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자고산(303고지) 한·미우정의 추모공원에 미군들의 우렁찬 기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국전쟁 당시 선배들이 북한군의 포로가 되어 무참히 학살당한 억울한 원혼이라도 위로해주듯 후배 미군 장병들이 학살현장인 그 자리에서 윌리암스 6병기대대 대대장(LTC Williams, Latorris E., 6th Ordnance Battalion, Camp Carroll)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한민국 태권도 수련으로 당당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3월 27일 새벽, 캠프캐롤 6병기대대 84병기중대(중대장 푸루이트 대위-CPT Pruitt, Renika J., 84th Ordnance Company) 소속 미군들의 뜨거운 태권도 체력단련 수련현장.
태권도 공인 7단인 「마스터 송즈 태권도 아카데미」 관장인 송성재 교관의 힘찬 구령에 맞추어 수련에 임하는 미군들의 표정과 동작에는 자신감과 흥미가 넘쳐 보였고 쌀쌀한 아침 공기에도 이마엔 굵은 땀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70년 전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당한 선배님들 앞에서 태권도 수련을 통해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게 된다”는 파스토리자 병장(SGT Pastoriza, Hector I.)은 "30여 년 전 어린 나이에 태권도를 경험했다"며 "앞으로도 태권도 수련에 열심히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특히 주한미군들에게 태권도를 통한 한미동맹 정신을 함양하고 나아가 태권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한다는 마음으로 10여 년 동안 미군들의 태권도 지도 봉사에 임하고 있다”는 송성재 관장.
대구 수성구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캠프캐롤 6병기대대를 비롯한 2-1방공포대대, 275통신대 등 그동안 꾸준한 활동으로 미군들로부터 많은 찬사와 존경을 받고 있다.
송성재 관장은 주한미군 전투태권도 교관단 부단장, 주한외국인 태권도문화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품세/겨루기 국제심판 자격을 갖춘 국기원 기술심의회 국제분과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고산 한·미우정의 공원(Korean & American Hill 303 US Memorial Park)은 6·25전쟁 발발 초인 1950년 8월 17일 한국군으로 오인하여 북한군에 의해 포로가 된 미군 45명(생존자 4명)을 북한군이 집단 학살한 장소로 올바른 호국역사인식과 41명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7년 9월 상징적인 추모비와 함께 공원이 조성되었고 보훈시설로도 지정되어 유명인사들은 물론 많은 주한미군들이 추모를 위해 찾아오고 있다.
송인태 영상미디어본부장 sit5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