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새벽에 발생한 칠곡군 `호국의 다리(구왜관철교)` 붕괴 때 지역 고등학생 덕분에 인명피해를 막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칠곡신문 스마트뉴스를 제외한 모든 신문, 방송, 통신 등에서 이 다리가 무너진 시간이 이날 오전 4시10분쯤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호국의 다리가 무너지면서 이 다리에 설치돼 있던 광케이블이 끊어진 시각이 이날 오전 3시47분으로 밝혀졌다. 본지는 지난 25일 오전 8시5분 첫 보도에서 교각 등 붕괴시각을 3시50분쯤이라고 기사를 올렸다.
25일 오전 3시50분쯤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칠곡군 약목면 관호리와 왜관읍 사이 낙동강을 잇는 호국의 다리가 약목 쪽에서 두번째 교각이 붕괴, 2번 교각과 1번, 3번 교각에 걸쳐져 있던 길이 63m 상판(인도교 통행로)-트러스트 2개(길이 126m)가 함께 무너져 강물 속에 잠겼다.
순심고(칠곡군 왜관읍 왜관리 소재) 2학년 하재의(17) 군은 사고 발생 1시간전인 이날 오전 3시쯤 이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왜관서 약목 S아파트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하군은 다리를 건너가다가 트러스트(철골구조물)가 이탈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교량 상판이 활처럼 휘고 기울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하고 놀라 서둘러 다리를 빠져나왔다고 했다.
그는 친구집에 들러 정신을 가다듬고 아무리 생각해도 다리에 뭔가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고, 다시 호국의 다리를 찾았으나 교각(약목 쪽에서 2번째)과 상판(통행로), 트러스트 등이 무너져 강물에 잠긴 것을 확인한 뒤 오전 4시6분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군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주민들의 통행을 막기 위해 소리를 지르고, 불빛으로 수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자전거를 탄 사람을 비롯해 여러 주민이 다리를 지나가려 했기 때문이다.
칠곡경찰서에 따르면 다리 붕괴로 전기공급이 중단, 가로등이 나간 상태에서 자칫 인명피해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하군의 발빠른 행동 덕분에 화를 피할 수 있었다. 김시택 칠곡경찰서장은 27일 순심고를 방문해 하재의 군을 표창하고 격려금을 전달했다.
그렇다면 호국의 다리가 두 동강 난 시점은 언제일까? 중앙-지방언론를 비롯한 모든 매체들이 하나같이 경찰 보고서 자료에 의거, 오전 4시10분쯤이라고 보도했고, 국민들도 그렇게 알고 있다.
그러나 이 교량 붕괴시각을 정확히 말해주는 결정적 단서가 나왔다. 본지가 이날 오전 광케이블 복구를 위해 출동한 S텔레콤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호국의 다리 상판 아래로 지나가는 S텔레콤 광케이블이 교각-상판 등 붕괴와 함께 끊어져 통신이 두절된 시각이 3시47분으로 밝혀져 다리붕괴는 이 때로 봐야 한다.
한편, 지난 25일 새벽 호국의 다리 2번 교각 붕괴로 낙동강물에 잠겼던 이 교각 및 3번 교각에 걸쳐져 있던 상판-트러스트가 날이 갠 26일 오후 5시25분쯤 물이 빠지면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해 앞으로 호국의 다리 복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낙동강살리기 24공구 칠곡보가 본격 가동되기전인 오는 9월말까지 붕괴된 호국의 다리가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완전 복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칠곡군 관계공무원은 "수위가 낮아지는 대로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한 뒤 문화재청 등과 협의, 복구에 들어갈 것"이라며 "통상 문화재 훼손시 원상복구를 원칙으로 하는 만큼 문화재인 호국의 다리도 원형 그대로 복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6월28일 오전 11시43분 업그레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