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18억 들인 축제가 이 정도밖에 안되나"-"칠곡신문이 칠곡군수 살렸다?"
전쟁이었다. 죽느냐 사느냐. 행사를 하느냐 마느냐. 우린 해냈다. 아니 우리가 한 게 아니다. 1950년 9월 15일 맥아더 인천상륙작전 개시일 하루전인 9월 14일 나는 전쟁 같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 행사를 치루지 못할 `낙동강세계평화문학대향연`을 성황리에 단행했다.
6·25전쟁이 터진 새벽 4시쯤 이곳에 내리기 시작한 비는 아침에는 폭우로 변해 쏟아부었다. 전쟁으로 희생된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개막행사에 허벅지가 드러난 핫팬츠를 입은 걸스데이 공연으로 원혼들이 분노해 마치 축제기간동안 가을비가 많이 내린 것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노여움을 푸신 것일까. 아니면 행사준비로 매일 같이 새벽에 퇴근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나의 정성을 어엿비 여기신 것일까. 행사 시작전 비가 그쳤고 호국영령들은 우리의 향연을 받으신 것이다.
비는 우리 가슴으로 맞았다. 태풍이 오는 시즌이고, 며칠전부터 우천 예보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축전장 무대 지붕을 설치하지 않은 주최측 칠곡군 공무원의 무사안일로 물폭탄을 맞은 무대, 예정된 리허설 취소, 행사지연, 관중불참 등 사달이 났다. 이날 오전 칠곡군에서 전화가 왔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문학향연과 직전 행사인 장기자랑 행사를 취소한다`는 MBC 방송국 자막에 내보내도 되느냐고….
대구기상대는 9월 14일 오전 8시 10분부터 칠곡군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칠곡보 바로 위 낙동강둔치 생태공원에서 열린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출연진 대기실, 분장실 등은 수마가 할퀴고 가 출연진들은 차량 안에서 분장을 해야했다. 한복을 입은 출연진이 대기실에서 수십m 떨어진 무대까지 가는 바닥에 급하게 비닐을 사와 깔았다. 비에 젖은 무대 바닥에는 매트 8개를 구입해와 깔았다. 이날 4시에 시작해야 할 문학향연이 5시 40분이 되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물난리를 겪는 그 와중에도 칠곡군 공무원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18억 들여 개최하는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보다 칠곡신문사가 전액 자비로 여는 낙동강세계평화문학대향연이 더 빛나면 안된다"는 이기적인 칠곡군 공무원의 입장을 지적한 조모씨(왜관읍 석전리)의 목소리가 이제는 참으로 들린다.
행사 하루전인 9월 13일 오후 칠곡군수는 대책회의을 뒤늦게 열어 군 직원들에게 칠곡신문 문학향연도 다같은 우리지역 문화대축전 행사이니 신경을 써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직원들은 이를 무시했으니 군수 지시불이행으로 징계나 처벌을 받아야 되지 않겠는가. 하기야 추석연휴를 불과 3일 앞두고 이번 축전행사를 마무리한 상당수 칠곡군 직원들은 왜 하필 대목에 이같은 행사를 해야하느냐는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축전 기간을 이 때 정한 칠곡군이 이들에게 주말에 축전을 위해 나오라는 등 지시를 하더라도 명분은 다소 약해질 수 있겠다.
더더욱 가관은 칠곡군 주최 박귀희 명창 기념공연은 안전하게 하루전에 칠곡군교육문화회관으로 옮겨 치루기로 결정해 놓고 칠곡신문에서 출연료를 주고 초빙한 사회자를 통해 박귀희 명창 공연이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고 공지한 것이다. 이래저래 문학향연 행사장에는 관객(참석자 3천500여명 추산)이 계속 빠져나갔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수많은 주민들은 김치냉장고(삼성 디지털프라자 왜관점 협찬)와 농협 상품권(칠곡신문 협찬), 지역농산물, 생필품 등 푸짐한 경품을 추석선물로 받아갔다.
낭송이 모두 끝나고 태평무가 시작될 무렵 그 똑똑한 나의 스마트폰 배터리도 나갔다. 그 때 낙동강 위 가을하늘에 비온 뒤 진 저녁노을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일부 관객은 "낙동강세계평화향연 행사 때 호국영령들이 붉은 저녁노을이 되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 같아 섬뜩했다"고 전했다.
살풀이춤과 시낭송으로 6·25 원혼들을 달래고 살을 푸는 동시에 태평무로 세계의 평화와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깊은 2013 낙동강세계평화문학대향연,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리허설 없이 음향 테스트만 하고 멋진 공연을 해낸 출연진들은 그야말로 프로였다. 감사드린다.
그리고 문학향연 하루전 "내일 비오는데 무대 지붕 가릴 방법이 있느냐"는 나의 질문에 칠곡군 김모 축전추진팀장은 "누가 비 올 줄 알았느냐, 천재지변인데 어떻게 하느냐, 식순 때문에 위 사람에게 한 소리 들었다. 왜 처음부터 돈도 되지 않는 행사를 갖고와 나를 이토록 애먹이냐"며 고함을 질렀다. 김팀장의 그 막말은 아직도 내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면 김팀장은 돈 되는 행사만 관심을 가지는가? 김팀장이 칠곡군 새마을문화과 근무시(2008.5.1~2012.7.1) 맡은 일부 행사에도 이같은 내용을 시사하는 부분이 있는데 후일 사정이 되면 밝힐 예정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식순이 있는 대향연 리플릿은 내(乙)가 가장 먼저 군청을 방문해 김팀장(甲)에게 갖다드렸다. 그 때 담당부서장인 칠곡군 전략기획과장과 군수에게 보고한 줄 알았으나 보고를 하지 않는 것 같다.
김팀장은 나를 대할 때 언제나 이런식이었다. 배상도 전 칠곡군수와 6년간 비판기사로 싸운 서로 법적 절차까지 밟은 나를 잘 몰랐을까. 나는 어떻게 하든 호국영령을 기리고 원혼을 달래며 살을 풀어주는 2013 낙동강세계평화문학대향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김팀장에게 "기자가 원래 갑(甲)인데 이번에는 내가 을(甲)로서 부탁드리는데 우리 함께 이번 축전과 향연의 성공개최를 위해 잘 해 보자"고 만날 때마다 일부러 고개를 숙이며 당부했고 심지어 장문의 이메일(8월 19일 수신확인)까지 보내드렸다. 자리에 앉아 있는 김팀장에게 기자로 부담을 가질까봐 앞에 가 의도적으로 고개를 숙이는 등 겸손하게 한 나를 물로 보도록 한 게 잘못이다. 기자는 공무원 서기관급 이상과 상대하라는 말도 나는 알고 있다. 명색이 편집국장인 나는 밑에 직원 무시하고 군수 등과 만나도 되지만 그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철저히 이들과 상의했다.
나는 문화대축전 리플릿(2회 인쇄)에 셔틀버스 대기소가 나오고, 본지 광고에 셔틀버스 운행시간을 게시해야 한다기에 "셔틀버스 운행은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으니 유권해석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칠곡군 관내만 운행하면 문제가 되니 대구, 구미 등 인근 도시까지 운행하면 선거법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김팀장은 웃으며 나의 충고를 무시하는 듯했다.
9월 9일자 칠곡신문(매회 발행-배포부수 1만2천∼1만5천부) 12면에 대축전 셔틀버스 운행시간이 나오는 광고가 게재됐고, 칠곡군선관위에는 이를 보고 "칠곡군에서 무료로 셔틀버스를 운행하면 선거법 위반이니 운행하면 안된다"며 버스운행을 막았다. 칠곡군선관위 담당공무원은 "칠곡신문이 칠곡군수 살렸으니 군수에게 자랑하고 큰 소리 쳐도된다"고 말했다. 5일간 칠곡군 동명면 등 8개 읍·면 거리를 따져 통상적인 버스요금을 환산하면 액수가 엄청나 칠곡군수는 기부행위로 적어도 벌금 100만원 이상 나오기 때문에 하마터면 군수직을 상실할 뻔 했다는 것이다.
나는 문학대향연에 셔틀버스를 타고 오라고 안내한 군민들을 위해 칠곡군선관위에 찾아가 칠곡신문사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운행하겠다고 하니 선관위는 `제3자 기부행위`로 안된다고 밝혀 포기했다. 주민들에게 셔틀버스 운행 및 낙동강세계평화대축전-대향연 무대 지붕 설치 등을 철저히 감시하지 못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의 일환으로 칠곡신문사가 주관한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을 돈도 안되는데 왜 개최했느냐는 식의 무지막지한 칠곡군 김모(6급)씨에게 축전추진팀장을 맡긴 칠곡군도 인사에 책임을 져야한다.
나는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이 끝난 후 칠곡군에 곧바로 항의하려 갈려고 하다가 그래도 추석 연휴가 끝난 후 9월 23일 오전 항의방문했다. 문학향연 준비로 석달 가까이 끊었던 술을 행사 당일 9월 14일 밤에 다시 이어 일주일동안 주야로 마신 술에 취해 있는 상태였다. 공직에 충실한 군 직원들에게는 정말 죄송하다. 그러나 이성원이가 새벽 술에 취해 군청으로 간 까닭은 진실을 위해서다. 호국영령께서도 술 마신 나를 용서하리라.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평화의 횃불 밝혀
전투재현·살풀이춤·문학대향연·박귀희명창 기념공연 등 성황리 개최
경북 칠곡보 생태공원 일원에서 지난 9월 11일부터 15일까지 열린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이 `2013 낙동강세계평화문학 대향연` 등을 통해 6·25전쟁에 희생된 원혼을 달래고 경상북도 칠곡군의 번영과 세계평화를 기원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은 6·25전쟁과 호국을 주제로한 국내 유일의 평화축전이고, 전쟁과 평화를 체감해볼 수 있는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 24개, 문화행사 23개 등 47개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구성하여 운영됐다.
`호국의 혼! 칠곡의 꿈! 평화의 빛!`이란 기치를 건 이번 대축전에서는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전쟁의 상흔을 평화와 문화의 축제로 치유·승화하고 세계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첫째날 성화 점화로 평화의 불을 밝히며 시작한 이번행사는 15일 저녁 6시 30분부터 열린 `낙동강세계평화 콘서트`에 이어, 한국전쟁을 상징하는 숫자인 625명의 내외국인이대거 참가한 `세계평화 대합창`을 끝으로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세계평화 대합창에서는 `우리의 소원`, `손에 손잡고` 등의 합창곡으로 전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는데, 전체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대학생과 중·고교생 등 자발적으로 참가한 학생들이어서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려는 이번 대축전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추진위원회는 지난 5일간 대축전을 방문한 관객은 이루 헤어릴 수 없을 정도로 집계, 예상을 크게 넘어서 이번 대축전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호국과 평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국전쟁 참전국과 문화교류 및 우호관계를 강화하기 위해마련된 이번 대축전의 성공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주제와 구성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특히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추진위원회와 칠곡신문사가 공동주관한 `2013 낙동강세계평화문학 대향연`이 지난 14일 오후 자유수호의 마지막 보루였던 칠곡군 낙동강 생태공원 대축전 평화의 무대에서 성황리에 개최, 낙동강세계평화문화 대축전의 의미를 더했을 뿐 아니라 이같은 문학향연은 이번에 전국 최초로 열려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 문학향연 주요 공연인 살풀이춤과 시낭송으로 6·25전쟁에 희생된 원혼을 달래고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했으며, 태평무 공연으로 경상북도 칠곡군의 번영과 우리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했다. 태평무는 왕실의 번영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기 위해 왕비나 왕이 직접 춤을 춘다는 내용을 담은 창작무용으로 198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됐다.
살풀이춤과 태평무·입춤은 한양대학교 무용학 석사 출신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이매방류 살풀이춤 이수자인 강수향 승무 전수자(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이매방류)가, 징과 함께하는 국악피리 연주(곡명 회심곡)는 박지현 서울 단국악학원장이 각각 맡았다.
이날 칠곡신문사와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추진위원회가 공동주관한 `2013낙동강세계평화문학대상` 선정작 7편(대상 1명 경상북도지사 시상, 우수상 2명 칠곡군수 시상, 장려상 4명 대축전 추진위원장·칠곡신문사장 시상) 가운데 대상·우수상 3편을 비롯해 세계평화를 위한 진혼시(은하가 된 낙동강), 초혼(김소월), 초토의 시(구상) 등 6편을 서울, 부산, 제주 등에서 초청된 내로라하는 시낭송가 6명이 이곳 `평화의 무대`에서 애잔하게 읊어 참석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낙동강세계문학 대향연`을 기획한 이성원 칠곡신문 편집국장은 "최후의 방어선에서 자유와 평화를 지킨 호국의다리를 볼 때마다 고마운 마음을 가졌으나 이곳 낙동강을 떠도는 원혼에 대한 이렇다할 진혼의식을 치루지 못해 항상 죄스러운 마음을 가져온 터에 `낙동강·전쟁·평화·자유`를 소재로 한 낙동강세계평화문학대상 공모전과 연계, 문학대향연을 열게 돼 가슴이 뭉클하다"며 "이번에 살풀이공연과 시낭송 등을 통해 원혼을 달래고, 호국의다리 붕괴와 美캠프캐럴 고엽제 매몰사태, 잇따른 칠곡군수 재선거에 따른 지역분열 등이 초래한 좋지 못한 일들은 태평무 등 공연을 통해 떨쳐버리는 동시에 지역과 한반도, 나아가 세계의 복지와 평화를 기원하는 모두의 염원을 담아 문학향연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 주요 프로그램과 전시·체험관을 보면 ▶통일을 기원하는 철책커팅 퍼포먼스 ▶6·25 전사 국군-연합군을 추모하는 `메모리얼 스팟` ▶실제 참전국의 문화와 당시 기록물을 볼 수 있는 `참전 21개국 문화관` ▶6·25 당시 군 막사 내부 모습을 재현한 `낙동강 방어선 체험존` ▶왜관지구전적기념관∼호국의 다리∼303고지 유엔추모비∼328고지∼다부동전적기념관 등 격전지 4곳을 셔틀버스로 연결하는 `칠곡 다크투어` 등이다.
또 ▶전투전승 기념행사(시가지 퍼레이드, 전투재연) ▶향사 박귀희 명창 기념공연 ▶2013낙동강세계평화 콘서트 ▶평화기원 낙동강자전거 호국순례 ▶내·외국인 625인의 대합창 공연 등도 축전기간동안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