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모든 사람에게 직업을 보장해 주다보니 능력에 관계없이 절대 해고될 일이 없었으며, 특히 국영기업체 직원들에게는 그 정도가 심했다. 그러다 보니 국영기업체 직원들은 대충 근무를 해도 높은 급여와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데서 ‘철밥통’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하여 공무원에게는 ‘철밥통’이라는 별명이 따라붙는다.
‘파킨슨법칙’과 헷갈리기 쉬운 ‘파킨슨병’이라는 것이 있다. 치매처럼 무서운 노인성 질환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시릴 노스코트 파킨슨(C.Northcote Parkinson)은 영국정부에 퍼져 있던 불합리한 현상을 이해할 수 없어 이코노미스트지에 공무원 조직은 업무량에 관계없이 스스로 증대하는 본성이 있다는 고발성 기고문에 "공무원들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일부러 일을 만들어낸다"는 결론을 내렸다. 파킨슨법칙대로 운영되며 관료들이 조직 키우기에 혈세를 낭비하는 나라는 결국 ‘파킨슨병’에 걸릴 수밖에 없다.
최근 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촉발된 공무원들의 인사혁신 바람은 말 그대로 전체 공무원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지방공무원법 65조는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불량한 공무원을 직위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 퇴출이 느닷없는 칼바람이 아니라 법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공무원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 황당하기 짝이 없겠지만, 국민은 그 같은 결단을 내린 리더에 대하여 박수를 보내고 있다. 속이 시원하다고들 한다. 국민이 박수갈채를 보내는 이유는 앞으로 공무원으로부터 더욱 공정하고 친절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러한 조치는 서울시의 경우를 보더라도, 부패하고 나태한 공무원 3%를 퇴출시켜 절대 다수의 선량한 공무원들이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훨씬 더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무능 공무원을 가려내는 작업은 만만치 않다. 명확한 평가기준과 투명한 평가과정 등 합리성과 객관성을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가기준 마련 시에는 공무원의 업무 특성상 개별평가가 어려운 분야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중립적이고도 객관적인 인사들이 참여해 엄정한 평가가 되도록 하고 아울러 인사권자의 생각이 바뀌어야 이 제도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정실주의, 온정주의, 보복성 인사 등 그동안의 폐해를 버리지 않는다면 이 제도가 악의적으로 이용될 개연성이 높다.
어떤 경우에도 공무원은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중을 받아야 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깨끗하며 경쟁력 있고 신뢰받는 공무원상 정립이 절실하다.
지금 불고 있는 퇴출바람은 비능률과 무사안일을 척결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며 공무원 사회가 깨끗하게 거듭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우태주 리포터 woopo20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