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터치예술협회(대표 제니스리)는 국채보상운동 기념일 2월 21일부터 2·28민주운동 기념일 28일까지 대구시민주간을 맞아 23일 대구 꽃자리다방에서 행사를 열었다. 는 대구와 경상도 사투리로 전시와 공연, 시민체험 행사로 이어졌다. 특히 기존의 시낭송회와는 달리 노래와 연주, 연극, 시 퍼포먼스, 복화술 등 다양한 장르로 사투리 주제에 맞게 콜라보레이션(종합예술)으로 구성해 단순한 시낭송회가 아니라 참신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시터치예술협회가 기존 시낭송의 고정 관념을 깨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함께 무대에 올려져 시낭송회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대구문학관 하청호 관장과 박미영 작가콜로퀴엄 기획실장, 황인동·정숙·안윤하·김동원·이해리·손영숙·김윤숙 시인, 정양자·방종현 수필가, 한국시터치예술협회 회원 등이 참석했다. 행사가 열린 대구 중구 북성로 꽃자리다방은 일제강점기 지어진 3층 건물로 6·25전쟁 시절 구상 시인 등 문학인들이 즐겨 찾던 곳이다. 한동안 방치돼 있다가 2017년 2월 이 자리에 `꽃자리다방`이란 같은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꽃자리`는 구상 시인의 대표시 제목이다. 이 시는 구상이 임종 시까지 스승으로 각별히 모셨던 오상순 시인이 평소 인사말로 건네던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에서 영감을 얻어 쓴 시다. 하루 담배 20갑을 피우는 골초인 오상순의 호는 공초(空超)다. 담배 `꽁초`의 사물적 의미도 있겠지만 공간(空間)을 초월(超越)해 시간 속에 영원을 추구하는 구도자적 정신이 그의 호에 내포돼 있다. 기독교에서 불교로 전향한 공초는 색즉시공(色卽是空)의 공(空)마저 초월해 어떠한 걸림도 없이 바람처럼 살아가고 싶었으리라. 오상순은 "평생 자유가 나를 구속했구나"라는 유언을 구상 시인에게 남기고, 공초처럼 초연하게 영면했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엮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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