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관용 경북도지사 새해 도정 운영방향 "혼자 가면 단순한 길이지만 함께하면 역사가 된다" -2009년 도정 주요성과와 2010년 도정 운영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김=지난해는 출발부터 국제금융위기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도정을 비상체제로 전환, 정부 정책들이 현장에서 바로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집중했고 무엇보다 중소기업과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이와 함께 산, 강, 바다를 중심으로 개발의 축을 새롭게 구축했습니다. 경제자유구역, 부품전용공단 지정과 함께 국가산업단지 2,500만평 시대를 열어 기업 환경도 획기적으로 개선되었고, 국비도 7조원 시대를 열어 SOC(사회간접자본) 확충과 첨단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 도정방향은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입니다. 구멍가게 하나 해도 자식 공부시킬 수 있고, 취직 걱정 없고, 없는 사람도 대접받는 세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위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어려울 때 정부가 있다는 것을 목격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챙겨 나가겠습니다. 새롭게 그려진 밑그림을 바탕으로 내용을 채우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동해안·낙동강·백두대간·산업단지 등의 핵심 프로젝트들을 체계화, 내실있는 사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또 신라 통일정신, 조선 선비정신, 근대화정신 등을 집대성하여 경북정신을 재정립할 것입니다. SOC 사업도 우선순위를 정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 발굴에도 관심을 갖겠습니다. G20 재무장관회의, 방콕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비롯한 국제행사도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국격에 맞게 치르도록 할 것입니다. -2010년도 일자리 정책은 어떻게 세우고 계십니까? 김=일자리는 시대정신입니다. 현장을 찾아 다니면서 도민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아이들 취직 걱정입니다. 따라서 취직 걱정 덜어드리고, 도민 모두가 잘먹고 잘살 수 있게 만들어 드리는 것은 도지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국내-외 기업을 유치하고, 산·강·바다를 중심으로 하는 대형 국책사업들을 통한 국비확보로 일자리를 만들고 지켜 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5조4,000억원의 국비가 확정, 올해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갑니다. 총21개 공구 중에서 14개 공구는 착공되었고 나머지 7개 공구도 3월 중으로 모두 착공해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들어가면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우리 도에서는 10개월 이상의 상시 일자리만 1만4,000개를 새롭게 만들 계획입니다. 공공근로나 재정투자를 통한 고용유발까지 포함하면 10만개 가까이 창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으로만 5만5,000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투자유치를 통해서도 3,000개 가량 생길 것으로 봅니다. 또한 노인 간호나 장애인 도우미 같은 사회적 서비스 산업도 적극 육성할 계획입니다. 특히 청년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보고 중소기업인턴 187명을 지원하고 동시에 국외 일자리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45개국의 해외통상자문관과 연계해서 교포가 운영하는 마트 등에 26명의 해외인턴을 투입하고 새마을운동도 특공대를 훈련시켜 40명 가까이 시범적으로 투입할 계획입니다. -세종시 건설과 수도권규제 완화로 투자유치가 힘들어졌는데…. 김=오랫동안 투자유치 현장에서 경험했지만 기업 하나 유치하기까지 굉장히 어렵습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또 국내적으로는 지방이라는 여건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해 보면 결국 기업유치가 답입니다. 그런 점에서 민선 4기 이후 투자유치 11조원을 돌파한 것은 값진 성과라고 봅니다. 또 128개 유치기업 중 90%에 가까운 107개 기업이 정상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숲이 있어야 새가 날아오듯이 투자유치는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있던 낙동강, 백두대간, 동해를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특히 포항과 구미에 국가공단이 새롭게 지정되어 국가산단 2,500만평 시대를 열었고 경제자유구역 700만평, 첨단부품전용공단도 포항과 구미 2곳이 지정되었습니다. 터전은 마련된 만큼 이제 기업으로 꽉 채울 일만 남았다고 봅니다. 투자 특별팀을 가동하고 정부정책, 국책사업과 연계하면서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JETRO(일본 무역 진흥회), 통상자문관 등 국내외 협력의 틀로 접근할 것입니다. 신재생에너지, 부품소재 등 우리 강점을 최대한 살려서 집중 공략하고, 맞춤형 지원으로 1%의 가능성도 투자유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집중할 것입니다. 투자유치도 결국 경쟁은 불가피합니다. 아쉬운 것은 조세나 땅값입니다. 특히 중소기업 상속세를 과감하게 감면해서 대를 이어 기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땅값도 세종시와 동일하게 하는 특단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3대 문화권사업이 계획대로 잘 추진되고 있습니까? 김=3대 문화권 사업은 한 마디로 경북의 문화, 생태, 환경자원을 융합한 새로운 개발 전략인데 낙동강과 연결되어 승기를 잡았다고 봅니다. 2018년 까지 3조6,000억 원 이상이 투자되고 금년에 선도사업 6개가 확정되었습니다. 올해 예산도 466억원이 투입되어 시동이 걸렸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유교문화권은 한국문화테마파크와 유림문화공원 조성, 가야문화권은 가야국 역사루트 재현, 신라문화권은 신화랑풍류체험벨트 조성 등이 있습니다. 낙동강, 백두대간과도 연계해서 이야기와 역사가 함께 하는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를 육성할 것입니다.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경북의 정체성을 다시 살리는 사업입니다. 결국 성공의 열쇠는 국비 분담비율을 올리는 것이라고 봅니다. 북부지역 12개 시-군의 경우는 신발전지역 지정을 통해 국비 분담률을 70%로 상향시켰습니다만 보조금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서 다른 선도사업과 같이 전액 국비로 추진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습니다. -고령·영세농에 대한 대책 및 인구증가 대책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농촌이 전반적으로 어렵지만 특히 고령·영세농들은 정말 어렵습니다. 도내 60세 이상 고령농은 전체 농업인의 66%인 13만5,000명에 이르며 대부분이 영세합니다. 평생 농사만 지어왔고 농사 밖에 모르지만 산, 강, 농토를 지켜 오신 분들입니다. 이 문제는 농업정책 만으로는 풀 수 없다고 보고 힘이 덜 드는 농사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안과 함께 복지정책도 함께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버섯, 미나리, 고사리 같은 새로운 소득 작물 발굴과 함께 사회적 기업도 육성해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농촌 일손돕기 기동반을 가동해서 일손을 지원해 드리고, 국민연금이나 기초생활 보장과 같은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그늘진 곳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저출산 문제는 사실 국가적 과제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2명으로 세계 최저이고 40년 뒤에는 인구의 48%가 노인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국가경쟁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보고, 구국운동한다는 심정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임신, 출산, 보육의 단계별 종합대책인 아이러브 프로젝트를 마련해서 3년간 1조원을 투입하고 특히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위해 장학기금도 조성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문제는 양육과 일의 병행이 가능하도록 사회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종교계, 학계, 언론계 등 38개 기관단체와 함께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혼의 잠재적 의사결정권자인 대학생들의 의식변화입니다. 도내 6개 대학과 협력해서 교과과정에 ‘인구교육’ 과목을 신설, 교육을 통한 가치관 형성에 주력할 것입니다. -물류망 구축이 문제 없이 추진될 수 있는지…. 김=물류망은 경북발전의 동맥이자 바탕입니다. 특히 기업인에게는 속도가 돈인 시대입니다. 그동안 경북의 경우 SOC 사업들을 너무 안 해 줬습니다. 지도를 보면 경북 내륙, 특히 북부지역과 동해안 지역은 도로망에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국도 7호선은 지난해 말 완공되긴 했지만 20년이 넘도록 끌었습니다. 공항이나 항만과 같은 국제관문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취임하고 나서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지도를 들고 가서 보여주며 이 부분을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낙후된 북부권 발전대책, 2010년 도청이전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되겠습니까? 김=도청 이전 신도시는 북부지역 발전에 초석이 될 것으로 봅니다. 도청은 단순한 소재지가 아니라 도읍의 성격을 갖춘 새로운 경북시대 백년대계의 터전입니다. 360만평에 인구 10만명 정도의 신도시는 자족기능을 갖추고 경북의 품격을 지킬 수 있는 명품도시로 만들고자 합니다. 지난해까지 국비지원의 근거가 될 특별법을 만들고 행정 절차를 모두 끝냈습니다. 올해는 개발계획 수립에 중점을 두고 추진될 것입니다. 2∼3월 내에 사업시행자 선정과 함께 개발예정지구가 지정되고 하반기부터 보상도 본격 이루어지고 연말쯤 개발계획을 확정해서 내년 중에는 착공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김=올 한해 할 일도 많고 희망도 크지만 어려움이 산적한 만큼 인내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역사 속에서 우리 경북은 나라가 어려울 때 마다 구국의 전선이 구축되었던 국난극복의 보루였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똘똘 뭉쳐 경북의 전진과 도약을 위해 일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지난해까지 도민들과 함께 새로운 경북의 틀을 마련했습니다. 법을 만들고 계획도 수립했습니다. 이제 내용을 채우고 탄력을 받아 속도를 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안정을 확실히 챙기겠습니다. 계획한 사업들이 구체화 되도록 현장을 지키고 성과가 피부로 느낌이 전달되도록 하겠습니다. 도지사는 주식회사 경북의 사장이고 공무원은 직원입니다. 경상북도 CEO인 도지사가 어려운 현장의 전면에 서서 일하겠습니다. 공직자들도 정신무장을 새롭게 해서 현장에서 하나하나 챙겨 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혼자 가면 단순한 길이 되지만 함께 하면 역사가 된다고 했습니다. 융합의 모습으로 함께 가야한다고 보고, 많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대담=이성원 편집국장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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