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업무 등 격무 끝에 쓰러져
"하위직 가장 배려해 영원히 기억"
칠곡군 이강열(57·사진) 총무과장이 뇌출혈로 쓰러진 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20일 오전 숨졌다.
6·2지방선거 사무를 총괄한 이과장은 투표후 군청에서 지난 6월3일 새벽2시까지 개표결과를 지켜본 후 집으로 돌아가 쓰러져 구미 모병원으로 옮겨 뇌수술을 받고 17일간의 투병 끝에 별세했다.
이과장은 특별한 사유 없는 칠곡군의 인사지연으로 인사담당 부서장으로서 행정안전부 감사를 받은 데다 올해초부터 사망 당시까지 총무과장과 회계과장을 겸직하면서 6·2지방선거 사무 등 과중한 업무가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칠곡군 모직원은 칠곡군청공무원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실무직(하위직)을 가장 배려해주고, 이해해주시는 과장님 중에 한 분이셨습니다. 잊지 못할 것입니다. 가슴속에 영원히 자리잡아 선배님을 그리워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갔습니다
그는 갔습니다.
총무과장 이강열 그는 갔습니다.
열이레 동안 긴 잠만 자고 갔습니다.
많이 피곤했나 봅니다.
쌓인 피로 다 풀겠다고 내리 잠만 잤나 봅니다.
잠깨자 문자 한통 보내어 우리를 불렀습니다.
혜원성모병원 특실로 오라고….
국밥 끓이고 술상 차려놓고 불렀습니다.
미소 머금은 눈빛으로 “한잔해 한잔해”를 연발했습니다.
오늘 아침엔 일찍부터 우릴 기다렸습니다.
병풍 펴고 국화 준비하고 기다렸습니다.
병풍에 기대어 여유롭게 기다렸습니다.
우리 보고 얼굴 좀 펴라는 표정입니다.
흐느끼는 가족들에게 울 것 없어 하는 표정입니다.
술 한 잔 받아들고 마시는 모습이 예전과 다릅니다.
소주잔이 아니라 나무잔을 받았습니다.
평소에 없던 양초와 향이 안주로 올라 왔습니다.
하얀 국화 올려놓고 잔 받는 것도 처음입니다.
오늘 따라 안하던 행동을 합니다.
가족들 줄줄이 끌고 사무실로 들어갔습니다.
우리는 사무실로 들어가는 뒷모습만 바라보았습니다.
그가 남긴 흔적 모두 지우고 가려나 봅니다.
배어 있는 체취도 거두어 가려나 봅니다.
소박하던 그가 오늘은 캐딜락을 몰고 왔습니다.
제비 꼬리처럼 길게 빠진 캐딜락입니다.
뒷좌석에 길게 누워 자랑하는 듯 합니다.
“차 어때? 좋지?”
그는 갔습니다.
최고급 캐딜락을 몰고 소리없이 갔습니다.
아직은 갈 때가 아니라는데 바쁘게 갔습니다.
“괜찮아 괜찮아”하는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남아 있는데….
많이 슬프고 아깝습니다.
삼가 고 이강열 총무과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글·칠곡군청공무원노조 홈피 자유게시판 `직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