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까지 기다리기엔/ 그리움이 너무 깊어// 뜨거운 태양의/ 시선도 뒤로 한 채// 솟구치는 열정 끌어안은/ 칠월의 코스모스// 가녀린 목 길게 드리운/ 곱디고운 미소는// 우주를 껴안고도/ 남을 사랑아" 김경숙 시인의 전문이다.
코스모스는 국화과 한해살이로, 꽃말은 `소녀의 순정`이다. 이 세상 대다수 꽃은 전설이나 설화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코스모스만 설화가 없다고 하니 이유가 궁금하다. 코스모스는 이 세상에서 신(神)이 가장 먼저 습작으로 만든 꽃이라고 한다.
코스모스(cosmos)는 영어로 `질서, 우주`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어원은 그리스어로 ‘질서와 조화를 지닌 우주’ 또는 ‘세계’다. 우리나라 정서에 잘 어울리는 꽃인데도 설화가 없고 원산지가 멕시코라서 아쉬움이 남는다.
가을을 상징하는 코스모스는 보통 9월 하순에 절정을 이룬다. 그러나 평지보다 기온이 낮은 지리산둘레길 제4구간(금계~동강 구간)에는 5월이면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한다. 지난 6월 23일 안동시 이육사문학관 인근 유휴지에도 코스모스가 활짝 피었다.
우주를 껴안은 코스모스는 계절을 모르나 보다. 철없이 피는 코스모스는 품종 개량이나 기후 변화 탓으로 볼 수도 있겠다. 식물도감에 따르면 코스모스는 원래 6~10월 사이에 꽃이 핀다. 자연상태 그대로 있을 때 그렇다. 그러나 사람이 일부러 심으면 사정이 달라진다.
코스모스는 주로 6~7월 사이에 심는다. 심은 지 3개월이 지나면 꽃이 핀다. 그래서 꽃은 항상 9~10월에 피는 것이다. 코스모스가 `가을의 전령사`가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요즘 코스모스는 아무 때나 심는다. 일찍 심으면 봄이나 여름에도 꽃이 필 수 있다. 3월에 심으면 3개월 후인 6월에 꽃을 볼 수 있다. 요즘은 모두 수입종을 심어 품종 개량이라는 말이 나온다. 기후변화도 코스모스 개화시기에 영향을 다소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 이른 코스모스를 보며 가을의 정취를 느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