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인간을 창조했으나 인간이 신의 영역까지 침범해 신의 분노를 샀다는 얘기가 있다. AI(인공지능)는 인간에 의해 개발됐다. 그러나 AI가 자신의 주인인 인간에게 도전장을 내밀면 어떻게 될까?
인간과 교감하는 공감능력, 창작·추론능력, 사랑의 감정 등을 지닌 AI뿐 아니라 2025년에는 AI가 인간 사고능력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알파고` 개발자 하사비스가 `인공지능 윤리이사회` 구성을 제안한 것은 그만큼 AI가 인간에게 위협적이라는 방증이다. 2017년 8월 세계 IT 및 로봇 전문가들 116명이 `킬러로봇`의 금지를 촉구하는 공동서한을 유엔에 보내 놓은 상태다.
영국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2014년 5월 영국 인디펜던트지 기고문에서 "우리는 AI가 축복이 될지 아니면 재앙이 될지 모를 갈림길에 서 있다"며 "첨단 AI 기계들을 공상과학소설의 소재로만 보는 것은 사상 최악의 실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자·노자·석가·예수를 관통하는 진리`의 저자 서동석 교수는 "킬러로봇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한 현실이지만 사실 대책이 없다"며 "오늘날 과학은 최첨단 AI가 자칫 인간을 지배할 수 있고, 신의 영역을 넘보는 인공지능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 교수는 "최첨단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기 전에 인공지능에 전 인류를 포용할 수 있는 윤리의식을 집어넣어야 한다"며 "일차적으로 인공지능을 통해 공통된 윤리의식을 뽑아내고 최종적으로 보편윤리의식의 알고리즘을 만들어 인공지능에 주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윤추구를 최대의 목적으로 내세우는 자본주의 기업들이 이러한 윤리를 무시하고, 급기야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첨단 AI를 개발해 판매할 경우 AI는 인간을 위협하거나 인간에게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알파고는 바둑 분야에 특화돼 있다. 이에 비해 초거대 AI는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처럼 종합적 추론이 가능하다. 초거대 AI는 바둑 등 특정분야나 특정역할에 국한된 기존의 AI보다 훨씬 더 인간의 뇌에 가깝게 학습·판단 능력이 향상돼 여러 분야나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4월 공개한 AI 서비스 `에이닷`(A.)은 명령에 답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와 대화를 이어가며 취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응한다. "아침 먹었어?"처럼 먼저 말을 건네는 등 능동적으로 사용자를 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이버가 지난해 4월 정식 출시한 AI 돌봄 서비스인 `클로바 케어콜`은 돌봄이 필요한 1인 노인 가구에 AI가 전화를 걸어 식사와 수면·건강상태 등을 확인하는 데 막힘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아가 정서적인 돌봄까지 제공하고 있다.
또한 AI가 그림, 문학, 영화 제작에 이어 `표절 없는 AI작곡가`까지 등장했다. 더구나 초거대 AI는 이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의사소통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다룰 수 있는 `멀티모달`(Multi Modal) 능력까지 확장하고 있다.
바야흐로 AI가 소설과 칼럼까지 쓴다. "인공지능(AI)은 인류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AI는 물류·교통·사무·제조업 모든 영역에서 효율성을 높일 것입니다. 또 AI는 모든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개인 비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결코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지는 않고요." 이 내용은 AI가 쓴 칼럼이다.
특히 사람처럼 말하고 생각하는 현존 지구 최강의 AI `GPT-3`는 인간의 인터뷰에 응하기도 한다. `GPT-3`는 거짓말도 지어내는 등 AI보다 인간에 가깝다고 느껴져 섬뜩할 정도다.
우리나라도 ▶`인공지능 돌보미 서비스` 실시(서울 서대문구) ▶방문요양 스타트업 케어링 ▶`AI 눈` 탑재한 드론, 전국 도시가스 배관 점검 ▶아르바이트 채용 AI 면접 등 인공지능이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호랑이 새끼`를 키워 인간이 AI에 배신 당하는 참사는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4년 개봉된 영화 `Her`(그녀)는 AI 학습을 통해 스스로 인격을 재구성하고 인간과 사랑에 빠지는 컴퓨터 운영체제 `사만다(Samantha)`를 보여 준다. 영화 `매트릭스` `터미네이터` 시리즈처럼 인간이 기계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AI가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남아야 한다`는 생존 개념을 학습했다고 하자.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의도적으로 운영체제를 파괴하려 한다면 이 AI는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 그 사람을 죽이려는 계략도 꾸밀 수 있지 않은가? 무서울 만큼 달라지고 있는 AI(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을 위한 윤리주권 확보를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