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방어선을 성공하지 못하면 맥아더가 구상했던 인천상륙작전을 하지 못하는 것이죠. 낙동강 방어선이 허물어지면 인천상륙작전을 해봐야 별 의미가 없는 거예요. 적에게 커다란 타격을 주지 못한단 말이죠."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 남정옥 박사는 `아버지의 55일`에서 이렇게 밝혔다.
`인천상륙작전 박스오피스 1위, 400만 관람객 돌파` 6·25전쟁 정전협정일인 지난 7월 27일 개봉한 `인천상륙작전` 영화의 열기가 대한민국의 여름을 달구고 있다. 영화 도입부에는 인천상륙작전의 발판을 마련해준 `낙동강방어선전투`가 10초 남짓 스쳐 지나간다.
우리 국민들은 낙동강방어선전투를 얼마나 기억하고, 알고 있을까? 아니 그보다 6·25 전쟁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칠곡군은 최근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을 방문한 중·고등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6·25전쟁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6·25 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알고 있냐는 질문에 관람 전 49%만이 1950년이라 답했다. 이들에게 6·25 전쟁 중 수많은 전투 중의 하나인 낙동강방어선전투를 묻는다는 것은 어쩌면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다.
불과 66년 전 대한민국 국토의 5%만이 남은 이 땅, 칠곡에서는 유래 없이 처참한 55일간의 대혈투, 낙동강 방어선 전투가 벌어졌다. 낙동강방어선전투가 터진 이곳 칠곡은 반드시 지키고 보호해야할 대한민국 남은 몸 자체였다. 칠곡이 무너지면 대구, 부산이 차례로 북한군에게 함락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학도의용군이라는 이름으로, 어린 소년들은 소년병이라는 이름으로, 나이 많은 청장년들은 지게부대(노무자)로, 여자들은 여군으로 각각 입대하였다. 나라의 위기 앞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펜 대신 총을, 나무 짐 대신 보급품을 나르며 자유와 평화의 마지막 보루를 지켰다.
칠곡의 55일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66년이 세워졌다. 흙 한줌, 나뭇가지에도 55일 그날의 기억을 고스라니 간직한 이곳 칠곡에서는 참혹했던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새기는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추진위원장 장인희)’을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인천상륙작전 흥행과 함께 벌써부터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개최되는 제4회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호국평화의 성지` 칠곡군으로 쏟아지고 있다. 역사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콘텐츠로 지난해 25만 명이 방문, 같은 기간 타지역에서 개최된 축제와 비교해 보면 압도적인 흥행을 인정받은 축제지만, 축전을 준비하는 관계자와 칠곡군민 모두의 마음 속에는 해결하고 싶은 숙제가 있다.
바로 낙동강 대축전이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전쟁세대와 전후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전쟁의 비극적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를 약속하는 국내 유일의 호국·평화문화 교류의 장이라는 것과 함께 절체절명의 대한민국을 구한 낙동강방어선전투의 위대한 업적이 인천상륙작전천 만큼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4회 대축전은 행사장은 찾은 많은 관람객들 특히,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전후 세대 부모들과 그의 자녀들에게 대한민국 국토의 5% 밖에 남지 않은 절체절명의 순간 낙동강방어선이 만들어진 배경 및 55일간의 생생한 전투체험으로 대축전의 의미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국토의 50%, 40%… 5% 까지 남게 되는 과정 속으로 직접 들어가 느낄 수 있는 입구아치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마지막 5% 속에서 체험하는 돔 아레나 극장, ▶66년 전 피난민 촌·피난학교·학도병 체험·고지체험·전투의 마지막 밤인 9월 23일을 체험하는 돔 체험장으로 구성된 낙동강방어선리얼테마파크, ▶관람객이 직접 동생(국군), 형(인민군)이 되어 참여하는 태극기 휘날리며, ▶2016 칠곡평화의 광장, ▶칠곡 인문학체험관, ▶칠곡어름사니 체험관, ▶에티오피아 칠곡 평화마을 조성사업을 이어가는 평화의 동전 밭까지 1950년 과거부터 2016년 현재, 미래까지 이어지는 스토리텔링 체험전시로 전쟁의 공포와 폐해를 현장에서 체험-기억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각인하는 대축전으로 더욱 내실있게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축전의 프로그램 중 글로벌 호국평화 도시에 맞는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9,000Km 떨어진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칠곡군을 방문하는 것이다. 에티오피아는 참전국 중 가장 가난한 나라로 옛 참전국에 대한 결초보은의 마음으로 칠곡군민 660명이 매달 후원금을 뜻모아 전달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에티오피아 디겔루나 티조지역에 `칠곡 평화마을`을 조성해 교육, 농업, 소득증대 및 식수확보사업 등을 펼쳐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올해는 낙동강방어선전투를 알리고 가치를 확산하는 대국민 캠페인 차원에서 온라인, 스팟광고, 오프라인까지 입체적 홍보를 전개, 인천상륙작전만큼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군의 브랜드 파워를 높일 계획이다. 세계적인 다크투어 성지 칠곡군을 위한 초석도 다질 예정이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66년 전 그들이 지켰던 대한민국과 평화를 이제 우리가 지켜 나가야 할 때"라며 "자라나는 청소년과 5천만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아픔의 역사를 다시금 기억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약속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 66년을 세운 칠곡군이 개최하는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이 지니는 사명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