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의 전쟁`… 국민 전체의 재산-생명 보호해야 수위저하로 상수원 수질개선-안정적 물공급 대두 "대구 취수원 이전하면 하류지역 수량부족 초래" 3월22일 `세계 물의 날`의 날을 맞아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리자 왜관 낙동강이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수위가 낮아진 반면 유례없는 집중호우 시에는 범람이 우려, 낙동강 수질개선과 안전한 물 공급 등을 위해 `낙동강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낙동강 수량은 최근 `호국의다리`와 바로 옆에 위치한 왜관교 등의 교각 받침대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급감해 있는 상태다. 낙동강의 최초 발원지인 태백시 황지연못마저 말라가고 있고, 낙동강에서 물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안동호조차 요즘 주변이 말라들어가고 있어 낙동강 중하류는 말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남의 젖줄이자 식수원인 낙동강의 상수원 수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낙동강의 상수원인 물금(낙동강 중하류부의 물금 수역은 부산 경남권의 중요상수원)도 작년부터 지속된 가뭄 때문에 유량이 감소하고 영양염류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조류가 과다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주요 상수원 상류의 폐수 배출업체에 대한 유해화학물질의 관리를 강화하고 처리시설에 대해 기술을 지원하거나 지도·점검의 빈도를 높이는 등 다각도의 수질개선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1월 오염도가 높아졌던 1,4-다이옥산에 대해서는 낙동강 유량이 평수기로 회복될 때까지 고농도 폐수를 위탁처리토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하천 오염은 홍수 때도 있고 가뭄 때도 있다. 홍수 때는 각종 쓰레기가 무더기로 하류로 쓸려 내려오지만 상하류 지자체들이 서로 처리 부담을 지지 않으려고 떠미룬다. 실제로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4호 태풍 `매미`가 칠곡지역을 강타한 지난 2003년 9월11일 각종 쓰레기가 왜관 낙동강으로 떠내려 왔다. 특히 이날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4시까지 이곳은 147.4mm의 강수량을, 44.5mm의 최고 시우량(시간당 강우량)를 각각 기록했다. 낙동강 왜관교 최고 수위는 같은해 9월13일 오후6시 경계수위 7m를 넘어선 7.89m를 보였다. 이는 위험수위 9m보다 1.11m가 부족한 수치다. 왜관교 등에 비해 교각이 훨씬 낮은 호국의 다리는 상판까지 수위가 육박, 낙동강물이 아슬아슬하게 교각 사이를 흘러가 더 많은 강물이 불어났을 경우 자칫 다리의 잠수에 따른 홍수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우려됐다. 주민들이 인도로 사용되고 있는 호국의 다리는 양쪽에 1997년 1일 1만4천500t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광역상수도관(길이 469m)이 설치돼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된 바 있다. 당시 낙동강 제방이 낮은 왜관읍 금산리 일대는 강물이 범람, 국지도 67호선까지 강물이 흘러 나왔었다. 그러나 지금은 낙동강이 너무 말라 상수원 수질 등이 문제다. 정부는 가뭄과 홍수의 관건인 물로부터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홍수와 가뭄에 동시에 대비하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이다. 집중호우 시 반복되는 수해를 예방하고, 동시에 가뭄 때에는 물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4대강 주변에 중소규모 댐 및 홍수조절지 5개가 건설되고 농업용 저수지 96곳도 정비된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에 7개 선도사업지구가 지정됐고,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는 지난해말부터 순차적으로 `첫 삽`을 떴다. 경북은 지난해 12월29일 안동서 시동을 걸었다. 정부는 다음달 초에 마스터플랜 초안을 확정하고 6월부터는 본격 발주에 들어가며, 2011년에 준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불거진 대구시의 취수원 이전문제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차원에서 해소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대구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구시의 취수원 이전과 관련, "국토해양부에서 안동댐을 비롯 영주 송리원댐, 낙동강과 김천의 감천이 합류하는 구미 선산 상류 낙동강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구미 선산 상류 지점은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수중보를 설치하면 대구가 필요로 하는 하루 60만t의 물을 끌어 오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감천이 합류하는 선산 낙동강 상류지역은 칠곡군민의 식수를 공급하는 구미 해평취수장보다 8㎞쯤 윗쪽에 위치, 대구시의 취수원이 선산 상류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칠곡을 비롯한 영남의 하류지역은 낙동강 유지수 부족에 따른 수질악화가 우려된다고 칠곡군수도사업소 관계자는 밝혔다. 대구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른바 `새치기` 취수를 하려는 만큼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대구경북녹색연합도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대구시가 발표한 취수원 이전용역 추진과 사업비의 국비 지원검토에 대해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성명서에서 "이번 취수원 이전 논의는 확인결과 취수원 이전 대상지의 기초지자체나 경북도와 단 한번의 상의도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발표이고, 기존의 용역인 `낙동강 수계 취수원 이전 타당성 검토` 결과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여도 전혀 타당성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녹색연합은 "한나라당과 대구시가 취수원 이전 대상지로 선정한 안동댐과 영주 송리원댐, 구미 선산 낙동강을 각각 검토해보아도 상수원으로 지정됨으로 각종 개발제한이 되며, 이는 지역민의 반발과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환경적인 측면도 대구시가 하루에 150만톤 이상을 물을 사용함으로써 하류지역 수량부족문제가 생기며, 이는 하천의 건천화로 자연생태기능을 상실해 생태계 파괴와 수질오염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낙동강살리기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대구 낙동강 하류에도 맑은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대구시와 홍준표 원내대표는 도수로(導水路)를 새로 건설하는 인위적인 대토목공사를 벌여야 하는 취수장 이전을 서두르지 말고 정부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신중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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