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교` 게이트볼장, 2년여만에 철거…7천만원 별로 사용하지 않는 멀쩡한 청심관 신축…9억원 신축한 본청 별관 1년여만에 다시 증축…12억원 칠곡군의 근시안적 행정으로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이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군당국의 예산낭비 사례를 보면 우선 설치한지 2년여만에 철거해야 하는 `호국의 다리` 인근 게이트볼장. 군은 지난 2005년 5월 모두 18억원의 예산을 들여 왜관 호국의 다리 인근에 2호광장(호국의 광장) 공사를 시작해 같은해 하반기 완공했다. 왜관 낙동강변과 도로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원래 교통시설물을 설치하는 광장시설로 돼 있었다. 흔히들 `교통섬`으로 이해하면 쉽다. 도로 로타리 중간에 조성되는 화단이나 분수시설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같은 광장은 교통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설물을 설치, 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해야 한다. 그러나 게이트볼장은 스포츠공간으로 체육시설에 해당된다. 광장시설에 체육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은 여기에 7천만원을 들여 게이트볼장 2곳을 설치했다. 불법으로 설치한 이 게이트볼장은 3년도 안돼 국도 67호선 공사로 철거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시공사 현장소장은 게이트볼장 시설을 왜관∼석적 국도건설 공사중 왜관 과선교 공사를 위해 3월에 철거할 예정이라고 공고했다. 군관계공무원은 "이 사실을 몰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도 공사의 경우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고 노인들의 요구가 있어 게이트볼장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군은 또 지난 7일 모두 9억원의 예산을 투입, 군청과 100여m 떨어진 왜관리 청심관(군청 일반작업실, 구 군수관사)을 허물어 2층 연면적 500㎡ 규모의 별관을 신축하고 있다. 군담당공무원은 "청심관이 너무 노후돼 있고, 본청 사무실이 좁은 데다 칠곡군이 시로 승격, 늘어나는 부서에 대비해 일반작업 공간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이 공사를 발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산작업실, 새주소작업장, 개별주택작업장 등은 본청내 별관으로 이전한 본청 구 의회사무실 공간을 각각 이용하고 있다. 또 칠곡시 승격은 일단 물 건너간 것으로 결론 난 만큼 군담당자의 설명은 궁색하게 들렸다. 굳이 수억을 들여 별로 사용하지 않는 멀쩡한 청심관을 철거하고 신축해야 하는가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칠곡군의 청사신축 계획이 주먹구구식이어서 예산낭비 결과를 가져온 것은 의회청사 별관 신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군은 2006년 4월 11억여원의 사업비로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068㎡의 별관 건물을 완공해 차량등록사업소 등 4개부서를 입주시켰다. 그러나 별관을 완공한 지 1년여만에 본청사 공간 부족을 핑계로 다시 지난해 5월부터 12억여원의 예산을 투입, 연면적 924㎡의 3,4층 증축공사에 들어갔다. 완공된 별관에는 현재 1층은 의회사무과, 차량등록사업소, 2∼4층은 군의회 청사로 사용하고 있다. 불과 1년여만에 증축공사를 벌여 예산낭비 등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존 건축물에 3,4층을 증축하는데 사업비는 신축 당시보다 더 많았을 뿐 아니라 처음부터 지상 4층 건물로 설계, 완공했다면 수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왜관에 사는 박모(42·회사원) 씨는 "칠곡군의 일부 행정이 1∼3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이어서 엄청난 시민혈세가 낭비되는데도 군공무원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같은 예산낭비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지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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