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따사한 요즘 들녘에 나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쑥이며 쑥은 단군신화에도 나올 만큼 우리 겨레와 오래도록 함께 해온 식물입니다. 파릇파릇 돋아난 상큼한 쑥을 캐서 쑥버무리나 쑥개떡을 해먹어도 좋고 입맛이 없을 때 쑥국을 해먹어도 좋은 음식입니다. 1933년 4월 2일치 동아일보에는 “따뜻한 볕 아래 쑥 캐는 아이들”이란 흑백 사진이 소개 되고 있습니다만 예전에는 봄이 되면 흔히 보던 모습입니다. 쑥으로 만든 먹거리로는 쑥밥을 지어 양념장에 비벼먹는 것이 일품인데 어린 쑥을 깨끗이 다듬어 물기를 뺀 뒤 밥을 짓다가 뜸이 들기 전에 쑥을 넣어 뜸을 들이면 파릇한 색을 유지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쑥단자나 쑥조청을 해먹어도 좋고 어린잎을 그늘에 잘 말려 쑥차를 만들어 마시는 것도 색다른 맛입니다. 쑥에는 피를 맑게 하여 혈액순환을 돕는 기능이 있어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백혈구 수를 늘려 면역력을 높이는 살균효과가 있으며 쑥의 독특한 향기인 치네올이라는 성분은 소화에도 좋습니다. 또 쑥에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많을뿐더러 냉기와 습기를 제거하여 각종 부인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요. 그 밖에도 쑥은 무더운 여름날 모기가 극성을 부릴 때 모기를 쫓는 방향제로도 쓰고 여성들의 목욕제, 화장품으로도 씁니다. 미용으로 쓸 때는 어린 쑥잎 또는 말린 잎을 깨끗이 씻어 헝겊에 담아 따끈한 목욕물에 우려내어 그 물로 목욕을 하면 좋지요. 요즈음은 대중목욕탕 안에 쑥탕을 따로 만들거나 찜질방 안에 마른 약쑥을 듬뿍 걸어두는 곳도 많습니다. 흔히 차나 쑥버무리처럼 먹거리로 쓸 때는 4월에 나는 어린 쑥을 쓰지만 약용으로 쓸 때는 7월에 나오는 쑥을 주로 씁니다.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현대인들은 값비싼 비타민제나 영양제를 좋아하지만 쑥처럼 흔히 구할 수 있으면서도 사람의 몸에 이로운 식물도 드물 것입니다. 햇볕이 따스한 날 아이들 손을 잡고 교외로 나가 쑥을 캐보는 것은 어떨까요?/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