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선비화가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 1688∼1715)는 시·서·화에 두루 능했고, 유학에도 밝았습니다. 공재는 “옛 그림을 배우려면 공재로부터 시작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림에 뛰어났는데 대표적 작품으로는 현재 그의 종손가 녹우당 유물전시관에 소장되어 있는 국보 제240호 “공재 자화상”이 있습니다. 그밖에 공재의 그림을 보면 나물캐기, 짚신삼기, 목기깎기, 돌깨기 같은 풍속화를 많이 그렸는데 어려운 삶을 사는 백성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그림들입니다. 그런데 공재의 그림 가운데 또 유독 눈에 띄는 작품은 보물 제481-3호 해남윤씨가전고화첩 중 이지요. 이 지도는 공재가 숙종 36년(1710)에 그린 조선의 지도로 종이 위에 채색하여 그린 그림인데 크기는 가로 72.5㎝, 세로 112㎝입니다. 강줄기와 산맥을 정확하고 섬세하게 표현하였고, 섬들도 자세히 그렸으며 섬과 육지의 연결수로까지 표시하였지요. 이 동국여지도는 우리가 익히 아는 김정호의 보다 151년 정도 앞서 그린 것입니다. 또 공재는 , 도 그렸다고 전하지만 현재는 ‘동국여지도’와 ‘일본여도’만이 남아있습니다. 그 가운데 는 임진왜란의 치욕을 되갚고자 숙종이 공재에게 명하여 그린 지도입니다. 특히 이 지도를 그릴 때 일본에 48명의 첩자를 보내 그 정보를 토대로 지도를 그렸다고 하는데 일본의 땅 모양과 거리는 물론 각 지방 장군들의 성까지도 상세히 파악해 표시해 놓았습니다. 이렇게 상세한 지도까지 그린 공재의 필력이 대단함에도 김정호에 가려 151년이나 앞선 동국여지도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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