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문은 자신이 경험한 일이나, 알고 있는 배경지식을 근거로 제시하여 주장을 펼쳐야 하는 글이다. 그런데 알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가 빈약하다면 자신의 주장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왜 옳은지를 증명할 수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폭 넓은 독서를 통해 배경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책 속에는 많은 지식과 지혜, 정보로 가득할 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과거와 현재가 다 들어 있다. 또한 미래를 비춰 볼 수 있는 거울까지도 들어있다. 굳이 필자가 강조하지 않더라도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을까.
사람의 마음속에는 두 가지의 본능적인 욕구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욕구이며, 또 하나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욕구이다. 듣고자 하는 욕구를 달리 말하면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의 행위이며,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는다.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는 누구나 다 있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어떤 아이는 책을 좋아하고 또 어떤 아이는 책을 싫어한다는 게 문제이다.
여기서 잠깐 ‘아라비안나이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가 알고 있는 ‘아라비안 나이트’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인물은 샤라자드(chahrazade)라는 여자다. 그녀는 수많은 이야기를 임금에게 들려준다. 그런데 그녀가 하는 이야기들은 자기가 직접 체험한 이야기가 아니라 책에서 읽었거나 남에게 들은 이야기들이다.
`천일야화`에 기록된 것을 보면 샤라자드는, 임금들에 대한 서적이며 연대기, 전설에 정통했고 또 옛사람들의 문화와 삶, 구전되는 여러 가지 교훈들에 대해서도 많이 듣고 읽어 알고 있었다. 또한 고대민족과 과거의 통치자들에 대한 역사책을 수집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뿐만 아니라 시인들의 작품을 자세히 읽어 그것을 줄줄이 외우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박식하고 총명한 그녀가 성격까지도 쾌활하였다나. 이러한 그녀가 왕 앞에서 끝없이 긴 이야기를 하게 된 경위는 널리 알려져 있다.
왕은 아내의 부정행위에 크게 노하여 여자의 정절을 못 믿게 되고, 하룻밤을 함께 지낸 처녀를 죽이는 기벽을 갖게 된다. 그런데, 이런 일을 보다 못한 사형집행관의 딸이 자진하여 왕 앞에 나아가 ‘이야기’로 왕의 노여움을 풀려고 한다. 그 사형집행관의 딸이 바로 샤라자드이다.
그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함으로써 자기의 죽음을 유예시켜 나갔다. 샤라자드가 왕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자기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일이다. 이야기가 재미없어 왕이 그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면 샤라자드는 죽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야기의 재미와 호기심이다. 아이들이 책을 싫어한다는 것은 이 두 가지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 자녀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먼저 재미있는 책부터 골라줄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내 자녀에게 읽히고 싶은 책보다 내 아이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부터 골라 주어야 한다. 일단 재미로 독서능력을 쌓은 후에 읽히고 싶은 책을 읽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