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10월 개교 100주년을 맞은 대구 계성고등학교 70회 졸업생이 졸업후 25년만에 모교를 찾는 `홈커밍` 잔치를 벌였다. 영남지역 최초의 중등교육기관으로 문을 연 계성고는 지난 1906년 미국 북장로회 소속 선교사였던 제임스 애덤스(한국명 안의와) 박사가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식의 근본이니라’라는 성경 구절을 건학이념으로 삼아 설립했다. 이 학교는 1911년 12명이 첫 졸업을 한 이후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숱한 인재를 길러 내는 등 지금까지 졸업생 6만여명을 배출했다. 2000년부터는 남녀공학으로 바뀌었다. 문인-예술인-언론인으로 명성이 있는 계성고 졸업생은 작곡가 현제명(8회·작고), 소설가 김동리(21회·작고), 시인 박목월(23회·작고) 선생, 김문순(49회) 조선일보 발행인, 신상민(52회) 한국경제신문 사장, 박승규(70회) KBS 기자(노조위원장) 등이다. 정계에는 김용태 전 대통령 비서실장, 장영철(영진전문대 학장) 전 노사정위원장, 이강철 전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 등이 주목을 받았다. 학생들의 체력단련을 위해 1935년 창설된 이 학교 유도부는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며 한국 유도계를 빛낸 스타들을 배출했다. 안병근(68회), 이경근(68회), 김재엽(70회) 씨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3명도 계성고 출신이다. 올해 홈커밍 기수인 70회 김재엽 씨는 이날 동기들과 함께하는 홈커밍잔치에 참석, 인기가수 변진섭 씨를 초청하기도 했다. 김재엽, 황광훈, 김예수, 박은도, 김종영으로 구성된 70회 유도부는 전국대회에서 15번 연속 우승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계고 70회는 서울대에 28명이나 합격했고, 의사와 한의사만 해도 75명이나 된다. 특히 계성고는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깊이 각인, 동문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만만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70회 동기들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있었다. 아나운서가 "계성고 학생들은 다른 학교 학생들과 어떻게 다르지요"라고 물었다. 한 동기는 "시내버스를 타면 왼쪽 가슴이 튀어나오고 오른쪽 어깨가 올라갑니"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대다수 타학교 명찰이 하나같이 직사각형이었으나 계성학교 명찰은 학교 마크의 특이한 역삼각형이었고, 이같이 차별화된 자부심이 가슴 속에 심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70회 홈커밍(추진위원장 김우철 FM치과 원장)이 지난달 18일 오후1시부터 시작됐다. 이날 참석자는 70회 동기-부부 350여명. 역대 계성학교 홈커밍에서 가장 많이 모였다고 한다. 25년만에 만나 하룻밤을 세워도 추억을 되새기기에는 너무 부족한 시간이었다. 아쉬움과 남은 그리움은 5년후 예정된 부부동반 추억의 수학여행에서 이어가야 할 것 같다. 동기들이 낸 홈커밍 총회비 1억5천여만원은 행사비용, 은사-교직원-재학생 선물과 모교발전기금 등에 사용됐다. 70회 홈커밍 1교시는 3학년 때 자기반 교실을 찾아가 담임교사와 감개무량한 재회를 했다. 2교시는 대강당에서 모두 기립박수로 입장하는 은사를 맞이한 후 기념행사를 가졌다. 3교시는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만찬을 가진후 4교시는 이곳에서 화합한마당 잔치를 벌였다. 정만진 61회 선배는 지난달 나온 계성동창회보에서 70회 홈커밍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이번 홈커밍데이에 맞춰 사상 처음으로 발행한 `보고 싶다, 친구야` 70회 책자에 소개된 `스승님께 드리는 글`에서 70회 동기들은 다음과 같이 다짐하고 있다. `저희들은 계성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이 사회에서 진실로 필요한 사람으로 살고 있으며, 또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 가겠습니다` 계성의 자랑 70회 동문들이여! `햇빛과 같은 너의 광채를 세상에 비춰라 영원무궁 비춰라`(교가 끝부분)" 이성원(계성고 70회) 편집국장 newsir@naver.com 시인 박목월(계성학교 23회) 오 오 50년 겨레가 굴욕의 구렁텅이에 빠지기 전 날 밤에 눈을 뜨신 어머니, 당신의 자비롭고 어지시고 총명한 눈을, 구름을 뚫고 오히려 누리에 춤만한 광명을. 오 오 어머니 배움에 목마른 자에게 당신이 물려주신 그 젖꼭지를, 삶의 참된 뜻과 하나님의 말씀에 굶주린 자에, 당신이 베푸신 영생의 샘물을. 허나 이제 받으소서. 당신의 아들들이 드리는 이 꽃다발을 모든 것은 당신 것이나 다만 참되게 살려는 당신이 베풀어 주심으로 하여 우리가 간직한 이 뜻이 맹세로 이룩한 들꽃같이 초라하면서도 당신에게는 어여삐 여기신 이 꽃다발. 오 오 계성! 당신이 겪으신 50성상의 뼈저린 고난을 허나 고난속에 길러 준 자식이므로 한결 어머니의 사랑이 절실하듯 이제 미소를 띄우고 이 잔치를 굽어 보소서. 계성! 당신은 눈을 감으실 날이 없는 영원한 어머니 길이 이 땅에 한 개 한 개 열매를 이루어주시는 그 어머니 열매에는 늘 꾸많은 싹이 깃들어 있듯, 당신의 아들에게 하나님의 뜻과 진리의 싹을 슬며서 베풀어 기름진 땅 위에 뿌려주시는 오 오 계성, 우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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