社會), 이상국가를 말한다. 노자는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생활은 풍요롭고 편리해지지만 인간의 노동을 감소시키고 게으름과 낭비, 생명의 쇠퇴를 가져온다며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무릉도원’ 같은 이상사회·이상국가를 소국과민에서 찾았다. 소박하고 작은 소국과민(小國寡民)의 공동체는 최소한의 마을 단위에서 넓게는 지금의 지방자치단체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을 주민 스스로 투표에 의해 이장(里長)을 뽑고, 이장은 주민들이 원하는 요구사항과 뜻을 받들어 소수에 불과한 주민들과 함께 자치규약에 따라 마을을 민주적으로 운영해 나간다. 이장은 마을에 중요한 안건이나 의결사항이 있으면 미리 공지해 마을 전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이를 결정하고 가결한다. 이같은 마을자치는 고대 그리스 아크로폴리스(Acropolis)에서 꽃피운 아테네의 직접민주주의와 다를 바 없다. 미국 독립 혁명의 기반이 됐던 'Town meeting'(마을회의) 및 프랑스 대혁명 당시 파리 민중의 자치조직이었던 'Comite section'(구역 위원회)가 비슷한 참여민주주의다. 조선시대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만든 향촌의 자치 규약인 '향약'(鄕約), 마을 주민들이 농사일 등을 공동으로 하기 위해 부락 단위로 만든 조직인 '두레'와 계(契) 등은 주민자치 조직의 근간이 됐다. 흔히들 지방자치를 민중의 의사를 직접 반영하고 민중의 지지를 받는 '풀뿌리 민주주의'로 명명하기도 한다. 풀뿌리의 의미는 김수영 시인(1921~1968)의 대표 시 '풀'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시 마지막 연에 '풀뿌리' 시어가 나온다.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혹자는 ‘풀’을 가난하고 억눌려 사는 민중의 상징이고, ‘바람’은 민중을 억누르는 지배세력의 상징으로 해석한다. 처음엔 바람에 의해 풀이 누웠다가 일어난다. 그러나 나중엔 바람보다 먼저 풀이 누웠다가 먼저 일어나는 풀(민중)의 주체적 모습(삶)을 묘사했다. 첫 연에서 ‘풀’이 눕고 울다가 또 눕는 것은 흐린 날 비를 몰아오는 ‘바람’ 때문이라고 했다. 어두운 현실에서 억눌리며 사는 민중의 삶을 ‘풀’에다 비유한 것이다. 둘째 연에선 ‘풀’이 ‘바람’보다 먼저 눕고 울고 일어나는 장면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지배세력(바람)에 눌려 사는 민중(풀)의 굴욕적인 삶을 엿볼 수 있다. 셋째 연에서는 반전이 일어난다. '풀'(민중)의 반란이다. 날은 흐리고 ‘풀’이 눕고 일어나고 웃고 우는 것이 '바람'과는 무관하게 엇갈린 모순을 보이고 있다. ‘풀’이 발밑까지 눕고, 마지막으로 풀뿌리 채 눕는다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가난하고 억눌린 민중이 발밑, 아니 보이지 않는 뿌리(근원) 깊숙이 정신까지 유린 당하는 느낌이다.
어느덧 2021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겨울이 다가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사람들 옷의 무게가 늘어나고, 난방용품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난방용품의 사용 빈도가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철은 각종 난방기구 사용량이 많아질뿐더러 건조한 날씨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화재예방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이에 칠곡소방서에서는 화재피해 저감을 위해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운영하고, 11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등을 추진 중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한다. 그러나 피보다 진한 게 정치적 이념과 이데올로기인 것 같다. 오히려 종교는 달라도 크게 문제 되거나 서로 부딪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나 인간은 정치색깔이 다르면 서로가 옳다며 끝까지 싸우려 한다.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되다가 끝내 적이 되어 결별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싸움은 처음부터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을 서로 문제 삼아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은 서로의 입장이나 개념을 분명히 하지 않고 목소리부터 높이다 보니 감정싸움이나 말싸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등 정치적 용어를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모르거나 분명하지 않게 사용하기 쉽다. 이들 용어는 애매모호하다. 즉, 보수는 무엇을 어디까지 지키고 유지하는 것인지 그 범위와 경계가 개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시대적으로 앞선 국가에서 사용하는 보수는 후진국의 진보보다 더 진보적일 수 있다. 지금의 보수가 과거의 진보보다 훨씬 진보적일 수 있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가 화자(話者)는 물론 시대(시간)와 장소(공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상대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특히 학자들조차 보수와 진보, 급진 등 정치적 용어를 혼동해서 사용하고 있으니 일반인들은 말싸움과 논쟁으로 소모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 대다수 정치학자들은 보수의 반대를 진보로 주장한다. 여기서부터 정치적 이념, 나아가 이데올로기 논쟁이 시작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수'의 반대말은 '진보'가 아니라 '급진'이다. '진보'의 반대말은 '보수'가 아니라 '퇴보'(퇴행)다. 지금까지 이들 개념부터 잘못 정립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보수와 진보의 혼선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진보와 보수가 잘못 흘러왔다. 보수(保守)의 사전적 의미는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는 입장이나 태도를 말한다. 보수의 반대인 급진(急進)은 목적이나 이상(理想) 따위를 급히 실현하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변화의 속도에 따라 '반동(反動)-보수-온건-급진'으로,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바라는 태도에 따라 '진보와 퇴보'로 각각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보수와 진보를 나란히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다. 우파의 가장 끝 지점인 반동주의(反動主義)는 진보적이거나 발전적인 움직임을 반대해 강압적으로 가로막는 입장으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반동·회귀'의 위치에 서 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으로 내려오는 북한의 '김씨왕조'가 반동주의에 포함된다. 보수주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보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고 유지하는 입장을 취한다. 자유주의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존중하는 이데올로기로 개인이 정치나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힘에 의한 억압이나 부담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한다. 급진주의(radicalism)는 현존하는 정치체제나 사회체제를 근본적으로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온건한 개량·수정주의를 부정하는 주의다. 정치적 행동과 사상에 있어서 극단적인 좌파의 행동과 사상을 말한다. 필자는 리버럴리즘(liberalism), 즉 '진보적 자유주의(진보하는 보수)'를 신봉한다. ▶진보는 좌파의 전유물 아니다 "우리나라 진보의 경우 깜빡이는 좌측으로 넣고 차는 우측으로 몰았다"는 주장은 '좌파=진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진보와 좌파를 동일시하고, 우파에는 진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좌파가 진보를 자신들의 전유물처럼 가져가 효과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선동과 선전에 강한 좌파는 보수를 권력을 유지하는 '수구골통'으로 몰아간 반면 자신들은 사회와 역사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하는 진보로 미화시켰다. 어느새 진보의 반대가 보수가 됐다. 보수에도 진보에도 속하지 않는 일부 중도층은 '보수골통'으로 분류되기 싫어 진보 쪽으로 기우는 경향도 있었을 것이고, 진취적으로 멋지게 보이는 진보가 득세한 것은 당연하다. 민주주의에도 개인의 자유를 앞세운 자유민주주의와 정치·경제적 평등을 강조한 사회민주주의가 있듯이 진보는 좌파·우파 양쪽에 다 있다. 이를테면 진보는 좌파·우파로 구분해서는 안된다. 진보의 사전적 반대어는 보수·퇴보로 나온다. 그동안 우리는 진보의 사전적 반대말로 단순히 보수란 말로 거의 사용해 왔기 때문에 이같은 혼돈이 초래됐고, 좌파는 자기 진영에 유리한 대로 진보를 멋대로 이용했다. 좌파가 진보로서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각인해 놓은 결과 보수·우파는 자연스레 퇴보의 집단으로 매도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보수·우파가 역사의 죄인처럼 입을 다물고 있는 동안 좌파는 그럴듯한 진보를 앞세워 보수·우파를 잠식해 들어갔다. 이제는 좌파의 전유물처럼 돼 있는 진보를 우파(보수) 쪽으로 되찾아 와야 한다. 진보의 반대는 퇴보다. 따라서 진보의 이념적 스펙트럼의 반대를 퇴보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리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의 저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진보적 학자들이 2019년부터 '진보에 대한 담론'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좌파의 진보 독점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처럼 보였다. 최장집 명예교수는 "한국의 진보파가 이해하는 직접민주주의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를 뿐 전체주의와 동일한 정치 체제”라며 “진보파들은 제도권 밖 시민사회를 조직·동원하는데 사활을 걸었고, 이러한 흐름이 문재인 정부를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민주화를 주도했던 운동세력들의 다수가 ‘운동론적 민주주의관’의 경향을 보인다.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선과 악 등의 대립 항을 통해 민주주의를 이념의 형태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운동권 학생들이 한국 정치를 지배하는 정치계급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는 오래전부터 '교조적 진보'의 틀에 갇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이비 좌파'의 진보의 민낯을 보지 않았는가! 최 교수가 지적했듯이 민주와 진보의 탈을 쓴 '사이비 좌파'는 진보와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사를 퇴보시키는 전체주의식 체제로 흐르는 만큼 뼈아픈 자기반성이 요구된다. 자유민주주의보다 진보적으로 보였던 사회주의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이비 좌파·진보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 동유럽과 구소련의 사회주의 체제 붕괴를 눈으로 목격하고도 말이다. 교조적 이데올로기와 순수한 이념을 구분하지 못했던 1980년대 학생운동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해 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 9월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1980년대 의식화 학습을 통해 젊은이들을 소위 뿅가게 만든 공산주의 이론은 ‘자유민주주의는 가짜’라는 것”이라 말했다. 고 전 이사장은 "공산주의는 자유민주주의를 놓고, 소수 부르주아가 다수 농민에 대해 착취하는 구조로 본다”며 “그래서 다수 농민이 소수 부르주아를 다스리는 세계가 바로 공산주의 이론”이라고 단정했다. 고 전 이사장은 공산주의 이론이 학생 운동권에 팽배했던 것과 관련해 "1980년 전두환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은 권위주의 정부(군부독재)에 대한 불만이 극도로 달했다"며 "군사정권 하에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좌절감이 좌익 공산주의에 대한 지지로 흘러간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화적 정권 교체를 위해 젊은이들은 공산혁명만이 길이라 생각했다"며 "전두환 군사정권을 타도를 위해 젊은이들은 차선으로 공산주의를 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인류의 공상적(空想的) 이데올로기에 불과한 것이지 진보의 산물이나 혁명의 결과물이 아니다. 역사가 이를 증명했는데도 사이비 좌파·진보주의자는 이에 승복하지 않는다. 다원주의 시대에 역행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내걸고 일인 일당 수령 독재를 펼치고 있는 북한을 보라. 공산주의는 수천만 농민들이 똑같이 주권을 가질 수 없다. 노동자·농민들의 주권을 중앙 공산당에 위임해 결국 주권은 중앙 공산당이 가진다. 나아가 공산당원들 역시 주권자가 될 수 없다. 이들은 공산당 중앙위원에게, 중앙위원은 1인 수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피라미드 구조가 바로 북한 독재체제의 실체다. 수령 1인 독재 체제는 마치 500년 '이씨조선'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김씨왕조'(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를 고착시켰다. 그래도 이씨조선은 왕에게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말하는 사간원(司諫院)은 물론 목숨걸고 임금에게 주청한 사림(士林)과 유생(선비)이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어떠한가. 노동당 고위간부들이 태양 같은 어버이 수령의 그림자도 밟지 않으면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조심스레 말하는 태도는 왕조시대보다 더한 신격화(神格化)가 아닌가? 이게 사회주의(공산주의) 진보인가! 진보는커녕 역사의 퇴보이고, 역사의 반동(反動)이다. 주사파나 친북·종북을 외치는 무리들은 이같은 북한의 '김씨왕조'가 무엇이 좋아서 아직도 찬양하고 있는가? 이들에게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북한에 가서 살라고 하면 과연 몇 명이나 자원할까? 사이비 좌파·진보가 하루속히 착각과 환상에서 깨어나기를 촉구한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탈북자 출신의 박연미(27) 북한 인권운동가는 2014년 10월 아일랜드에서 열린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One Young World Summit) 연설을 통해 북한 독재 정권의 인권 참상을 고발, 세계적 주목을 받은 바 있다.(유튜브 시청 '탈북 미녀 박연미의 가슴 뭉클한 연설' 검색) 박연미 탈북자는 이 연설에서 "북한에서는 왜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가, 바보라서 그런 걸 까요? 70년간 지속된 억압 속에도 왜 한 번도 혁명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제 답변은 만약 자신이 노예라는 걸 모른다면, 만약 자신이 고립되어 있고 억압을 받고 있는 것도 모른다면 어떻게 자유를 위해 싸울 수 있을까요?"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