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6·2지방선거, 이제는 화합이다 6·2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를 준비해 온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고생이 많았겠지만 어쨌든 선거는 끝나고 승자와 패자가 결정됐다. 1인 8표제로 치러진 복잡한 기표 방식과 정치 혐오 등이 겹쳐 참여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많은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는 점에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선거는 끝났지만 걱정스러운 건 후유증이다. 버나드 쇼는 "선거는 도덕적으로 참혹한 일이며 피만 흘리지 않았지 전쟁처럼 사악한 것이다. 선거에 관여한 자는 누구나 진흙탕 속에서 뒹구는 것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상호비방과 갈등이 많았다고 한다. 선거 유세에서는 경쟁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고, 이에 청중은 "뭐 새로운 사실이 없나"하고 귀기울였다고 하니 공정한 정책선거가 절실히 요구됐다. 그러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일반 청중에게 연설할 때는 단순한 논리가 유식한 사람들보다 무식한 사람들을 더 효과적으로 움직인다"라고 주장했나 보다. 선거법 위반 관련, 수사 중인 사안은 엄정하되 조속하게 처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이 개입해서 드러난 부작용 또한 심각하다. 지방자치의 본질과 원칙에 위배된 지방선거의 과정과 결과는 지난해 국회의원들이 대다수 국민의 기대와 요구를 저버리고 국회정치개혁특위를 통해 정당공천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전격 처리할 때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신바람 나고 신명나게 목청을 돋우는 축제의 장인 선거는 국민을 위한 것이지 정당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지난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정당공천제의 문제를 인정하고 선거법 개정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공천제를 전면 유지키로 한 것은 국민과의 약속위반이며 이번 선거를 왜곡시킨 주요인으로 국민적 지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제는 지방선거가 달라져야 한다. 정당공천은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 신인과 여성들의 진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인물과 공약 중심의 정책선거는 자리잡지 못했다. 비례대표제 운영은 정당과 국회의원들에 대한 후보자들의 충성심만 더욱 공고히 했을 뿐이다. 먼저 정당공천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지역별 일당 독점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당공천을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지방선거가 끝난 현 시점에서 공직선거법과 제도를 혁명적 수준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대다수의 당선자들은 선거를 시작할 때 품었던 초심이 흐려지며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한다. 선거운동을 하며 머리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 한 표를 부탁할 때는 유권자가 하늘이었지만 자신이 원했던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자는 "말만 늘어놓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큰 일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진정한 지도자는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당선을 축하드리며 망국적이고 소모적인 중앙정치에 물들지 않기를 바라며, 출마 당시 초심을 살려 약속했던 공약들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하며 진실하고 겸허하게 4년 임기 동안 주민복리와 지역발전을 위해 매진해 주시길 기대한다. /우태주 리포터 woopo2001@hanmail.net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