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비교적 많은 칠곡지역 초등학교들이 가을에 쏠리는 학예발표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를 피하기 위해 가을운동회를 봄운동회로 앞당겨 열고 있다.
가을운동회가 봄에 열리면 봄운동회라고 해야할텐데 `한마음축제`라고 부른다. `운동회`는 청-백군이 나눠 겨루는 시합의 이미지가 강하고, 축제하면 학생들이 준비한 공연 등으로 학부모와 함께 어울려 즐기는 의미로 다가온다.
명칭은 시대적 흐름에 맞게 한마음축제로 바뀌었다고 하자. 그러나 물질적으로 어려웠지만 종전의 가을운동회에서 누렸던 정신적 풍요까지 퇴색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풍요와 수확의 계절, 가을에 열리는 운동회가 그리워지는 것은 가난하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여유가 있었고, 넉넉했기 때문이다.
일부 초등학교 어머니회는 이번 한마음축제가 열리고 있는 교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버젓이 학교발전기금을 모금했다. 물론 자발적이었겠지만 다수의 학부모들이 모이는 공식적인 학교행사장에서 기금을 모금하는 것은 누가 봐도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강원도교육청은 어머니회 등 자생단체들이 학부모들에게 일정액을 할당하는 불법 찬조금 조성 행위가 적발될 경우 부패행위로 간주, 행정감사 처분기준에 따라 엄정 조치하고 있다. 합법적인 학교발전기금은 연 2회 모금할 수 있도록하고 그 결과를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토록 했다.
칠곡지역 초등학교도 학교발전기금을 얼마든지 떳떳하게 조성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합법적이어야 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스런 자녀와 학부모, 교직원들이 일심동체로 순수하게 즐겨야 하는 한마음축제장에서는 학교발전기금을 모금하지 말고, 아이와 학부모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놀이의 장이 돼야 하리라./jsuk1203@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