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본인 확인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
직장인 허은영(여·27)씨는 지난 17일 지인들로부터 오는 수십통의 전화에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허씨의 인터넷 메신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해킹, 메신저에 등록된 지인들에게 "급하게 보내야 하는 돈이 있는데 보안카드를 갖고 오지 않아 보낼 수 없으니 대신 좀 보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전화를 받고 메신저 비밀번호를 바꾸고, 지인들에게 해킹당한 사실을 알리고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2명의 친구가 100만원씩 보낸 뒤였다.
허씨의 친구들은 경찰에 신고한 후 곧바로 은행에 부정계좌 및 지급 정지 신청을 하고 통장에 돈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해당은행측은 “돈을 돌려 받을려면 소송을 해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메신저 피싱 사실이 확실하고 계좌가 대포 통장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는데도 돌려 주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황당해 했다.
◆8월까지 피해 3천건 42억원 달해
전화를 이용한 보이스 피싱에 이어 메신저 비밀번호를 해킹한 후 아이디를 도용해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나 지인에게 급전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접근, 돈을 빼앗는 신종 메신저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으며 이미 다수의 해킹된 사이트로부터 수많은 개인정보가 유출된 상태라는 점이다.
경찰청 조사결과 올해 8월까지 메신저 피싱 피해신고 건수는 2,899건으로 현재까지의 피해액수는 42억여원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정보유출 등 보안 노력 시급
보이스피싱에 대한 단속과 홍보가 강화되면서 메신저 피싱으로 범죄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메신저 혹은 인터넷 카페 등에서 지인을 가장해 돈을 송금 받는 사기를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예방책은 이것을 이용하는 우리 개인에게 있다. 메신저 피싱을 방지하기 위해 컴퓨터에 반드시 보안프로그램을 설치 운영하고,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파일의 다운로드를 자제해야 한다. PC방이나 공용PC에서는 메신저 이용을 자제하고, 이용을 하고 난 뒤에는 반드시 로그아웃을 하고 현재 이용하는 각 웹사이트의 비밀번호 등은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물론 각 웹사이트의 비밀번호와 아이디는 다르게 설정-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안철수연구소와 이스트소프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V3라이트 또는 알약을 통한 악성코드와 바이러스 검사 치료 백신으로 컴퓨터를 자주 검사해 개인정보 유출을 막아야 할 것이다.
네이트온의 경우 메신저 피싱에 대한 피해 예방책으로 도용 신고버튼 서비스를 지난 7일부터 제공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상대방의 대화가 평소와 다르게 의심이 들 경우 대화창 내에 있는 신고버튼을 클릭해 고객센터에서 신고하는 방식이다. 신고가 접수되면 문자를 통해 도용여부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끝으로 우리 모두 메신저 피싱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말고 내 주변, 내 가족 등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켜 피해가 발생치 않도록 함께 노력하고 메신저를 통해 송금 요청이 왔을 때 바로 송금하기 보다는 반드시 전화로 본인임을 확인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최선의 예방법이 될 것이다./장윤혁 프리컴퓨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