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을 상징할 만한 대표 페스티벌 발굴해야"
참신한 볼거리 체험 등으로 다시 찾도록 하자
풍성한 가을철, 축제도 많고 행사도 넘쳐난다. 군민체전, 학마을축제, 왜관포도축제, 평생학습축제, 가산산성축제, 군수기 축구대회, 군수배 테니스대회, 건강증진예술제, 가산 산성마을 청정채소 품평회, 과일 품평회-야생화 전시회….
그러나 풍요 속의 빈곤인가? 해마다 되풀이되는 상당수 축제-행사가 보고 먹고 놀자판 일색이니 칠곡을 상징할 만한 이렇다할 대표축제가 아쉽다.
특히 10월이면 축제-행사가 많이 몰리지만 올해는 10월 20일 이전으로 더더욱 집중됐다. 공직선거법이 이달 20일부터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및 각종 행사 개최-후원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칠곡군이 예산을 지원하는 축제-행사가 10월 20일 이전으로 몰리면서 배상도 군수를 비롯한 기관단체장, 지방의원 등은 하루에 몇군데나 되는 축제-행사장 참석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가산면 옛 하판분교 운동장에서 열린 2007가산 학마을 농산물축제는 지난 7일 제1회 왜관포도축제와 같은날 개최, 학마을축제를 주최한 가산농업발전위원회는 축제 참석자들이 양쪽으로 갈려 농산물 홍보-판매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왜관포도축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제 지역축제도 서로 경쟁하는 시대인 만큼 같은날 축제를 열어도 주민들이 축제내용을 알아보고, 가고싶은 곳에 가므로 더 많은 참여자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좋은 기획과 참신한 볼거리-체험거리 등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왜관 매원초교에서 가진 왜관포도축제를 놓고 논란이 많다. 우선 축제라는 명칭이다. 축제의 사전적 의미는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이다. 왜관읍 아곡리 등태작목반이 생산한 거봉포도만을 내놓고 벌이는 작은 마을의 행사를 축제라는 말을 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왜관 매원리 포도, 지천면 포도 등도 있는데 이 지역 농업인들은 등태작목반의 거봉포도축제가 지역의 대표 포도축제로 오인할 수 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지천면에 사는 이모씨도 "등태라는 말은 아주 토속적인 만큼 행사명을 `왜관포도축제`보다 `등태포도축제`라고 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고 밝혔다.
요컨대 왜관읍 매원리, 등태마을, 지천면 등의 캠벨, 거봉 등 칠곡 전체의 다양한 포도를 대상으로 하는 `칠곡포도축제`를 개최하든지, 아니면 마을단위 `등태포도축제`를 열라는 것이다.
왜관포도축제 관계자는 "캠벨과 거봉은 출하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과 포도종류를 모두 아우러는 포도축제를 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올해 처음 열린 왜관포도축제는 등태작목반 농업인 한사람씩 자기가 재배한 포도도 팔고 행사도 즐길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아는 사람을 초청하는 식으로 이뤄졌다"며 "이제 지역 농산물축제는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산지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보다 새로운 볼거리-할(체험)거리-먹거리 등을 끊임없이 제공해 다음에 다시 찾고 싶은 행사로 만들어 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말이 축제지, 포도를 비롯한 농산물축제는 지난 20일 열린 가산 산성마을 청정채소 시식-품평회 및 24일부터 3일간 농업기술센터에서 가지는 과일품평회 등처럼 도시민 등을 초청, 농산물을 홍보-판매하는 마켓팅 전략의 일환으로 열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술을 너무 앞세운 농산물축제는 다음부터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는 만큼 멋진 볼거리-체험행사를 새롭게 꾸준히 마련해야 `축제`라는 말을 붙여도 그야말로 손색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김규호 경주대 교수는 지난 18일 교육문화복지회관에서 가진 `칠곡군 장기종합계획안 주민공청회` 토론자로 나서 "칠곡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축제를 발굴해야 하는데 현재 열리고 있는 아카시아벌꿀축제는 좀 그렇다"며 "호국의 축제, 평화의 축제 등이 칠곡을 대표할 만한 축제의 소재가 될 수 있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