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락 길게, 누가 파스텔로 스윽 그어 놓았나 산수유 노란 꽃가지 아래 금모래 옆으로 끼고 은비늘 반짝이며 섬진강이 누워 있다 허리춤쯤의 화개장터엔 만삭의 벚꽃이 산고를 앞두고 엊저녁 그리도 진통을 겪더니 오늘 아침 활짝 몸을 풀었다 조부님 두루마기 같은 구름을 깔고 앉은 청학선원 삼성궁, 그곳엔 장구한 배달의 정기가 서려 있고 겨레의 명산 지리산 천왕봉이 의젓이 솟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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