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이나 상임위 전체회의, 청문회 등 각종 회의 시 국민을 모독하는 수준 이하의 막말이나 사상 검증 취지의 편향성 질문보다 철저하게 민생을 위한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은 지난 9월 2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레닌에 빗대자, 민주당의 고성과 항의가 이어졌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또라이구만"이라고 강 의원 면전에서 비난성 발언을 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동료의원에게 또라이라고 말하는”이라고 고성을 내질렀다. 이에 더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또라이지”라고 입을 모으자 결국 인사청문회는 파행됐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김선호 국방부 차관에게 "가소롭다"는 막말을 하자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이 발끈했다.
여군 최초의 2성 장군 출신인 강 의원은 "국방부 장관과 차관을 모욕하는 것은 수십만 국군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군에 대해 `가소롭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무리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도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 우리 군인은 사기를 먹고 산다. 군인의 수의는 군복이다. 군인은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그 옷을 입고 그대로 죽겠다는 마음으로... 여러분 수의를 입고 근무해 본적이 있나? 군대를 안 갔다 와서 모를 것"이라고 강하게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여야는 지난 9월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장에서 ‘나치’ 발언을 둘러싸고 설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은 "(독일 나치 선전 선동의 대가 괴벨스 발언 중) ‘거짓말도 매일 말하면 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야권의 선전 선동이 나치의 방식과 비슷하다, 여기서 배워오지 않았나, 이런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은 “야당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며 엄태영 의원의 이 발언은 물론 PT 자료에 대한 삭제와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나치는 척결과 타도의 대상이다. 공식 석상에서 민주당을 이렇게 폄훼한다면 어떻게 더 회의를 진행하겠느냐”고 따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9월 3일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사진행 방식에 대해 항의하자 "국민의힘은 검찰총장 후보자 호위병이냐"고 날을 세웠다.
정 위원장은 여당 의원들이 위원장의 개입에 계속 항의하자 "21대 국회 당시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폭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는 굉장히 젠틀하게 한다"며 "당시 김도읍 위원장의 폭거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다. 그러나 자신이 불리하거나 난처한 입장에서 제발 국민을 좀 팔지 않았으면 한다. "이 자리는 많은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나를 무시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등 발언으로 말이다. 서로 면전에서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기본조차 안 된 사람들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왜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서 수준 이하의 폭력적 장면만 보여주나?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 방청 객석에서는 학생들이 국회를 지켜봤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어른들은 초등학생들에게 “아무리 화가 나도 친구에게 욕을 하면 안 돼요”라고 가르친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도 막말을 하면 즉각 ‘폭력’으로 간주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리고 징계가 내려진다.
국회의원들도 민생을 우선하는 국민의 대표로서 선진화된 국회를 위한 자구책으로 국민을 무시하는 이러한 막말과 끝없는 이념 논쟁 등을 제재할 수 있는 법률을 제·개정해야 할 것이다. 법을 제정하는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이 자신에게 불리한 법을 만들지 않는 것은 당연한가? 그러한 국회의원이 진정 국민을 위한 국민의 대표인가?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