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각 장애인 5급인 지천면에 사는 김옥회입니다. 옛말에 "몸이 10냥이면 눈이 9냥"이라는 말이 있듯이 신체부위 중 가장 중요한 부위의 장애로 산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닙니다. 구직은 물론 보통사람들의 예사로 여기는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왜 나에게 이런 장애를 갖게 되었는지 하늘이 원망스러울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커가는 아이 모습과 나보다 더 큰 시각장애를 가진 분 들을 볼 때 나 자신을 위로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의 불행을 보고 나에게 위로나 용기를 얻는다는 게 죄스럽기 하지만 이분들보다 신체적으로 나은 나에게도 뭔가 이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용기가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몇 년전부터 시각장애연합회에 가입하였고 매주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봉사는 중증 시각장애인으로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무료로 목욕시켜 드리는 일입니다. 중증 시각장애를 지니신 분들이라 외부에서 목욕한다 것이 보통 불편한 일이 아닙니다. 우선 이분들이 목욕을 하기 위해서는 집밖을 나서야 합니다. 그러나 알다시피 현재 도로에는 차들이, 인도 역시 불법 주차, 노점상등이 점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로변에는 물건이 불법으로 산재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이분들이 집 밖을 나선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일이나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어찌하여 이분들이 집 가까운 목욕탕에 직접 가서 목욕을 한번 못하고 댁에서 같은 시각 장애인의 손으로 씻어야 하는지, 이 나라 시각 장애우에 대한 복지가 밑바닥인지 개탄스럽습니다. 독자들 가운데 이 나라가 장애인을 가진 분들의 복지 시설에 투자의 당위성에 의문을 가지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의 불만세력은 최소화 하고 사회의 보수 세력은 많아야 그 사회나 그 국가가 존속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누구든지 장애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장애인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닙니다. 반대말은 비장애인입니다. 이같이 장애인을 위한다는 것은 미래의 장애인인 비장애인을 위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끝으로 독자 여러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우리 장애인에 대한 조그만 관심과 표현이 우리사회를 보다 더 정의롭게 만들수 있다는 것입니다./김옥회·지천면 심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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