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지역민 "매립 지목-의심 장소, 직접 파보자" 한미공동조사단 "시추 결과 헬기장 일대 드럼통 없다" 왜관 미군 캠프캐럴 헬기장에 대한 토양시추조사 결과 드럼통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곳에 고엽제 드럼통을 매립했다고 최초로 증언한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씨가 왜관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지역에서는 하우스씨 등이 매립했다고 지목한 곳을 직접 시굴, 진상규명을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한미공동조사단은 지난 8일 중간발표에서 전역한 주한미군들이 드럼통을 묻었다고 증언한 캠프캐럴 헬기장 일대에 대한 자력탐사(MS) 결과 이 일대 11개의 지점에서 미확인 금속성 이물질이 감지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미공동조사단측은 지난 20일 매몰 의혹 지역에 대한 토양시추조사 과정에서 금속성 물질이 나오지 않았고, 헬기장 일대에는 드럼통 같은 금속물질은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공동조사단은 지난 11일부터 왜관 미군기지 1구역 40개 지점에 대한 토양시추조사를 시작, 지난 18일 시료채취를 완료했다. 이곳 40개 지점은 지표투과레이더(GPR), 전기비저항탐사(ER) 등 지구물리탐사 결과 이상징후가 나타난 곳이다. 이에 따라 또다른 매립 의혹을 받고 있는 지점으로 현재 지구물리탐사가 진행 중인 헬기장 인근 D구역과 화학물질 보관창고였던 41구역에 대한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4일 오후 스티브 하우스씨와 함께 방한한 전 주한미군 장교 필 스튜어트(임진강 고엽제 무단 방류 사실 폭로)는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범죄 진상 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와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25일 국회 의원회관 128호에서 마련하는 자리에서 고엽제 의혹과 관련한 증언을 한다. 하우스씨는 방한시 인천공항에서 "미국의 고엽제 매립 사실을 밝히고, 피해를 당한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하우스씨와 스튜어트는 이어 27일 오전 11시 민주당-민노동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왜관 미군부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오후 2시 칠곡군청 강당에서 주민간담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사과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미8군에서 하우스씨의 미군기지 방문에 대한 허가를 하지 않아 캠프캐럴 주변 고지대에서 매립 지역을 지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하우스씨가 왜관에 오면 시민-환경단체 관계자와 지역민, 한미공동조사단 등과 함께 미군기지로 들어가 자신이 지목한 고립제 매립지역을 시굴해 그동안 쌓였던 매립의혹 등을 시원하게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캠프캐럴 고엽제 진상규명 민간대책협의회(회장 장영백)와 왜관미군기지 고엽제 매립범죄 진상규명 대구경북대책위원회(대표 백현국) 관계자는 "캠프캐럴 고엽제 매립의혹 열쇠를 쥐고 있는 하우스씨가 왜관에 오는 즉시 주민들과 함께 캠프캐럴 기지 안으로 들어가 이들이 보는 가운데 하우스씨가 지목한 곳을 중장비로 파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종전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왜관에 사는 주민 김모씨는 "고엽제 매립 주장이 나온지 두 달이 다 돼가지만 한미공동조사단은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발표만 하고, 사실 결과발표는 멀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시간을 끌어 여론이 잠잠해지고, 국민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기를 기다리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양시추조사 결과 캠프캐럴 헬기장에 고엽제 드럼통 없다는 발표로 끝나서는 안된다"며 "국민들이 믿을 수 있도록 지역민들이 원하는 시굴 등의 확실한 방법으로 처음부터 다시 발굴-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캠프캐럴에 근무했던 왜관읍 왜관리 이모씨는 "캠프캐럴 부대내 Army Field Support Battalion과 교육문화복지회관 담장 넘어 미군부대 초소 인근 등에 제초제와 화학물질을 담은 철판 통을 묻었고, 미군기지 제3문(부대 철도) 인근 도랑에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당시 칠곡군청과 언론사 등에 제보했으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캠프캐럴에 근무했던 화학물질 취급 담당자가 지금도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을 상대로 그 때 유해물질을 어디에 매립했고, 언제 어디로 얼마를 유출시켰는지를 상세히 조사해 보면 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어 답답하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지역시민단체인 `칠곡터사랑` 환경부장으로 활동했던 우태주(왜관읍 왜관리)씨는 1991년 7월 캠프캐럴 기지 내부로 연결되는 정문 도랑을 지나 낙동강 지류인 동정천에 물고기가 몰살, 뒤집힌 물고기가 일부 구간 소하천을 하얗게 뒤덮었다고 증언했다. 우 前 환경부장은 "이 장면 및 왜관육교쪽 캠프캐럴에서 나오는 도랑과 연결되는 파미천에 생긴 기름띠를 직접 촬영한 현장고발 사진 20점을 같은해 7월 왜관리 대영다방에서 가진 전시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우 前 환경부장과 왜관리 이씨의 진술은 스티브 하우스씨의 증언과 일치하는 점이 있다. 지난 5월 왜관 미군기지에 고엽제 드럼통이 매립됐다고 처음 주장한 하우스씨는 이듬해 비가 오자 미처 메우지 못한 구멍에서 물이 넘쳐 새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지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왜관에 오는 하우스씨와 함께 철저한 현장확인을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증언과 사실 등을 토대로 진상을 파헤치는 일이다./7월26일 오전 9시17분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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