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통팔달의 도로, 인근 대도시로 빠져 나가기 쉬워
특유의 관광벨트 등으로 `찾아오는 칠곡` 만들어야
거미줄처럼 이어지는 사통팔달의 도로를 자랑하고 있는 칠곡군이 외지에서 찾아오는 지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관광명소와 친환경농산물 시장 등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구미시는 물론 전국을 왕래하기에 편리한 교통요충지인 칠곡에 사는 주민들이 다양한 물건을 사기 위해 대도시 마트 등 외부로 되레 빠져나갈 경우 지역경기 침체와 퇴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칠곡군은 대구와 한 지역 생활권 조성을 위해 지천면 연호리∼대구 매천(2.1㎞)간 사수재 광역도로 개설 공사를 올해말 완공할 예정이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왜관에서 대구권 진입이 10분대로 당겨지고, 고속도로 통행료 또한 연간 8억원정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당수 칠곡지역민들은 이 도로가 개통되면 대구 매천동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싸고 신선한 농산물 등을 사기 위해 가까워진 대구로 더 많이 나갈 것으로 보여 지역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이 공사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으나 칠곡군은 군공무원 3명이 구속되면서까지 `사수`재 도로를 `사수`(死守)한 성과를 거둬야 할 것이다.
군은 또 칠곡 인근 지역 등으로 연결되는 국도, 국지도, 지방도 등의 확장-개설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지역에서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설사업이 대구 동호동에서 동명면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펴면서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이 철도가 동명면까지 연장되면 동명면과 대구 북구가 동일한 생활권으로 동반 상승하고 어려운 지역 경제가 다소 활성화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순기능적인 측면도 강하지만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동명까지 연장-운행되면 동명면민 등은 상권 및 공연장을 비롯한 문화사업이 훨씬 앞서있는 대구 쪽으로 가기가 더욱 편리해져 동명을 포함한 칠곡에 머무는 인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대구와 구미 사이에 끼여있는 샌드위치 같은 칠곡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하루아침에 대구를 비롯한 대도시의 상권과 문화 수준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이를테면 대구 매천시장과는 차별화된 칠곡 고유의 친환경 농산물도매시장 등을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나아가 6·25전쟁의 최대 격전지였던 낙동강 호국평화벨트 조성과 전쟁박물관 건립 등으로 칠곡을 국내외에서 보기 드문 관광단지로 만들어 내외국인이 즐겨 찾는 곳으로 탈바꿈시켜 나가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때 비로소 칠곡은 밖으로 나가는 주민보다 들어오는 주민이 더 많아 지역이 발전하고 인구가 늘어나 시승격은 물론 살기좋은 도시로 각광받으리라.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도로개설과 확장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면 이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경제-문화-교육 등을 살려나가야 이리저리 뚫린 도로공사의 보람을 찾을 수 있는 법이다. 이 지역에서 애써 건설한 사통팔달의 도로가 결국 대구 등 인근 도시의 경제 등에 보탬이 된다면 허탈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