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재세이화(在世理化)는 `민족을 넘어 인류를, 국가를 넘어 세계`를 지향한다. 홍익인간과 재세이화는 고조선이 한반도 최초의 고대 국가인 만큼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홍익인간은 대한민국 교육법이 정한 교육의 기본 이념이기도 하다. 교육분야뿐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 문화 등의 최고 이념이다. 흔히들 홍익인간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한국상고역사대학원 송부웅 학장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본래 뜻은 이게 아니고 `많은 인간을 더하라` 또는 `크게 인간을 도와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익인간(弘益人間)에서 홍(弘)자는 `넓을 홍(弘)`이 아니라 사전의 두번째 의미인 `클 홍(弘)`, 즉 `크다, 크게 하다`로 풀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익(益)자의 첫번째 사전적 뜻도 이다. `더하다`는 원래 의미에서 `이롭다·유익(有益)하다`·돕다·많다·넉넉해지다 등이 파생된 것이다. 따라서 익(益)자의 부수적 의미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 를 바탕으로 홍익인간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고 해석한 것은 단군 이래 최대의 오해(誤解)가 아닐까? 이렇게 홍익인간을 제대로 해석하면 재세이화와의 의미 연결도 자연스럽다. 재세이화(在世理化)는 `세상에 있으면서 다스림으로 교화를 이뤄낸다`로 이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부웅 학장은 재세이화(在世理化)를 `세상의 이치로 조화롭게 하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 두 명제에 대한 송 학장의 해석을 종합하면 "많은 사람을 더하여(인구를 늘린 후) 그들을 세상의 이치로 조화롭게 하라"는 테제(These)가 된다. 너무나 인간적인 건국이념이 아닐 수 없다. 이는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한 후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성경 창세기 1장28절)"고 한 하나님의 지상명령과 첫 부분은 비슷하나 그다음은 확연히 다르다. 지금으로부터 약 4356년 전에 세워진 고조선은 당시 인구수가 곧 국력과 직결될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한 제일 과제는 인구 증가이고, 건국이념은 `크게(많이) 인간을 더하라`로 정하는 것은 당연하리라. 그런데 `많은 인간을 늘려라`는 건국이념으로 뭔가 부족하다. 그래서 `크게(弘) 인간을 도와라(益)`는 홍익인간의 두번째 뜻이 필요했고, 재세이화(在世理化)와 함께 건국이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재세이화(在世理化)에서 `재(在)`의 첫번째 뜻은 `있다`이고, 다음으로 `장소`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재(在)`는 공간적 인간존재 방식을 말한다. 재세이화(在世理化)에서 `인간 세(世)`의 다른 사전적 의미는 `세대`, `시대`, `시기` 등이다. 그러니까 `세(世)`는 시간적 인간존재 방식이다. 요컨대 재세이화(在世理化)는 재(在)와 세(世)를 다스려(理) 교화(敎化·가르치고 이끌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함)하는 것이다. 역사적 단군과 단군신화는 부인할 수 있다. 그러나 고조선과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과 재세이화를 무시하는 것은 이곳(在) 우리나라에서 현재(世) 살아가는 삶의 의미와 희망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오리라.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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