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이란 말 그대로 내 아이가 스스로 납득할 만한 동기로 공부의 주체가 되어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주도학습’은 21세기에 지식기반사회에서 지식을 잘 활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내는 능력을 발휘하는 창의적 인재를 만드는 학습방법으로 이해되고 있다. 또한 2011학년도부터 외국어고·국제고, 과학고, 일부 자율형 사립고의 학생 선발 방식을 개선하여 자기주도 학습 전형을 도입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자기주도학습’을 중요시하는 변화에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내 아이가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면 학부모로서는 이보다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 없을 것이다. 자발적인 동기에 의한 학습이므로 학습효과가 높을 뿐만 아니라 학부모-자녀와의 관계 형성도 원만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맞벌이부부에게는 자녀가 스스로 공부를 하는 교육법이 너무나 절실 할 것이다. 학생 역시 재미를 느끼면서 스스로 공부를 한다면 알 찬 학업생활을 할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막상 내 아이가 자기주도 학습을 잘 하게 하려면 학부모로서 어떻게 지도해야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쉽고 간단하지 않다. 직접 자기주도학습법을 익히고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야 말로 좋은 공부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치더라도 그것을 실행하고 성공적으로 해내기는 너무나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몸소 안다.
왜냐하면 공부를 방해하는 여러 환경적 요소들을 학생 스스로 이겨내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며, 갑작스럽게 공부환경을 변화시키고 평소에 안 해 본 다른 방법으로 공부를 해보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매우 걱정스러운 것이다. “도대체 자기주도학습이 뭔가요?”,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자기주도학습법인가요?”, “학원을 끊고 혼자서 잘 할 수 있을까요?”, “도움 받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맞나요?”라는 고민들을 풀어줄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속 시원하게 마땅히 ‘자기주도학습’이 무엇인지 같이 생각해 볼 기회를 쉽게 갖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한 기회가 있다해도 ‘자기주도학습’이 무엇인지에 대한 원론적인 수준에서 논의 될 뿐이다.
사실, 단순히 자기주도학습이 무엇인지 아는 것만으로 성공적으로 내 아이가 그러한 학습습관을 가지고 공부할 수는 없다. 한 마디로 누구에게나 통하는 만병통치약 식의 자기주도학습 전략법은 없다.
‘자기주도학습’은 실제로 학생들이 그러한 학습법을 배우고 익혀 습관화해야 하는 실질적인 문제이므로, 학생의 학습수준이라든지 또는 학생이 어느 정도의 의존적으로 공부를 해왔는지, 그리고 학생이 어느 정도 공부에 관심이 있는지에 따라 구체적으로 상황에 맞게 접근해야 하는 전략적이고 실천적인 문제이다. 또한 학생이 학교에서 수업시간에서는 물론이며 친구들과 원만하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도 자기주도학습전략과 관련하여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즉, 스스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말로는 쉽지만 학생이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이처럼 부모와 교사의 학생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관찰과 지원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부모의 경제형태와 가족의 양상에 따라 학생과 함께 할 수 있는 조건이 다르므로 그에 따른 적합한 방법이 달라진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자기주도학습’에 대하여 약10회에 걸쳐 지역민의 학부모와 학생들과 함께 지역 언론매체를 통해 함께 생각해보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즉, 필자는 칠곡군민의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2명, 그리고 고등학생의 자녀를 둔 학부모 2명과 함께 ‘자기주도학습’과 관련하여 자녀교육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보고 그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기사를 쓰고자 한다. 아래의 이메일이나 전화로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많은 참여를 해주기를 부탁하는 바이다.
오늘은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1회로, ‘자기주도학습’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나온 『내 공부의 내비게이션! 자기주도학습: 25~32.pp, 2010』과 청소년학연구자 배영주교수의 『자기주도학습 구현을 위한 청소년 학습사태의 정비, 2006』 그리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교육과정연구자인 소경희의 『학교 교육에 있어서 ‘자기주도학습’의 의미, 1998』을 바탕으로 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자기주도학습’을 익히는 것은 실천적인 문제이지만, 성공적인 자기주도학습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주도학습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자기주도학습에 대해 널리 퍼져있는 오해들을 바탕으로 자기주도학습에 대해 보다 명확히 이해해보자.
1)자기주도학습은 내 아이가 알아서 혼자 하는 것이다? (Yes, No )
“자기주도학습은 내 아이가 알아서 혼자 하는 것이다?” 라는 질문에 Yes에 동그라미를 친 학부모와 학생이 더 많을 것이다. 자기주도 학습자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 자신이 스스로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오해하는 부모와 교사들이 상당히 많다. 흔히 ‘자기주도학습’을 고독한 학습자 혹은 ‘지적인 로빈슨 크루소’이미지의 독학의 개념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학부모는‘자기주도학습’으로 자녀를 교육시킨다면서 자녀를 도와주지 않거나, 학생은 무조건 혼자 하려 한다.
그러나 ‘자기주도학습’은 학생 교사나 부모의 도움 없이 혼자서 수행하는 학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자신의 문제 해소를 위해 학습자 스스로가 자신의 학습을 적극적으로 풀어나가려 노력한다는 사실 자체에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공부는 학생이 하는 것이니까 학생 혼자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책임 회피적인 생각은 내 아이를 자기주도 학습자로 성장시키기 어렵다. 왼쪽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결과이다.
부모의 도움이 없이 혼자 공부 한 A 경우와 부모의 도움을 받은 B경우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의 차이에 대한 결과인데, 특히 부모의 도움과 지원이 자기주도 학습자를 키우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한다. 즉, B유형은 학생이 스스로 학습해 나가는 과정을 부모가 칭찬과 격려로 지지해주고, 학습 자료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거나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경우이다. 따라서 그렇지 않은 A유형에 비해 학생이 안정적으로 ‘자기주도학습자’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자기주도 학습자는 학생 혼자 스스로 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능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적극적인 도움과 배려, 그리고 자녀의 학습상황에 대한 관찰과 지도가 필요하다.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은 부모들이 어떻게 자녀들의 학습을 지도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후에 자세히 알아볼 것이다.
2)교사로부터 독립하여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자기주도학습이다? (Yes, No )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질문에서도 NO에 동그라미를 표시한 학생 또는 학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흔히 ‘자기주도학습’이라 하면 ‘교사주도학습’이라는 또 반대 개념을 떠올려,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기 위해 교사로부터의 독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자기주도학습’을 ‘교사에 대한 독립’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자기주도학습을 교사로부터 어느 정도로나 독립해 학습을 진행하는가 하는 것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왜냐하면 학생이 교사로부터 독립하게 되면 자유로운 학습의 가능성은 보장될지 모르나, 전적으로 학생이 ‘방임’되기 때문에 오히려 학습 주도에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기주도학습’은 학생이 선생님과 원만하게 지내고 협력적으로 함께 할 때 극대화될 수 있다. 즉, ‘자기주도학습’이라 해서 교사의 역할이나 존재가 필요 없게 되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한다면, 자기주도적 학습을 한다는 것은 교사에게 부여되었던 절대적인 힘과 권위가 학습자에게 이양되어 학습자가 교육의 주체로서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하며, 이는 교사의 학생에 대한 지도방식이 변화되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즉, 교사는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게끔 도움을 주는 지원자 또는 조언자의 역할을 해야 함을 뜻한다.
따라서 ‘자기주도학습’이란 학생의 자유로운 의도를 허용하면서, 학생이 협력적인 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형성하는 상황에서 나타난다고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이 자신의 학습을 주도한다는 것은 일체의 교사의 도움도 거부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에 필요한 교사와의 관계를 주도적으로 조정하고 통제함을 의미하게 된다.
학생은 자신의 성공적인 학습을 위해 학습자 스스로 필요한 관계를 형성하려 하며 그러한 관계망을 활용하고 관리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관계망을 스스로 형성하려는 학생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기주도학습자’라고 말할 수 있다. ‘자기주도학습’은 학생이 교사 또는 학습을 도와주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스스로 자신의 학습의 수준을 반성함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이해를 형성해 가는 과정과 분리 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는 동료친구들도 큰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자기주도학습’이란 ‘고독한 학습자’가 아니라 ‘협력적 관계성’이라는 말로 다르게 표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이 어떻게 교사와 협력하는 것이 올바른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학생의 학습수준과 학습 성향 등의 여러 요소들에 따라 다양한 협력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선생님이 학생들의 학습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적합한 협력방식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는 어떠한 자질을 가진 선생님이 내 아이의 자기주도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알아야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이후에 이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3)교사의 직접적 개입은 필요 없다? (Yes, No )
많은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학습내용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지만,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학습내용을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기억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효과적인 수업매체를 활용해 학습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만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그 이후는 학생들의 몫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수업 후 학생들이 학습내용을 공부하거나 시험을 준비할 때 각 교과에 적합한 공부전략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짧은 시간에 중요한 내용을 더 많이 공부할 수 있도록 교사는 각 과목별 공부방법과 지침을 개발하고 학생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성공적인 학습전략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주의집중’ 역시 관심을 두어야 할 부분이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묵묵히 수업을 듣거나 열심히 수업을 경청하는 것처럼 보이면 ‘수업을 잘 듣고 있군’이라고 생각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수업을 집중해서 듣도록 하는 것은 학생의 필수적인 자세이기도 하지만 교사의 몫이기도 하다. 수업을 집중해서 듣게 되면 학습내용을 이해하여 재미를 느끼게 되고, 수업이 끝나고 복습하게 되면서 성적이 향상되고, 그렇게 되면 어느새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교사는 학생들이 학습에 관련된 자극에만 집중하게 하고, 부적절한 자극이나 소음에 무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주의집중력이 그리 오래 가지 않기 때문에 교사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수업내용에 집중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다양한 방법과 전략을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내용과 관련하여서도 어떠한 학습전략과 공부방법이 내 아이에게 적합한지와 어떻게 교사는 학생들이 주의집중을 할 수 있는지는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이 역시 학생의 학업수준을 포함한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며, 가정의 경제형태와 가족의 양상을 고려하여 현실적으로 가능한 지점을 찾아야 하는 실천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이후에 구체적인 사례를 가지고 함께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상에서 제시한 세 가지는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주로 오해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오해를 해소하고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진실을 알았더라도 실제로 내 아이가 자기주도 학습자로 성장하는데 부모와 교사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자기주도학습’은 내 아이가 실제로 몸에 익히고 습득해야 하는 실천적인 문제임은 물론 가족의 양상과 가족의 경제 형태에 따라 현실가능한 부모의 지원방법과 관련하여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나온 『내 공부의 내비게이션! 자기주도학습: 25~32.pp, 2010』에 따르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반드시 자기주도 학습자는 아니라는 점을 지적해주고 있다. 또한 한 가지만 잘 하는 학생이라도 자기주도 학습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다음 기사에서는 이 두 가지에 대하여 자세히 다루어 ‘자기주도학습’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겠다.
필자: 김필성
20세기 민중생활사연구소 연구원
포스코 지원 아시아인문사회연구자
인제대학교 한국학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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