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귀신을 쫓는 나무를 흔히 축귀수(逐鬼樹)라 한다. 축귀수의 대표적인 나무로는 엄(음)나무와 복숭아나무가 있다. 이들은 다같이 잡귀를 쫓는 나무다. 특히 복숭아나무는 잡귀뿐 아니라 조상신까지도 접근을 못하게 하는 기운을 가졌다고 한다. 때문에 제사상에는 복숭아를 절대로 올려서는 안되며, 고인이 생전에 애용하던 지팡이이라 할지라도 만약 복숭아나무로 만들어 졌다면 조상신이 출입하는 장소나 길목에 놓아서도 안된다는 속설이 있다. 이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이지만 복숭아의 야릇한 향과 맛, 그리고 도화살(桃花煞) 같은 부정적인 내용이 함께 어우러져 집의 정원수로 심기를 꺼려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복숭아꽃은 도화(桃花), 또는 복사꽃으로도 불린다. 일찌기 공자는 각자 직분(職分·명분)에 합당한 덕(德)을 바르게 실현함으로써 질서 있고 조화로운 정명(正名)한 사회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즉,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는 `정명론(正名論)`이다. 누구나 자신의 직분에 충실함으로써 조화롭고 평화스런 가정이나 사회, 그리고 국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정명론`은 우리 인간은 물론 사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적용된다. 여기서 직분에 충실하다는 말 속에는 단순한 충실적 의미를 넘어 고유한 기능적 특성까지도 포함된다. 이를 나무에 비유하면 가로수는 가로수다워야 하고, 정원수는 정원수다워야 하며, 과수(果樹)는 과수다워야 한다는 뜻이다. 과수가 만약 깊은 숲속의 소나무나 상수리나무처럼 높게 제멋대로 자랐거나 가로수 형태로 자랐다면 이는 과수로서의 명분에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무리 유명한 과수의 품종이라 할지라도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나아가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모(네모, 4각)가 나야 할 술잔(祭器의 일종)이 모가 나지 않았다면 (어찌) 모난 술잔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기산면 죽전리 `날라리` 농부 채억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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