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영웅 고 백선엽 장군의 3주기 추모행사에서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은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백선엽 장군 동상 건립추진위원회 관계관, 이종섭 국방부장관 및 육군참모총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백선엽 장군 동상은 장군의 서거 3주기를 맞아 민간 동상건립추진위원회가 주관해 건립을 추진했다.
백 장군 동상은 민간 동상건립추진위원회 국민성금모금, 국가보훈부 예산 1억5000만원 등 총 5억원을 들여 높이 4.2m, 너비 1.56m 크기로 제작됐다.동상 우측에는 `영웅을 기억하는 나라`라는 큰 문구가 시선을 끌고 있다.
동서남북 사방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아 동상이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국민 성금은 모금 2개월 만에 목표액을 달성할 정도로 동상 제작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열기가 높았다.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은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의 별인 백선엽 장군의 희생과 헌신을 많은 분 들이 기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6·25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낙동강 방어선을 자유민주주의 수호 성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우경 동상건립추진위원장(한국자유총연맹 경북도회장)은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번영은 백선엽 장군을 비롯한 수많은 영웅들의 위대한 헌신과 희생으로 만들어졌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영웅들이 다시는 잊히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오늘날 자유대한민국이 있게 된 것은 백선엽 장군을 비롯한 호국영령과 6·25전쟁 시 참전용사와 지게부대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칠곡 다부동 일대에 호국메모리얼 공간 등을 조성해 자라나는 세대들의 호국·안보 교육 장소로 만드는 등 경북을 대한민국 호국의 성지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백승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는 “아버지는 생전에 최초 4성 장군의 명예나 훈장 등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분들과 국민의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아버지의 평생 염원이었던 조국수호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애쓰고 계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행사에 앞서 칠곡군 주관으로 지게부대 위령비 제막식도 거행됐다. 지게부대는 계급도, 군번도 없는 민간인 신분으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고지에서 탄약과 식량을 비롯한 군수물자를 나르며 큰 활약을 펼친 6·25전쟁의 숨은 영웅들이다.
특히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 6일 전임 정부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낙인 찍힌 백선엽 장군에 대해 "장관직을 걸고 이야기할 자신이 있다. 이 분은 친일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가보훈부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백 장군의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가짜 유공자` 검증 작업과 관련해 "친일이든 사회주의 활동이든 대한민국 헌법 가치와 양립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서훈이)힘들지 않겠나. 아무리 공이 크다 하더라도. 그런 부분은 국민들이 판단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추모행사가 열린 이곳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은 6·25전쟁 당시 백 장군이 사단장으로 이끌던 1사단이 북한군 3개 사단을 격파하며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한 상징적인 장소다.
경북도는 이곳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전적기념관 일대에 호국 메모리얼 파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계속 추가되는 다부동전적기념관 추모시설에 놀이·체험시설을 추가해 나라 사랑 중요성을 일깨우는 차별된 보훈 공간 ‘호국 메모리얼 파크’로 만들 계획이다.
경북도는 내년부터 3년간 450억원을 투입해 백선엽 장군 기념관을 증축하고 다부동전투 스포츠센터, 피란 땅굴, 휴게광장 등을 조성한다. 또한 유학산 유해 발굴 지점을 정비하고 방공호·서바이벌 게임장을 비롯한 야외 체험 공간, 호국 둘레길 등산로, 백선엽 장군 묘 이전지 조성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도는 내년도 정부예산에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비를 반영하고 2025년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한 뒤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민간 단체가 만든 이승만·트루먼 전 한미 대통령 동상도 휴전협정 체결일인 오는 7월 27일 다부동전적기념관으로 옮겨져 제막된다.
`이승만·트루먼 동상건립추진 모임`(이하 동추모)은 그동안 서울 등 유명 거리 중 한 곳에 두 동상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반대 여론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4·19민주혁명회와 4·19혁명희생자유족회 등 4·19단체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사회단체가 동상 건립에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6월 6일 국립영천호국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한미동맹을 맺었던 이승만 전 대통령과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동상을 뜻있는 사람들이 만들었지만 대한민국의 어느 곳에도 이 동상을 세울수가 없었다"며 "호국의 성지인 경북도에 동상을 세울 것을 제안해와 원하는 곳을 찾아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철우 도지사가 동추모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동추모는 2017년 이승만·트루먼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을 바르게 평가하고 후손에게 계승하기 위해 동상을 제작했다.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가 동추모 대표를 맡고 있으며,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위원인 조각가 김영원 전 홍익대 교수는 높이 4m 20㎝, 중량 약 3t인 청동 조형물 2개를 이승만·트루먼 동상으로 제작했다. 김 전 교수는 광화문 세종대왕상을 조각한 인물로 유명하다.
경북도는 “6·25전쟁 당시 낙동강과 다부동전투에서 승리로 이끌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과 자유를 지켜낸 대표적 호국평화의 고장인 칠곡군에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이 건립되면 대한민국 건국과 호국, 애국정신을 되새기는 상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트루먼 제33대 미국 대통령은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긴급히 소집하고 참전을 결정한 인물이다.
다부동전투는 6·25전쟁 당시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한 뒤 국군 제1사단과 미군 제1기병사단이 북한군 제2군단의 파상 공세를 저지한 방어전으로 유명하다.
1981년 건립된 다부동전적기념관은 면적 1만8744㎡ 규모로 기념관 1동, 구국관 1동, 전적비, 백선엽 장군 호국구민비 등 다양한 현충 시설과 탱크를 비롯한 전쟁 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