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만들고 사람냄새가 나는 축제이어라
"대도시처럼 더 잘 살려는 삭막한 경쟁보다
더 행복하게 살려는 인간적인 노력이 중요"
-칠곡군에 인문학을 도입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장=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현재 세계 일류 국가나 기업들의 보편적인 추세입니다. 국민소득이 2만달러 수준을 넘어서면 경제수준보다는 인문학적 가치들이 오히려 삶의 질은 결정하는데 많은 석학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최근 심심찮게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중앙과 지방의 격차문제를 해소하는데 있어서도 법적 제도적 접근 못지않게 지방 스스로의 새로운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데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며 지방의 새로운 발전 전략이라는 측면에도 인문학은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보다 칠곡이 더 잘 살려는 노력도 물론 해야 하지만 서울보다 칠곡이 더 행복하게 살려는 노력이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것입니다.
주민이 행복한 칠곡 건설을 위해서 인문학적 가치의 도입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칠곡군은 2004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이래 전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평생학습 체제가 구축된 곳으로서 인문학적 가치를 받아들일 준비가 가장 잘된 도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창의적인 시도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군수님의 인문학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합니까?
장=흔히 인문학은 문학, 사학, 철학을 합하여 `문사철(文史哲)`이라고 합니다만 이는 인문학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인식방법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저는 인문학을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더 잘 살려는 삭막한 경쟁`보다는 `더 행복하게 살려는 인간적인 노력`이 곧 인문학의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평생학습 인문학축제 때 여러 주민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서울 사람이 잘 살까요? 칠곡사람이 잘 살까요? 서울에서 사는 것이 행복할까요? 칠곡에서 사는 것이 행복할까요? 우리군에서 인문학이란 우리군에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농촌이고 소도시인 칠곡군에는 힘든 농사를 짓는 농민과 먹고 살기에 바쁜 서민들, 그리고 건강에 신경써야할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인문학` 하니까 너무 생소하고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려올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인문학을 접하게 하는 것이 맞지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장=인문학을 자꾸만 학문적으로 접근하게 되니 어렵고 생활과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사실 인문학은 우리의 일상생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활 속의 인문학은 힘들 때 힘들어하는 방법이고 기쁠 때 제대로 기뻐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는 것입니다. 시를 읊는 것도 인문학이고, 함께 춤을 배우는 것도, 노래를 배우는 것도, 모여서 삶에 대한 이야기하는 것도 인문학이지요. 그것은 전국에서 칠곡군이 제일 잘 한다고 소문난 것 아닙니까?
이번 인문학 축제 때 한글을 배우시는 어르신들이 성인문해백일장대회를 했습니다. 그때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이 칠곡군 인문학의 시작이라고요. 생활속의 인문학이란 이런 것입니다. 함께 인생을 배우고 즐기는 것입니다. 이런 인문학이 대학에서는 죽었지 않습니까?
취업 준비에 혈안이 되어 있는 대학생들에게 인문학을 얘기하면 한가한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오히려 고달픈 생활인으로서의 삶에 지치고 쫓기는 생활인들에게 인문학적 가치들은 오히려 돈 보다는 더 큰 위안이 되고 활력소가 된다는 점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생활 속의 인문학! 우리군은 벌써 한 발 앞서 있는 것입니다.
-지난 11월 5,6일 열린 `2010 칠곡평생학습 인문학축제`의 의의와 성과는 무엇입니까?
장=이번 축제에는 평생학습도시인 칠곡군이 인문학을 도입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많이 담았습니다. 먼저, 경북대학교와 함께 인문학 포럼을 개최했고, 칠곡군의 미래적 도시 브랜드인 인문학, 호국평화, 천주교에 대한 학술토론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을 위한 은빛 가요제, 도립국악단 공연이 있었으며, 개막식과 함께 영화배우 문소리 씨가 직접 설명하는 영화로 인문학하기와 영화 `오아시스` 상영이 있었습니다.
둘째 날은, 가족이 함께 가는 인문학 여행이 이어졌습니다. 6·25 전쟁 코스와 가산산성 코스로 새롭게 인문학 답사 코스를 개발하여 주먹밥만들기, 장승만들기 체험도 하고 마지막으로 퇴계와 고봉의 아름다운 만남이라는 창작극도 관람하였습니다.
성인문해백일장대회는 감동의 현장이었습니다. 한글을 깨친 어르신들과 결혼이주여성이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로 백일장을 열어 가족이 함께 축하해 주는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인문학독서골든벨은 10대에서 70대까지 200여명의 지역주민이 함께모여 3권의 인문학 도서를 읽고 독서골든벨을 울렸습니다. 청소년들이 펼치는 끼와 노래의 장기자랑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축제는 2일간이었지만 1년간의 평생학습과 인문학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이는 지역주민의 참여와 호응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가족이 함께하는 축제였습니다. 인문학여행, 인문학독서골든벨, 성인문해백일장대회는 세대와 가족이 함께하는 감동의 마당으로 참여한 온정을 느꼈다고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주민이 만들고 사람냄새가 나는 축제 이것이 우리가 바라던 축제가 아니겠습니까?
-아카시아벌꿀축제는 주로 양봉인을 위한 행사이고 거리가 멀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누구나 쉽게 와서 즐길 수 있는 인문학축제나 낙동강평화대제전을 다시 개최하는 것이 호국의 고장 칠곡에 부합하고, 전국에서 찾아올 수 있는 지역 고유의 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장=올해는 6·25전쟁 60주년이라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칠곡군은 지난 9월 제2작전사령부와 경북도 공동으로 낙동강 둔치에서 낙동강지구전투전승행사를 개최한데 이어 이날 오후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 김양 국가보훈처장 등 주요 내빈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낙동강호국평화공원 기공식을 성황리 거행했습니다.
이러한 국가적인 호국보훈 행사를 칠곡에서 개최한 것은 우리군이 명실상부한 호국의 고장으로서 다양한 호국의 문화유적이 있어 충분한 역사성과 대외 인지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낙동강 호국평화공원이 조성되면 전쟁과 평화, 인문학을 테마로 하는 `세계전쟁평화축제`를 상설화할 것입니다. 전쟁과 평화, 인문학의 본질, 전쟁이 인문학에 미치는 영향, 인문학이 전쟁에 미치는 영향, 전후(戰後)문학 등 다채로운 주제와 체험, 인문학포럼, 16개국 참전용사 만남의 장 등을 통해 칠곡군이 세계적인 호국의 고장임을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려 우리 칠곡군을 랜드마크화할 수 있는 국제적 행사로 승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따라서 낙동강호국평화공원이 조성되면 평화공원의 하드웨어적인 면도 갖춰 전쟁에 대한 지역주민의 아픈 기억과 치유의 과정까지 다양한 아카이브(정보 창고)를 구축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것은 칠곡군의 중요한 인문학적 자산이기도 합니다. 인문학축제와 세계전쟁평화축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행사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낙동강호국평화공원은 국비 지원이 없으면 조성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이와 관련한 내년도 예산을 전액 삭감키로 방침을 정했다는데….
장=6·25전쟁 당시 북한군이 파죽지세로 남하하여 대한민국이 패퇴하기 일보직전에 최후의 보루로 방어선을 구축한 곳이 바로 낙동강 방어선이며 반격의 계기가 되어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었습니다.
칠곡지역은 왜관전투, 다부동전투 등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로 숱한 장병과 학도병들이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조국과 함께 산화한 참혹한 전장이었습니다. 이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괄목하게 성장하여 오늘날 세계적인 경제대국 반열에 들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값지고 고귀한 희생을 현대에 재조명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호국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안보교육의 장으로서 호국과 전쟁, 평화를 테마로 하는 낙동강호국평화공원 조성사업은 범국가적으로도 꼭 필요한 사업이며 칠곡군의 미래 신성장 동력사업입니다.
특히, 국가적인 필요성에 따라 문화관광부, 국가보훈처, 미대사관 등 중앙부처 관련기관과 30여회 업무협의를 거쳐 지난 6월 국가보훈처의 호국-보훈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현충시설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국책사업인 보훈선양사업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낙동강 호국평화공원 조성사업은 중앙정치 논리에 휘둘려서도 안되고 좌지우지될 수도 없는 사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낙동강호국평화공원의 활용도에 대해….
장=요즈음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안보에 대한 인식이 너무 미약합니다. 이러한 원인은 기존의 현충공원들이 추모분야에만 치중되어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접근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것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낙동강호국평화공원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타 현충공원과는 달리 직접 전투를 체험할 수 있는 최첨단 4D 전투영상관, 테마 라이드, 입체영상사격장, 야외 진지-참호 등 어린이와 청소년, 성년 등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위주의 시설들의 설치하여 누구나 손쉽게 찾아와서 보고, 듣고, 즐겁게 체험함으로써 자연스러운 안보교육의 장으로 활용 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칠곡군은 호국의 고장으로 6·25전쟁 시 북한군 남하저지를 위해 폭파한 호국의 다리, 낙동강 왜관-다부동 전투, 백포산성 등 각종 호국 문화유산들은 많으나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이 적어 그간 적극적으로 보존하고 개발-활용치 못하고 소극적으로 관망해 왔습니다. 낙동강 호국평화공원을 중심으로 산재한 호국문화 유산들을 체계적, 전략적으로 정립-개발하고 낙동강 살리기사업과도 연계하여 낙동강 수변에 가족캠핑장, 체육시설, 마리나 시설, 생태공원 등 수변개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배가하여 칠곡군 미래 발전의 큰 축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이러한 낙동강호국평화공원 조성사업과 각종 연계사업들이 순조롭게 추진되어 완료되는 오는 2014년경에는 칠곡군이 명실상부한 호국의 고장으로 뿌리내리고, 나아가 세계적인 안보와 평화의 체험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지역주민들을 비롯한 대구와 구미 등 인근의 250만 시민이 손쉽게 찾아와서 여가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쉼터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킬 수 있고 결국은 인구유입 효과와 지역 부가가치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획신합니다.
-12월3일 1심 선고를 앞두고 항간에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장=우선 선거법 문제로 군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결과적으로 선거법 위반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만 사회적 비난을 받을만한 사안이나 스스로의 양심에 비춰 부끄러운 점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리면서 재판부의 판단을 겸허하게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