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칠곡군은 `숲과 자연`, `다크 투어리즘`, 그리고 가톨릭 성지를 중심으로 하는 관광명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칠곡 지명 낳은 어머니 같은 `가산산성`
가산산성은 칠곡군 가산면과 동명면에 걸쳐 있는데도 대구 팔공산에 속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발 901.6m 가산 정상에 위치한 가산바위는 상면이 260여㎡(80여평) 규모로 절삭기로 깎아 놓은 듯한 완전 평면이다.
가산은 가산바위를 포함한 산 정상이 7개의 봉오리로 에워싸여 `칠봉산`(七峰山)이라고도 한다. 현재 `칠곡군(漆谷郡)`에서 칠자는 옻칠(漆)자이지만 과거 일곱칠(七)로 사용했다. 7개의 칠봉(七峰)이 7개 골짜기(七谷)를 이룬 데서 `칠곡(七谷)`이라는 지명이 유래한 만큼 가산은 칠곡의 어머니 같은 산이다.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군은 조선시대에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가산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축조됐다. 우리나라 1200여개 산성 가운데 극히 드물게 외성, 중성벽, 내성으로 쌓았다. 얼마나 확실히 방어하려고 했으면 이같이 세 겹으로 축성했을까?
1640년 가산산성을 축조하고, 팔거현이 승격한 칠곡도호부 관아를 가산산성 내에 둘 정도로 이 산성은 중요했다.
가산산성 외성 남쪽 진남문(鎭南門) 위의 누각에는 `嶺南第一關防`(영남제일관방)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영남대로의 중심에서 외침을 방어하는 영남제일의 요새라는 의미다.
가산산성 진남문에서 가산바위, 용바위, 유선대, 동문, 진남문(출발지)까지 5km 둘레길은 등산객의 필수코스이다.
▶`가산수피아` 오감이 소리를 내는 숲의 요정
`가산수피아`는 13만2천여㎥로 전국 최대 민간정원을 자랑하고 있다. 대자연 속 분재 공원과 솔밭 숲길, 공룡 등으로 영화 `쥬라기 공원`에 와있는 느낌이다.
그늘, 바람, 쉼터, 산책, 캠핑 등으로 오감(五感)이 소리를 내는 수피아는 `숲의 요정`이란 뜻이다. 특히 `핑크뮬리`는 꽃잎이 안개처럼 피어나는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 가산수피아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유토피아를 담은 미술관, 초대형 그라운드카페, 왕벚나무길 등은 갈 때마다 계절별 풍광이 달라진다.
공룡 뜰에는 42m 높이의 초대형 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Brachiosaurus)가 시선을 압도한다. 이 공룡은 온순하나 하루 2톤 가량의 나뭇잎을 먹었다고 한다. 공룡은 먹을 게 없어 멸종했다는 가설이 있다. 사랑을 먹고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은 이곳 수피아에서 분홍빛 러브스토리를 펼치고 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연상 팔공산 `한티순교성지`
`이곳은 순교자들이 살고 죽고 묻힌 곳입니다.` 팔공산 한티순교성지에 세워진 묘역 표지석 문구로, 살고 죽고 묻힌 `삼위일체의 성지`다.
흔히들 팔공산하면 동화사, 파계사, 갓바위 등 불교 색채로 각인되어 있다. 그러나 칠곡군 동명면 팔공산 한티 주변의 한티순교성지는 박해와 순교의 가톨릭 성지다. 큰 고개라는 뜻의 한티는 해발 600여m로, 한티성지는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화전을 일구고 옹기를 구우며 모여 살던 곳이다.
1860년(철종 11년) 경신박해 시 한티 최초의 박해와 순교가 있었다. 1991년까지 모두 37기의 순교자 묘가 발견되었다.
스페인 `산티아고` 가는 길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한티 가는 길`은 2016년 왜관 가실성당에서 가산산성 진남문을 거쳐 한티성지까지 총 45.6㎞이다.
한티순교성지는 숯가마 터와 영성관, 피정의 집, 십자가의 길 등으로 순례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팔공산 `송림사` 국보급 오층전탑 등 보물 많아
경북 칠곡군 동명면 팔공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송림사(주지 도지 스님)는 다양한 보물들로 불교 신자뿐 아니라 탐방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
송림사는 신라 진흥왕 5년인 544년 진나라에서 귀국한 신라 승려 명관대사가 중국에서 가져온 불사리(佛舍利)를 봉안하기 위해 창건한 절이다.
송림사 대웅전은 17세기 한국 불교 건축에서 유행했던 맞배지붕의 다포식 주불전 건물을 대표하고 있다.
대웅전 앞에는 보물 제189호로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국보급 오층전탑(五層塼塔)이 눈에 띈다. 전탑은 흙으로 구운 작은 벽돌을 촘촘히 쌓아 올린 벽돌탑을 말한다. 전체 높이가 16.13m로 보기 드물게 꼭대기까지 온전히 보존되어 있어 가치고 높다.
송림사는 보물 제1606호 석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국내에서 가장 큰 명부전 등 수많은 보물과 문화재로 유명하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칠곡양떼목장`
하늘엔 구름이 양떼처럼 떠있고, 초원에는 한가롭게 노니는 양떼가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여기는 경북 칠곡군 지천면 `칠곡양떼목장`이다. "사나운 짐승은 무리를 짓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양은 온순하기 때문에 무리를 이루는 것일까?
`칠곡양떼목장`은 구름과 양, 초원, 그리고 별을 주제로 자연 속에서 또다른 가족 사랑을 나누는 체험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동물이 행복하고 자유로운 농장,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동행 농장`이다.
동물의 생태 설명과 함께 양떼 먹이주기, 꼬마동물 교감나누기, 계절별 테마체험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양떼구름이 파란 하늘을 뒤덮는 날! 아이들과 함께 `칠곡양떼목장`에 가고싶다.
▶`송정자연휴양림` 경북 최고 이용률 자랑
칠곡군 송정자연휴양림은 숙박을 하면서 다양한 숲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단위 등으로 인기가 높다.
숲속의 집 12동, 산림휴양관 9실, 야영데크 74곳, 숲 광장, 산책로, 여름철 물놀이장 등으로 경북에서 연간 최고의 이용률을 자랑하고 있다.
송정자연휴양림에서 가까운 세아수목원·휴양림은 26만평에 펜션 10동과 캐러밴(Caravan) 7동, 예술조각품, 물놀이장, 야외공연장, 족구장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기도하고 일하라
독일 성(聖)베네딕도회 본원을 두고 있는 왜관수도원은 서울, 부산, 대구, 미국 뉴튼 등 6곳에 분원을 두고 있다.
왜관수도원은 6·25전쟁 당시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이 북한의 박해로 남하하면서 설립되었다.
`기도하고 일하라`는 기치 아래 남성 수도자들이 기도생활은 물론 전국 성당 스테인드글라스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등 각자의 일터에서 일하고 있다.
2009년 베네딕도 수도회 한국 진출 100주년을 기념해 대성당이 있는 본관을 건립했다. 그리고 1928년 세워진 왜관구성당과 분도출판사, 가구공예사, 분도식품 등이 보인다. 왜관수도원에는 독일 오틸리엔 수도원이 2005년 반환한 `겸재 정선 화첩` 등 국보급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천년의 사랑 지켜온 `대흥사 은행나무`
신라 대흥사 터에 뿌리를 두고 천년의 세월을 지켜온 칠곡군 기산면 은행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전국에서 보기 드문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천년 가까이 되고 관리상태도 좋다. 은행 잎이 한꺼번에 떨어지면 마치 노란 가을비가 날리는 것 같다.
거목높이 30m, 둘레 7m 거목으로, 칠곡군 보호수 중 가장 오래되고(最古), 가장 높아(最高) 보존 가치도 가장 높다.
이 은행나무는 나뭇잎이 피는 횟수에 따라 풍년과 흉년이 든다는 재미있는 전설과 함께 오래전부터 마을을 수호해 왔다고 한다.
1993년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칠곡군은 군목을 은행나무로 지정해 `꿋꿋하고 변함없는 나무`를 상징하고 있다.
▶칠곡군 `다크 투어리즘`
칠곡군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 새로운 관광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역사적인 비극이 벌어졌던 곳을 찾아가 교훈을 얻기 위한 여행이다.
우선 다부동전적기념관은 대구역 광장에 포탄이 떨어지는 6·25 전쟁의 최대 위기를 유학산에서 반전시킨 승전을 기념하는 곳이다.
삼국시대 토성으로 보이는 관호산성 공원과 낙동강 칠곡보, 칠곡군호국평화기념관, 꿀벌나라테마공원, 향사아트센터, 호국의다리, 신유장군유적지도 호국평화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6·25전쟁 당시 인민군 병원, 그 후 연합군 병원으로 사용했던 가실성당 건물 벽돌에는 미군 참전용사가 새겨놓은 것으로 보이는 `켈리`(KELLEy)란 글자가 뚜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