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한다는 학생 비율이 1년 만에 8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협력해야 하는 대상’ ‘도와줘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학생은 많이 늘어났다. 1년 만에 북한에 대한 초·중·고교 학생들의 긍정적 인식이 늘어난 것은 남북 정상회담 등 비핵화를 위한 대화와 평화분위기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14년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는 판이하게 나타났다. 칠곡신문이 2004년 6월 순심고교-순심여고에 의뢰해 이들 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남북통일 등과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순심여고 응답학생 중 22%는 통일을 원하나 54%가 ‘통일을 원치않는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통일에 관심없다’는 23%로 조사됐다. 교육부와 통일부가 발표한 ‘2018년 학교 통일 교육 실태 조사’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대상이냐”는 질문에 “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전년도 41.0%에서 5.2%로 1년 만에 35.8%포인트나 줄었다. 북한을 적으로 본다는 학생 비율은 2014년 26.3%→2015년 31.8%→2016년 33.1%→2017년 41.0%로 매년 꾸준히 늘었는데, 1년 만에 대폭 감소한 것이다. 또 북한을 “협력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답한 학생은 50.9%로 1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이어 ‘경계해야 하는 대상’(28.2%), ‘우리가 도와줘야 하는 대상’(12.1%) 순으로 많은 응답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북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나 생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독재·인물’을 떠올린 학생이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한민족·통일’을 생각하는 학생은 4명 중 1명꼴로 늘었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학생은 10명 중 6명이다. 이유는 ‘전쟁위협 등 불안감 해소‘와 ‘한민족’이기 때문으로 응답했다. 다만, 10명 중 1명은 사회혼란과 비용 등의 이유로 통일이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통일에 대한 시기도 빨라져 20년 이내 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학생은 1년 전 절반이 안됐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50%가 10년 이내, 4명 중 3명이 20년 이내로 전망했다. ‘학교 통일 교육 실태 조사’는 정부가 학교의 통일 교육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실시해 오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 사이 전국 초·중·고교생 8만여 명과 교사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본지가 2004년 6월 순심고교-순심여고에 의뢰해 이들 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남북통일 등과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순심고 응답학생 226명 가운데 45%인 102명은 통일을 원하나 38%인 85명은 ‘통일을 원치않는다’고 답했다. ‘통일에 관심없다’는 17%인 39명이다. 순심여고는 응답자 169명(‘통일에 관심없다’ 23%인 39명) 중 통일을 원치 않는 학생이 92명(54%)으로 원하는 학생 38명(22%)에 비해 54명이나 많았다. 남북통일을 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이 못 살아 통일이 되면 경제적으로 손해이기 때문에’라고 답한 학생수는 순심고 64%, 순심여고 45%로 가장 많았고, ‘남북한 체제 차이로 융화의 어려움’으로 꼽은 학생은 순심고 21%, 순심여고 40%로 각각 집계됐다. 또 남북통일 시기는 5년 이내가 순심고-순심여고 각각 3%, 10년이내 순심고 24% 순심여고 9%, 20년이내 순심고 38% 순심여고 41%, 불가능이 순심고 35% 순심여고 47%로 각각 나타나 통일에 대한 부정적 생각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 미군이 철수하면 국방에 문제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문제 있다’가 순심고 63%, 순심여고 84%로, ‘문제 없다’가 순심고 35%, 순심여고 16%로 각각 응답해 학생들은 주한 미군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남북한 전쟁 재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 순심고 52%(순심여고 69%)가 가능하다고, 48%(순심여고 31%)가 가능성이 없다고 각각 응답해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밖에 ‘호국의 고장, 칠곡에 사는 게 자랑스러운가’에 대해서는 ‘그저 그렇다’ 응답자가 순심고 49%, 순심여고 66%로 가장 많았고, ‘자랑스럽다’ ‘자랑스럽지 않다’는 양 학교가 각각 15〜28% 수준이어서 호국의 고장에 사는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순심고 관계자는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는 시대적 풍조가 가면 갈수록 강하게 작용, 요즘 학생들은 기성세대와는 다른 통일관을 지닐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성원 편집국장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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