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광복절이야말로 우리역사에서 새기고 또 새겨야 할 경축일이 아닐 수 없다. 일제에 의해 강제로 짓밟히고, 주권을 잃은 채 노예와도 같은 생활을 영위하거나 또는 만주, 시베리아 등으로 쫓겨나야 했던 아픔을 극복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며, 더불어 국가적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우리 한민족의 정신이 어떻게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는지 한 번쯤은 깊은 생각해 보면서 과거의 뼈저린 기억을 통해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 나가야 하는지도 함께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8·15일은 광복 65주년이 되었다. 민족혼은 국난을 통해 더욱 견고해져 3·1독립운동을 벌였고 6·10만세운동으로 이어졌으며, 국내는 물론 중국 상해에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끈질긴 투쟁과 저항을 벌임으로써 한민족의 위대성을 보여 주었다. 해방이후 우리민족은 또 다른 아픔과 고통을 겪었고, 이제는 경제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도달하였으나 여전히 아픔이 남아 있다. 그것은 바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동족간의 전쟁을 치른 지 6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전쟁의 상흔은 국가와 민족을 둘로 나누고 극심한 이념의 차이로 최근에는 남북의 장벽이 더욱 더 높아만 가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지켜볼 때 마음은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일고 있는 보수·진보의 갈등구조에는 개념상의 혼돈, 또는 괴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든다. 특히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의식이나 행동에서 ‘전통·역사’ 등을 지키려는 의지가 사라진지 오래라고 지적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이에 반해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전통·역사·민족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니 머리가 혼란해진 상태다. 전통·역사·민족을 내세우는 세력이 진보 쪽으로 치부되고 그것을 가벼이 여기거나 외면하는 세력이 보수로 치부된다는 것은 아이러니인 동시에 비극이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에서 빚어지고 있는 이러한 비극은 물론 역사의 산물이라고 말해버리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 상황에서 제기되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는 인식의 장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이른바 보수의 문제는 진정한 보수의 문제라기보다 사대주의 또는 사대사상의 문제라고 나는 보고 있다. 학문적인 평가는 어떨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 보수를 자처하는 세력의 뿌리가 친일파와 친미파에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제에 협력한 친일파들이 다시 친미와 보수로 둔갑하여 나라를 이끄는데 큰 구실을 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민족의 수치이고 나라의 이른바 국격(國格)을 심대하게 훼손시킨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오늘날 우리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에워싸고 끊임없는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세력들이 보수를 자처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보수를 모독하는 것이나 진배없는 일이며 진정한 보수가 설 자리를 잃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이런 보수세력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지적될 수 있다. 첫째, 그동안 부와 권세를 누려왔다는 점이다. 둘째, 우리의 전통과 사상보다도 외국의 전통과 사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셋째, 암묵적으로 서로를 감싸면서 조직적인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동안 이런 보수세력들은 여론 매체에도 커다란 영향을 행사했으며 이들의 위기가 마치 나라와 민족의 위기인양 분위기를 이끌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참된 보수는 이런 것을 청산하고 극복해내는 데서 새로운 출발점을 찾아야 하리라고 믿는다. 우리나라의 이른바 보수단체의 모임에서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두 손에 들고 흔드는 행동 따위로는 진정한 보수의 자리매김을 할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그 반대의 이미지만 각인시킬 뿐이라는 것을 지적해 두고 싶다. /우태주 리포터 woopo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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