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명당중의 명당 세종대왕자태실 옆에 위치한 서진암 주지 선문스님은 산사음악회와 어르신 무료급식 등으로 지역민과 함께하면서 삶의 의미와 기쁨을 주고 있다.
`자연 음악 나, 그리고 서진암`이라는 주제로 지난 6월1일 서진암 마당에서 열린 제4회 서진암 산사음악회에 참석한 신도와 지역주민 등은 자연 속의 음률을 타고 선석산의 정취에 젖어들었다.
선문스님은 "번뇌의 근원인 무명(無明)에서 벗어나 집착과 잘못된 의견을 버리고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 생각에서 모든 갈등이 생기는 만큼 우리의 삶이 서로 주고받는 관계와 은혜 속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선석사를 떠난 후에도 급식사업을 이어온 선문스님은 "한끼 밥을 퍼주며 웃어주는 게 복지가 아니고, 저마다 사정이 다른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돈이나 쌀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복지는 삶의 의미와 삶의 즐거움을 전하는 것입니다. 복지는 누가 누구를 일방적으로 돕거나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 사람이 함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라고 지적했다.
흔히들 스님하면 부처님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산 속에 홀로 수행하는 수도승을 생각하기 쉬우나 선문스님은 이같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삶 속에서 삶의 의미와 기쁨, 즉 이웃과 함께하는 복지를 지역에서 실현해 나가고 있다.
선문스님은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고고하게 자라서 아름답게 꽃을 피운다는 `離諸染汚(이제염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2010년 4월 치러진 동화사 주지 선거에서 선문스님과 성문스님은 129대 129 동수를 얻었으나 `승랍(승려가 된 햇수) 우선 원칙`의 조계종법에 따라 성문스님이 당선, 선문스님은 동화사 주지를 억울하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4월 불교방송(BBS) 상무를 맡고 있던 선문스님은 불교방송사장 직무대리로 임명될 정도로 시골 암자 주지스님을 넘어서서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진암 이연주 신도는 "서진암에 오면 주지스님께서 누구나 똑같이 대해 주셔서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편집국장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