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궁궐에는 “세답방(洗踏房)”이란 곳이 있었습니다. 세답방은 옷이나 이불을 빠는 것은 물론 염색 · 다듬이질 · 다리미질까지 담당했던 곳을 이릅니다. 곧 궁궐 내 세탁소라고 하면 될 것이지요. 이곳의 궁녀들은 옷감에 따라 어떻게 옷을 다듬어야 하는가에 대해 꿰뚫고 있어야 하고, 무명천일 때와 베옷일 때, 비단일 때 맞는 다리미 온도를 감지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직접 염색까지 했어야 했으니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궁궐에서 또 특이한 곳으로는 “복이처(僕伊處)”란 곳이 있었습니다. 복이처는 내전 아궁이 불 때기, 등불 켜기와 그 관리를 하였는데 이를 담당하는 이들은 조라치(照剌赤)라 하여 내시의 몫이었지요. 그런데 일제에 나라를 뺏긴 뒤 내시제가 폐지되자 그 일을 궁녀가 맡게 되었는데 이들을 “복이나인”이라 불렀습니다. 그밖에 궁궐에는 임금과 왕비가 입는 옷은 물론 이불, 누비보 같은 것들을 바느질하는 “침방"이 있지요. 또 옷과 이불 그리고 주머니와 병풍에 이르기까지 자수를 담당하던 "수방", 임금이 평상시에 마시는 각종 음료와 죽, 잔치 때 쓰는 과즐(한과)을 만드는 "생과방", 수라상에 올리는 밥과 반찬을 담당하는 "소주방"도 있습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전문직에 해당하는 일을 궁녀들이 정성으로 해낸 것이지요./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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