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빛을 가져다 주는 집` -광학당 서점이 오는 3월 21일 개점 56주년을 맞습니다. 면(약목면)지역에 위치한 서점으로서 칠곡군을 비롯한 경북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입니까? 이=도 전체로는 잘 모르겠으나 칠곡군에서는 단일 상호로 처음의 위치에서 동종 업을 50년 이상 유지하고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년전 폐점한 왜관 진문서점이 저희보다 1년 먼저 개점을 하였으나 지금은 폐업한 상태라 현재로서는 저희 광학당이 가장 오래된 서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떻게 이처럼 오랜 세월동안 서점을 하시게 됐습니까? 이=6·25전쟁이 끝난 직후 어수선한 국내 환경 속에 처음에는 작고하신 선친께서 자전거에 소설과 잡지를 싣고 성주와 왜관을 오가며 책을 팔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후 아버님께서 약목면 복성리 961-14번지 지금의 위치에 세를 얻어 1954년 광학당이라는 상호로 창업을 하셨습니다. 그 후 책뿐만 아니라 과일, 과자, 식료품, 생필품, 옷가지 등 지금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역할을 해왔는데, 지금도 지역의 어르신들께서는 "옛날 광학당에 가면 뭐(?) 빼고는 다 팔았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하십니다. 저에게 형제자매라고는 형 한 분이 전부인데 군에서 제대하고 와 보니 형님은 교사로 문경에 발령을 받아 근무중이셨고 몸이 불편하신 아버님을 모시고 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대를 이어 지금까지 서점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인구도 학생수도 많이 줄어 수입도 줄었지만 그래도 명절 때 고향을 찾아온 손님들이 자녀들과 함께 오셔서 "엄마 아빠가 학교 다닐 때 여기서 책을 구입해 공부했단다"라며 추억을 떠올리고, 오랜만에 고향에 방문하시는 지역민이 "그래도 광학당이 그 때 그 자리에 있어주어 참 좋다"라는 말씀을 하실 때 고향을 지키며 약목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광학당`이라고 지칭하게 된 연유와 의미는 무엇입니까? 이=서점이라는 직종으로 시골에서 장사하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선친께서 평소에 저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쉽게 배울만한 환경도 아니고 책도 부족한 시절이다 보니 공부하며 읽고 싶은 책을 가까이 하는 길은 책장사를 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그리하여 상호도 `배움의 빛을 가져다 주는 집`이란 뜻을 가진 `광학당(光學堂)`이라고 정하셨습니다. -경기불황과 인터넷서점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이 있으실텐데…. 이=경제 한파로 다들 사정이 어렵겠지만 서점이라는 업종은 주변 대도시의 대형서점과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고객과 인터넷이라는 문명의 이기(利器)로 인해 특히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더욱이 도서대여점이 생겨난 이후로 잡지나 소설은 거의 구독자가 끊겨 버렸으며 학생 참고서도 인터넷서점에 많은 고객을 빼앗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도 변함없이 찾아 주시는 고객이 있고 저희 서점이 없으면 이웃들이 불편해 질수도 있다는 염려에 칠곡군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라는 자부심으로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독서의 가장 큰 즐거움과 유익함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우리 민족은 다른 민족에 비해 책읽기를 싫어한다는 얘기가 있듯이 소설책을 찾는 손님은 아주 드물게 찾아옵니다. 학생들도 교양서적보다는 만화책이나 판타지소설을 선호하고 있으며, 사색이 필요한 어려운 서적에 비해 흥미 위주의 서적만 찾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가 느끼는 독서의 즐거움은 영화나 TV를 보는 듯한 상상의 세계를 그릴 수 있으며 현실에서 체험할 수 없는 것을 독서를 통해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유익이라고 생각합니다. -광학당 대표로서 지난해 8월 15일 신유장군 유적지에서 `제1회 한 여름밤의 음악회`를 개최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이=이 음악회에는 1,000여명의 주민이 운집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으며 문화적인 혜택이 열악하여 시골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악회를 개최, 지역민들이 정서적으로 풍요한 삶을 누리게 하고 싶었습니다. 또 작은 음악회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숨은 재능을 발굴-자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음악회에는 50여명의 순수 지역민이 출연하여 민요, 해금연주, 학생들의 마술, 초, 중학교의 락밴드, 색소폰 연주 등 다양한 숨은 실력을 뽐낼 수 있었으며 전출연진이 출연료를 한 푼도 받지 않는 자원봉사로 행사를 주관하여 저예산으로도 질 높은 음악회를 열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 생각합니다. 올해도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출연할 수 있고, 작년보다 다양한 장르로 꾸며진 음악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이성숙 기자 lss14401@hanmail.net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