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문협 이혁순 지부장이 칠곡문학 27집에 ‘칠곡문학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칠곡지역과 낙동강을 배경으로 지어진 고시조 10여수를 소개해 향토사 자료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개된 고시조는 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 우재 조준(趙浚), 서애(西厓) 류성룡 (柳成龍), 여헌(旅軒) 장현광(張顯光), 극명당(克明堂) 장내범(張乃範), 완정(浣亭) 이언영(李彦英), 백포(栢浦) 채무(蔡楙), 사월정(沙月亭) 이륜(李綸), 정재(靜齎) 이담명(李聃命), 송애(松艾) 박기택(朴基宅) 등 당대 우리지역을 빛낸 인물들이 낙동강의 아름다움과 우리지역의 인문학적·역사적 배경을 노래한 작품들로 칠곡문학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옛부터 칠곡군은 강 줄기를 따라 산천경계가 좋은 곳이 많았다. 조선환여승람 누정조(樓亭條)에 따르면 완석정, 일휴정, 사월정, 원사정, 공암정, 한죽정, 여차정, 이우정, 남포정, 경락정 등 무려 10개의 정각이 있었으며 부지암, 능허대, 영귀대 등 시인들에 의해 명명된 암대가 3곳이나 된다. 정각과 암대를 합하면 13곳인데 선인들과 시인묵객들은 과연 이곳에서 어떤 사연을 담고 얼마나 많은 시를 짖고 노래했을까?
이제 정자는 거의 사라지고 다만 3곳의 암석만이 그때 그 자리에 남아 있을 뿐이다. 그 암석마저 후세인들은 흔한 바위돌로만 여겨 무심코 지날 뿐 그 사연을 알고 살펴보는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다. 낙동강을 배경으로 한 칠곡의 문학사는 완전히 매몰된 상태다.
이혁순 지부장은 “칠곡문학도 낙동강을 배경으로 어어져 온 선인들의 삶과 애환, 자연적·인문학적 환경과 밀접한 관계속에서 생성되고 향유돼 왔다고 볼 수 있다. 칠곡문학의 뿌리가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물줄기처럼 선인들의 시상과 이어져 있음을 밝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지부장은 "칠곡군이 관호산성(백포산성) 정상에 세운 관평루 부근에는 과거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아 풍류를 즐기던 능허대가 있었다. 가히 칠곡의 백거이(白居易)라 할 수 있는 백포(栢浦) 채무(蔡楙) 선생의 시문이 남아 있어 이곳에 선조들의 시문을 새긴 시비공원과 후세 문학인들이 문학공원을 조성, 뛰어난 낙동강의 조망과 문학적 감성을 후세에 길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칠곡은 인문학 도시, 문화도시를 지향하면서 구상문학관, 칠곡공공도서관, 새마을문고 등을 기반으로 많은 문학창작교실과 문학동아리가 생겨났으며 구상 시인을 비롯해 칠곡 출신 등단 문인들이 타지역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아도 이를 알 수 있다. 이제 칠곡문학의 뿌리를 알고 그것을 소중한 유산으로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때 칠곡문학의 정체성이 생겨날 것이며 더욱 풍성한 문학적 에토스를 창조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