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재호 순심교육재단 기획실장…`지역사회학교` 강조
4만여 동문, 주민, 기업체 등 사용액 0.2%가 장학금으로 지급
-순심사랑카드 출시 및 이 카드 고객확보를 위해 순심교육재단이 나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김=좋은 학교를 만드는 데는 여러가지 조건들이 갖추어진 기반 위에 우리 학생들에게 경쟁력을 길러 주어야만 하는데 그 중에서 경제적인 기반이 우리는 열악한 환경에 있습니다.
75년이란 긴 세월 속에 저희 순심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이름난 많은 동문들이 전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처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많은 동문들을 ‘순심’이란 하나의 구심점으로 살아갈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연구하다가 동문뿐 아니라 우리 지역민까지 동참할 수 있는 ‘순심사랑카드’를 기업은행과 대구은행을 통해 만들게 됐습니다.
-순심사랑카드는 재학생 장학금 적립 등 어떤 혜택이 주어집니까?
김=우리 생활 속에서 카드 문화가 정착돼 있습니다. 개인이 한 두장의 카드를 지갑 속에 항상 지니고 다닌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카드와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순심사랑카드는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 전혀 없이 오직 발행 은행에서 되돌려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니까 개인이나 법인이 순심사랑카드로 결제하는 금액의 0.2%를 순심학교 장학금으로 주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순심사랑카드에 대한 순심동문과 재학생 학부모, 지역민 등의 반응이 좋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김=시작하면서 많은 지역민들의 관심도 있었고 저희 재단인 베네딕도 수도원의 모든 법인 카드를 순심사랑카드로 바꾸는 것을 시작으로 160여명 외 전 교직원과 어머니회 운영위원들께서도 카드를 발급받으면서 학부모님들과 지역에 장사하시는 분들, 그리고 지역 기업체들까지 동참하고 있습니다. 아직 홍보가 부족해 4만여명에 달하는 우리 순심동문들 중에서도 모르고 계시는 분이 많습니다. 아마 동문들은 틀림없이 이 제도를 알게 되면 순심사랑카드를 꼭 만들 것으로 믿습니다.
-보통 교문을 나가게 되면 모교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서서히 식어가기 마련입니다. 순심사랑카드는 순심동문과 순심교직원, 가족 등 순심인들이 꼭 한자리에 모이지 않더라도 전국 어디에 있든 이 카드만 소지하고 사용만 하면 순심을 사랑할 수 있어 바쁜 삶을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부합한 순심사랑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만….
김=우리가 교복을 입고 있을 때는 머리에는 ‘모표’가 가슴 속 수첩에는 순심학교 학생을 증명하는 ‘학생증’을 가슴에 품고 살았습니다.
이제는 순심이라는 글씨가 각자의 주변에 하나도 없습니다. 당시 선생님들이 잘 하고 못하고 따지기 전에 우리는 순심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3년 또는 6년을 동기-선후배들과 함께 울고 웃고 싸우면서 어떻게 세상을 살아야 하는지 체험하고 공부하면서 지내 왔습니다. 지금도 1900여명의 학생들이 감사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아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각처에서 기수별, 지역별 또는 총동창회의 각종 모임을 통하여 순심인이란 자부심을 심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그 동안 서울대는 물론 그 어려운 골든벨도 울렸고 더군다나 ‘왕중왕’까지 차지하는가 하면 마라톤에서는 전국의 체육고등학교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 ‘순심’의 명성을 전국에 떨쳤을 때 가슴 찡한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1970-1980년대 순심학교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새로운 시각에서 학교를 봐주십시오.
순심교육재단 서경윤 이사장님이 취임하시고 제대로 된 학교, 정말 좋은 학교를 만들고, ‘교육자 중심의 학교에서 수요자 위주의 학교’를 위해 모든 교직원들이 역량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는 학교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직접 방문해 보시고 판단하세요. 얼마나 변화를 갈구하고 있고 얼마나 발전했는지….
그러나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문들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모든 동문들이 하나된 모습으로 모교를 사랑하고 신뢰를 가져주는 것입니다. 이제는 전국의 모든 동문들이 수첩 속에 학생증 대신 순심사랑카드를 가지고 사용 할 때마다 순심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순심인의 지갑 속에 들어있는 순심사랑카드는 바로 순심인의 가슴 속에 담은 순심애(純心愛)가 아니겠습니까!
-순심학교는 칠곡군 유일의 사립학교로서 지역에서 공립학교가 감당해야 할 역할을 지금까지 성실히 수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이 도외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역에서 순심학교와 순심인들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김=순심학교는 칠곡군에 하나밖에 없는 사립학교입니다. 모든 사립학교가 명문을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명문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 순심은 가톨릭재단 학교로서 다른 사립학교와 같이 할 수 없는 여러가지 여건을 이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면서 칠곡군청 소재지인 왜관읍에는 저희 고등학교 뿐 입니다. 남고에는 750여명 여고에는 550명, 즉 왜관에 거주하는 고등학생은 거의 모두 순심학교 학생들입니다. 그 중에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공부를 지독히 싫어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왜관읍에도 공립고가 있다면 우리 순심도 시험을 통해 우수한 학생만 골라서 학교를 운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도 우리에게는 아주 귀하고 중요한 지역민의 자녀들입니다. 많은 명문고가 우수한 성적을 가진 학생들을 뽑아서 대학에 진학시키면 명문학교라고 합니다. 이와는 달리 저희 순심은 학생들의 잠재력을 잘 찾아내고 거기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유능한 인재를 만들어 내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구상의 인구만큼 수많은 재능이 있을 정도로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독특한 잠재력(영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영재성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끄집어 낼 수 있는 학교가 곧 좋은 학교라 믿고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순심학교․동창회․동문회 등이 일치 단결할수록 모교와 동창회의 발전은 가속화될텐데….
김=우리 순심학교(남녀중․고 4개교)는 4만여명의 동문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동문들이 하나되는 구심점이 약하다고 봅니다. 그 구심점은 순심학교가 돼야한다고 봅니다. 좋은 대학에 많이 진학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명문이 되려면 동문들이 모교에 대한 애교심과 단결력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명문이냐 아니냐가 결정지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좋은 명문학교 순심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움직여지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육도 시장경제에선 상품이며, 상품의 질은 경쟁에 의해 결정됩니다. 학교와 지역사회는 생존과 발전을 함께하는 동일체입니다.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재단, 동문, 자치단체, 지역기업, 지역사회 등의 화합과 단합이 절대적입니다. 학교가 중심이 되고 지역사회가 지원하는 ‘지역사회학교’가 돼야 합니다.
민선 지방자치가 정착되면 될수록 지역사회학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순심이라는 구심점을 통해 ‘순심의 마음(純心)’ 뿐 아니라 몸과 행동까지 하나되는 ‘순심일체(純心一體)’가 되는 것이 절실하며, 학교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동문과 지역민들을 감동케 하고 신뢰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순심인과 지역민들에게 순심사랑카드 애용과 관련,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순심이라는 인연으로 맺어진 모든 사람들과 지역민들이 순심사랑카드를 항상 지갑 속에 가지고 주위 사람들에게 “당신은 순심사랑카드를 가지고 있느냐”고 확인하는 바람이 일어났으면 합니다. 모든 것이 쉬어가는 가을입니다. 그러나 들국화는 깊어가는 가을에 더욱더 진한 향기를 내뿜는다 합니다. 우리 순심의 진한 향기가 여러분들에게 갈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며, 여러분의 진한 향기가 우리 순심학교 교정에 가득 찰 것을 믿고 기다리며 관심과 애정을 보내 주실 것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