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15 오후 8:58] 칠곡군이 본지 기사에 불만을 품고 아파트 단지 등에 배포된 칠곡신문 수거에 나선 것은 추악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지난달 22일자 본지 1면에 실린 `노동자는 힘들게 일했는데 배군수는 침실에서 낮잠까지?`라는 제목의 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로 보여진다. 아니 일각에서는 배상도 군수에게 불리한 기사가 나가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잉충성(?)하는 일부 공무원들이 아파트단지에 배부된 본지 수거를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배 군수가 직접 지시했는지, 군공무원 가운데 누군가의 제안에 의한 것인지, 누구의 지시로 읍-면으로 내려갔는지 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지역을 생각하는 젊은 언론`을 지향하는 본지는 그 동안 주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지역 현안 문제 등을 사실적으로 보도, 상당수 독자들의 호응을 받아왔다. 때로는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 등을 강하게 표출시키기도 했다. 이러는 과정에서 칠곡군 일부 공무원들이 징계를 받는 안타까운 일이 생겨나기도 했다. 공무원이 징계받을 정도로 잘못한 일이 있으면 징계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상급자에 의한 부당한 지시 등으로 억울하게 징계를 당하는 경우는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하급자는 이같이 잘못된 지시는 당연히 거부해야 한다. 그러나 관료체제에 있어서 공무원이 아무리 소신있게 행정을 수행더라도 자신의 주장과 입장을 끝까지 고수하기란 힘든 실정이다. 요컨대 본사는 본지의 기사내용으로 하위직 공무원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의 징계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일부 군공무원은 본사를 방문, "고래싸움에 무고한 새우가 다쳐서야 되겠느냐"며 보도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구했다. 본지는 이를 감안, 칠곡군에 대한 비판기사를 쓸 때 가능하면 피치못할 사정으로 일을 저지른 일선 공무원의 입장을 생각해 주었다. 그러다보니 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군수에게로 기사의 초점이 맞춰지기도 했다. 때문에 일부에서 `칠곡신문은 배군수 비판하는 언론`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그러나 센스있는 군직원들은 본지의 군수 비판기사를 보고,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지난달 22일자 `노동자는 힘들게 일했는데 배군수는 침실에서 낮잠까지?`란 본지 기사도 여러 측면에서 봐야 한다. 아파트단지 등에 쌓여있는 불법쓰레기 배출 및 해고된 환경미화원들의 제보내용 등을 본지에 기사화하면 일선 담당공무원은 곤란을 겪게 된다고 본다. 군청 앞에서 복직을 위해 투쟁하는 해고 환경미화원 등을 감시한다고 군공무원 본연의 업무가 도외시되고 있는 이 마당에 말이다. 그리고 `노동자는 힘들게 일했는데 배군수는 침실에서 낮잠까지?`, 이 기사가 언론중재위원회나 법원 판결에 따른 오보로 명백히 판명 나지도 않았는데 `칠곡군청 공무원 일동`이란 이름으로 자기들 멋대로 `명백한 오보`로 규정하고 칠곡알림터 등에서 `명예훼손` `군민 앞에 정중히 사과할 것` 등 운운한 것 자체가 되레 칠곡신문에 대한 명예훼손이 아닌가? 칠곡알림터는 수강생모집, 예방접종, 암환자 치료비지원 등 주민들이 꼭 알아야할 공지사항을 게재해 왔다. 그러나 칠곡군은 칠곡알림터 2005년 12월호 2면과 3면에 환경미화원 등의 군수실 불법난입 규탄내용 및 본지의 `노동자는 힘들게 일했는데 배군수는 침실에서 낮잠까지?` 기사에 대한 반박문을 각각 전면으로 게재했다. 이는 예방접종 등과 같이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꼭 알아야할 공지사항에 속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군은 이를 무시하고 알림터에 군수실점거-농성과 관련한 사진-내용 및 본지 기사내용에 대한 반박문을 2개면 전체에 게재했을까? 칠곡알림터 12월호는 4만부 발행에 군예산 336만원이 들어갔다. 군예산은 `배상도 씨` 개인 돈이 아니기에 이 책자 2,3면에 배상도 군수를 대변하고 옹호하는 내용을, 그것도 2개면 전면에 도배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군은 이를 피해가기 위해 반박문 끝에 `칠곡군청 공무원 일동`이라는 문구를 달았는지 묻고 싶다. 그러나 일부 군직원은 이곳에 명시된 `칠곡군청 공무원 일동`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본사에 고백했다. 국어사전에 일동은 `어떤 집단이나 단체에 든 모든 사람`을 지칭한다고 나온다. 대다수 공무원들은 `칠곡군청 공무원 일동` 이름으로 이같은 내용이 발표되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군청 기획감사실 관계공무원은 이를 무시하고 "직원들의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되면 `일동`이란 말을 사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각 읍-면에 걸려있는 환경미화원 규탄 현수막 내용이나 본지 반박문 등이 `칠곡군청 공무원 일동` 이름으로 나가면 620여명 군공무원 전체에게 의사를 물어볼 수 없는 상황이라도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은 갖췄어야 할 것이다. 이같은 내용을 게재한 칠곡알림터가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석적면에 사는 채모 주민은 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 책자 주요 내용이 군수에 대한 변명이고, 예산낭비라며 해명 때문에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본사는 최근 칠곡군의 이같은 일련의 작태는 일부 공무원들의 과잉충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주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배포해 놓은 칠곡신문 수거에 나선 공무원들이 어떻게 주민들 앞에서 떳떳이 공무를 집행할 수 있겠는가? 본사는 다만, 묵묵히 자기일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침묵해야만 하는 상당수 공무원들 및 본지를 지지하는 독자-주민 여러분들 곁에 항상 있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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