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신협 도현우씨, 강도 흉기에 찔려 숨져 사후에도 움켜쥔 두 손 펴지지 않아 안타까움 더해 최애경 교수 "돈보다 사람이 우선인 교육 실시해야" "돈이 뭐가 중요하다고 목숨까지 던져가며 잡는다고, 돈 있는 대로 주었으면…." 왜관신협 남부지점에서 강도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고 도현우(사진) 씨의 아버지가 흐느끼며 잇지 못한 말은 돈을 순수히 주었다면 아들이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남부지점 직원 도현우(31) 씨는 지난 15일 이곳 후문으로 침입한 정모(43) 씨가 여직원 박모(36) 씨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돈을 요구하는 것을 보고 이를 저지하다 흉기에 가슴이 찔려 숨졌다. 정씨는 이날 업무를 마감하는 오후 5시쯤 허술한 틈을 타서 직원수가 지점장 등 3명으로 비교적 규모가 작은 남부지점을 침입했다. 범인 정씨는 격투 끝에 남부지점장과 인근 아파트 경비원 등에 붙잡혔다. 도씨는 소중한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 동료직원과 고객이 맡긴 돈을 지켰고, 사투를 벌여 범인을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자신을 찌른 범인의 흉기를 쥔 도씨의 손에는 칼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고 왜관신협 관계자는 전했다. 놀라운 사실은 신협장(信協葬)으로 치러진 도씨의 시신을 염(殮)하면서 움켜쥔 두 손을 펴 주려고 수차례 시도했으나 끝내 두 손이 펴지지 않아 그대로 염을 했다는 것이다. 도씨가 사후에도 두 손을 움켜쥐면서 끝내 지키려고 했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숨진 도씨는 말이 없다. 그렇다고 살아 있는 우리가 이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의사자 선정, 범죄피해자보상금 지급, 용감한 시민상 추서, 성금모금 등은 `말할 수 없는 우리가 제한된 행동으로 보여줄 수 것`이다. 이화여대 최애경 국제사무학과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 칼럼에서 도현우 씨 피살사건과 관련, "인간의 목숨은 돈보다 훨씬 소중하다. 그런데 금융기관 강도 사건이 날 때마다 직원들이 목숨을 걸고 용감하게 싸워 붙잡기라도 하면 언론과 사람들은 갈채를 보낸다. 이러한 용감한 시민에 대한 보도는 자연스레 사람들에게 강도가 침입하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고 가르친다"며 돈 때문에 목숨을 걸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두에 소개한 숨진 도씨 아버지의 말과 일치한다. 최교수는 칼럼을 통해 "이제는 금융기관 근무자들의 목숨을 건 격투를 칭찬할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의 안전수칙을 일반인들에게 계몽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행도 돈보다 사람이 우선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심고를 졸업한 후 섬유공장을 다니며 대학을 나와 2년간 농협중앙회 칠곡군지부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5월 왜관신협에 입사한 도씨는 얼마 전 임대아파트를 마련, 두살배기 딸과 아내를 위해 결혼식을 곧 올리겠다는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떠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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