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개토식이 있던 날, 고령의 참전 어르신들도 비교적 건강하신 모습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그날의 참혹했던 전투로 먼저 떠나보낸 전우들을 생각하는 참전 할아버지들의 얼굴엔 아직도 미안함이 남아있어 보였다.
엄숙한 개토식을 마치고 다과회 자리에서 노병 서한열 6·25참전유공자회 회장은 “아직까지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전우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하루속히 귀향하기를 가슴 깊이 축원한다”고 전우들의 유해발굴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목이 멨다.
인사말을 마친 서 회장은 마음의 안정을 잠시 잃은 듯 불안하게 자리에 앉으려 하자 내빈으로 참석한 캠프캐롤 6병기대대 윌리암스 대대장(LTC Williams, Latorris E, Commander, 6th Ordnance Battalion, Camp Carroll, USFK)은 자신이 다음 인사말에 호명되고 있는 가운데 급히 의자 옆으로 다가가 의자를 잡아 서 회장이 안전하게 착석하도록 도왔다.
인간적인 작은 행동으로 보였지만 이를 무심코 지켜본 사람들에겐 적지 않은 감동을 줬을 것이다.
정복을 입은 미군들에게는 비행기 일등석까지 기꺼이 양보한다는 미국인들의 군인에 대한 존경심과 참전용사에 대한 특별한 예우가 생활 속에 그대로 배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 미군장교의 자연스러운 이 모습은 우리에게 주는 호국정신의 교훈이 아닐까?
송인태 영상미디어본부장 sit5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