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왜관역을 정차하는 구미~경산 간 대구권 광역철도(전철)가 지방 최초로 개통되면서 `대구경북 1시간 생활권`이 기대된다. 그러나 이 전철망을 비롯해 거미줄처럼 이어지는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망을 자랑하는 칠곡군이 외지에서 찾아오는 곳으로 발전하느냐 주민들이 인근 대구·구미 등으로 대거 빠져나가 퇴보하느냐 기로에 서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칠곡군은 이를 감안해 `외지인과 관광객이 찾아와 머물고 가는 칠곡`을 만들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우선 칠곡군은 과거 영남의 3대 양반촌으로 교통이 매우 편리한 왜관 매원마을과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낙동강 일대에 참신한 `체류형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해 칠곡군에 `찾아와 즐기는 유동인구`를 늘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군은 수상골프장이 철거된 왜관 매원저수지의 수변공원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일대에 산책로와 데크로드를 설치하고, 꽃을 심어 식물원을 조성할 구상으로 경북도에 예산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왜관읍 매원지 아래 위치한 매원마을은 조선시대 영남 3대 반촌(班村·양반 집중 거주지역) 중 하나로 지난해 6월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마을 단위로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경우는 ‘칠곡 매원마을’이 전국 최초다. 영남지방의 대표적 동족마을(혈연관계가 있는 동성들이 모여서 이룬 마을) 중 한 곳이다. 매원마을은 주변 자연지세에 순응해 기본적으로 동서 방향을 축으로 형성돼 있으며, 마을 가운데 ‘중매’를 중심으로 동쪽의 ‘상매’와 서쪽의 ‘하매’로 영역이 구분된다. 이는 동족 구성원들이 분파돼 나가는 시간·공간적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400여 년 역사를 품은 유서 깊은 이 마을은 한때 400여 채의 가옥이 있었지만, 현재는 고택 60여 채가 남아 있다. 6·25전쟁 당시 미군의 포격으로 폐허가 됐기 때문이다. 매원마을은 근현대기를 지나오면서 이뤄진 마을 영역의 확장과 생활방식 등의 변화 속에서 다른 영남지방의 동족 마을과 구별되는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가옥·재실, 서당, 마을 옛길, 문중 소유의 문전옥답, 옛터 등 역사성과 시대성을 담고 있는 민속적 요소들이 국가등록문화재로서 등록 가치를 인정받았다. 매원마을이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에 이어 앞으로 국가민속문화재 `민속마을`로 지정되면 영남의 옛 3대 반촌의 명성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원마을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면 ▶국가 차원의 홍보효과 기대(영남의 3대 반촌) ▶국비 지원(국비 70%, 지방비 30%) ▶원형을 유지하는 원칙하에 종합정비계획에 따른 보수·정비사업 추진 등 혜택이 주어진다. 칠곡군은 `연꽃 데크길` 조성 등 찾아오는 `칠곡 매원마을 관광기반 조성사업안`을 마련했다. 이 조성사업안에는 ▶연꽃 데크길 750m 조성, 휴게공간·포토존·정자 설치 ▶자전거도로 조성(낙동강 자전거 도로~매원마을) ▶역사전시관 건립(대지면적 2087㎡, 건축규모 450㎡ 1층 3개동) ▶전통문화체험관 건립(대지 1944㎡ 건축규모 350㎡ 1층 1개동) ▶사송헌을 안전놀이쉼터로 조성(안전·보호시설 설치, 장난감·놀이기구·도서 대여) 등이다. 칠곡군은 빈집을 리모델링해 지역자원으로 활용하는 `빈집재생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약목면 복성리 773-7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 내년 봄에 준공할 예정이다. 도시민이 1주일~한 달 동안 이곳에서 농촌체험을 하면서 체류한 후 칠곡군으로 귀촌할 경우 인구증가 등이 기대된다. 군은 이곳을 시범적으로 운용한 후 호응을 얻으면 8개 읍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재욱 군수는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정책 마련으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정주여건을 개선해, 살기좋고 행복한 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욱 군수의 3대 군정 지표 중 하나인 `군민 늘리고`가 `유동인구 늘리고`로 발전해 가고 있다. 돈을 주어도 아이 낳기를 꺼리는 초저출산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등이 아무리 인구를 늘리려고 해도 물리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실정이다. 바야흐로 주민등록상 정주권 인구보다 `생활인구` `유동인구` `관계인구`가 새로운 화두로 떠 오르고 있다. 칠곡군 인구는 올들어 1월말 기준 11만299명에서 2월말 10만9904명으로 줄어 11만명대가 무너졌다. 지난 3월말 10만9475명, 4월말 10만9234명, 5월말 10만9072명, 7월말 기준 10만8620으로 칠곡군 인구가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칠곡군은 이에 따라 경북도와 연계해 생활인구 분석에 들어가 2023년까지의 정확한 생활인구를 집계하고, 생활인구 늘리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군은 7가지 이야기가 담긴 대표메뉴와 U자형 관광벨트, 호국명소 등과 연계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요일별 먹거리 도전 프로그램과 웹툰을 활용한 홍보콘텐츠로 군청사거리에 `텔미칠미길`을 만든다. 경북도에 따르면 우리동네 명품먹거리 조성사업은 지역 내 자원과 음식이 조화를 이뤄 먹거리·즐길거리·볼거리가 어우러지는 명소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특히 칠곡군은 U자형 관광벨트 사업으로 `호국평화 테마파크 조성공사`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호국평화 테마파크 조성공사는 총 120억1800만원(도비 70억원, 군비 50억18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낙동강 호국의다리 교면포장·난간교체·경관조명·보수보강, 관호오거리 상징조형물 설치와 함께 관호지하도, 엘리엇광장, 구 왜관터널 등 호국의다리 주변 1만㎡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사업기간은 2019년부터 내년까지다. 칠곡포럼(공동대표 윤원섭 김동재)이 지난 7월 19일 왜관신협 2층 강당에서 개최한 `광역철도 개통에 따른 칠곡군의 과제와 전망`이란 주제의 공개 포럼에서도 전철 운행 후 대책과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패널로 나선 김삼수 주한미군 한국인노동조합 왜관지부장은 이날 포럼에서 "출퇴근 시간대 등 교통수요가 많은 것을 감안할 때 순환버스 운행이 필요하다고 본다. 왜관 1번도로 상권과 미군부대 후문을 특색 있는 거리로 만들어 누구나 한번쯤 방문하고 싶은 거리가 되어야 한다. 교통혼잡을 겪고 있는 1번가 상가와 왜관시장 활성화를 위해 왜관북부정류장과 남부정류장의 통합 이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삼수 지부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낙동강 역사 너울길과 자고산을 연계한 걷고 싶은 트레킹코스가 조성돼야 한다. 낙동강 주변에 수영장과 오토캠핑장이 조성돼 있지만 천혜의 자연환경 낙동강을 이용한 레저 체험장 조성에 따른 참신한 놀이문화 형셩으로 칠곡을 찾는 외지인이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칠곡군파크골프협회 김경포 부회장은 이어 강원도 양양군과 화천군 파크골프의 지역경제 활성화 사례를 들어 낙동강 등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칠곡군도 국제규격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전국의 많은 동호인들이 칠곡군에 찾아와 돈을 뿌리고 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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