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인체에 다양한 산림치유 효과를 준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가산수피아가 맨발학교와 손잡고 맨발걷기 성지를 만든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산림치유 효과에 대해 보고된 기존 문헌 분석 결과 ㏊당 400∼800그루 범위에서 불안과 분노 등 부정 정서의 완화와 주의력 증가 효과가 가장 컸으며, 활력 증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냈다.
숲의 수관율도 50∼80% 내외일 때 정서 개선과 주의력회복 효과가 가장 높게 나타나면서 숲이 과밀해질수록 오히려 효과가 작아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울창한 숲은 웅장한 자연을 느끼게 하지만, 과도한 밀도의 숲은 자칫 시야를 좁히고 이동을 어렵게 만들어 방문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자연에 대한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나무가 너무 적거나 개방된 숲은 탁 트인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자칫 지루하고 단조로워 산림치유 효과가 줄어든다.
경북에서는 칠곡군 가산면에 위치한 전국 최대 규모 민간정원인 가산수피아가 `치유의 숲`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 1일부터 성인 입장료를 8천원으로 내린 가산수피아는 1.5km의 소나무숲 속 황톳길과 세족장을 설치해 맨발걷기 동호인들이 즐겨 찾고 있다. 주변에는 솔숲, 이끼원, 돌서덜 등을 자연 그대로 보전해 제주도 곶자왈 못지않은 풍광을 자랑한다.
가산수피아 천년솔숲(솔밭뜰) 황톳길이 가족·연인·동호인 등에게 `자연 치유의 길`을 열어 주고 있는 것이다. 솔내음과 꽃향기 맡으며 이끼정원으로 이어지는 이 길을 맨발로 걸으면 `어싱`(earthing)이 이뤄진다. 어싱(접지)은 맨발로 황토를 밟으며 몸을 치유하는 운동을 말한다.
가산수피아와 대한민국 맨발학교는 지난 3일 `국민건강-문화관광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가산수피아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이권희 가산수피아 회장과 맨발학교 권택환 교장 등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흙길 맨발걷기운동 확산을 위한 여건 조성, 아이디어 공유, 다양한 공동사업을 모색하고 문화관광 활성화와 국민건강 확산을 위해 다각도로 협력하기로 했다.
권택환 맨발학교 교장은 “가산수피아는 국내 최대의 맨발걷기 코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양 기관이 공동협력해 더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 국민 맨발걷기 정원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희 가산수피아 회장은 "전국 맨발걷기학교 회원들이 가산수피아를 전국의 맨발명소로 만들면 전 국민들이 편하게 찾아와 맨발걷기를 할 수 있는 국민정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맨발로 걷는 초보자는 하루 1시간~1시간30분 정도 걷는 게 좋다고 한다. 무리하면 당뇨환자나 디스크 등 허리에 통증이 있는 사람은 해로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걷고 난 뒤에는 발을 잘 닦아주어야 한다. 굳은살이 박일 경우 나중에 갈라질 수 있는 만큼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도 괜찮다. 소독약이나 일회용 밴드, 신발은 필요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낭에 넣어 다니는 것이 좋다.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걷는 것이 바로 최고의 약(藥)"이라고 했다. 조선의 명의로 『동의보감』을 저술한 허준은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걷는 것이 좋다"고 설파했다. 또한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진정으로 모든 위대한 생각은 걷는 것으로부터 나온다"고 역설했다.
빨리 달릴수록 시야는 좁아지기 마련이다.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타고 갈 때 시야가 더 넓어지고, 걸을 경우 180도 이상 넓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맨발로 걸을 때는 좌우로만 보지 않고 상하까지 시선이 향한다. 급하게 보는 시야는 평면만 보기 쉽지만 가장 느리게 맨발로 걸으면 입체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맨발걷기가 만병통치약이라는 맹신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네이처슬립 수면코칭연구소 황병일 대표는 "화창한 날 밖에서 맨발걷기는 신선한 공기와 햇빛의 혜택을 누리고 몸을 움직이기 때문에 당연히 몸에 이롭다. 자연의 이치에 부합하는 행동으로 얻게 되는 건강이다. 단지 맨발걷기 하나만으로 건강해진다는 과신과 과대 포장은 주의가 필요하다. 맨발걷기는 건강관리 방법 중에 하나다. 너무 맹신하거나 강요해서도 안될 일"이라고 했다.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