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준 전 칠곡군 공무원이 퇴직 후에도 한결같이 소외 계층의 따뜻한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칠곡군 건설과 등에서 근무했던 김기준(75) 씨는 2005년 30여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할 때 "맑은 물을 공급하고 맑게 공무원 생활을 했다"는 칭송을 받은 바 있다. 퇴임 후 왜관 삼성아파트 이장을 맡아 봉사하는 마음으로 주민을 위해 일하기도 했다. 김 전 이장은 36년 전부터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평생을 봉사하면서 살고 있으며, 어느새 소년소녀가장의 대부가 되었다. 김 전 이장이 소년소녀가장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87년 가을, 생활이 어려운 초등학생 형제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부터다. 김 전 이장은 “처음 어린 형제와 결연을 맺고 가정을 방문하면서 그때까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접했다”며 “그 감정을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회고했다. 당시 부모를 여의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어린 형제의 생활을 눈으로 목격한 뒤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해야 할지 가슴속 깊이 다짐하면서 이들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서게 된 것이다. 그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넉넉지 않은 살림이지만 매년 200~300포기의 김장을 해 불우이웃과 함께 나누고 어린이날과 추석, 설, 연말이면 어김없이 속옷과 양말, 장갑, 가래떡, 케이크 등을 선물했다. 소년소녀가정과 가정위탁 아동세대에게는 떡국용 떡과 김 등을 주기도 했다. 김 전 이장은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해 나가라. 그리고 오늘 내가 받는 이 감사한 마음을 뒷날 반드시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되돌려 주라"고 당부했다. 소년소녀가정 등은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어 어버이날이나 명절 때면 김 전 이장 집을 찾아오거나 전화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어 김 전 이장은 한없는 뿌듯함을 맛본다. 그는 대구 달성군 등 외지에 나갔을 때 자신을 알아보고 인사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경우 `불우이웃을 위하는 마음과 실천이 이렇게 아름답구나`하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김 전 이장은 처음처럼 한결같은 선행과 봉사로 2000년 MBC `좋은 한국인 대상`을 수상해 받은 상금 500만원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기도 했다. MBC 측은 "김기준 씨가 사랑과 희생으로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 봉사함으로써 우리에게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과 따뜻한 인간애를 일깨워 주었다"며 "그의 빛나는 업적을 우리 모두의 귀감으로 삼고자 `2000 좋은 한국인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4년 12월 KBS 송년특집 `TV는 사랑을 싣고`에, 1998년 MBC `칭찬합시다`에 각각 출연해 칠곡군 공무원의 미담이 공중파를 타고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김 전 이장은 지금도 왜관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한적십자사 왜관봉사회 등 각종 봉사단체를 통해 자신이 재배한 배추로 김장김치를 손수 담가 지역 소외계층에게 제공하고 있다. 왜관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난 11월 20일 지역 취약계층 20가구를 대상으로 `김장김치 나눔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를 통해 김기준 왜관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240kg 상당의 김장을 담가 왜관읍사무소에 20박스를, 적십자사 15박스, 무료급식소에 5박스를 각각 전달했다. 김 전 이장은 ‘몸이 건강해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도 오래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매일 아침 낙동강변을 달리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10km, 하프, 풀코스 등의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수많은 완주 경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서울동아국제마라톤과 춘천마라톤대회에서는 42.195km 풀코스를 3시간 20분대에 완주해 2004년 4월 열린 제108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김기준 전 칠곡군 공무원은 2만300명의 세계 선수·동호인들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칠곡군청`이 적힌 러닝셔츠를 입은 채 가슴에 태극기 달고 풀코스를 완주해 칠곡군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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