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비들은 냇가에서 탁족을 하고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것도 피서법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되었던지 폭포 아래에서 소리와 경치를 즐깁니다. 하지만 늘 폭포를 보러 갈 수 는 없었던지 폭포 그림을 그려놓고 방안에서 감상도 합니다. 특히 금강산 구룡폭은 여러 화가들에 의해 그려졌는데 정선이나 김홍도의 구룡폭은 직각으로 깎아지른 암벽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의 기세를 잘 드러냅니다. 동시에 떨어지는 물이 둥그런 연못으로 빨려드는 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요. 그런데 여기 그런 작품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19세기 한운평이 그린 인데 미국 클리블랜드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폭포 아래로 떨어진 물이 파도치듯이 굵고 거칠게 굽이치는 모양새를 잘 그려냈지요. 특히 기다란 폭포 줄기 가운데 산허리에는 구름이 띠를 두르고 있어 폭포의 높이감은 물론 신비스러운 운치를 더해줍니다. 또 봉우리들이 그저 거칠지 않게 적당한 마무리를 하고 있음도 볼만 합니다. 그림 오른쪽 아래에는 한 스님이 갓 쓰고 도포 입은 선비들에게 폭포를 이야기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더운 여름, 휴가 갈 처지가 안 될 때 이 구룡폭으로 더위를 날려 보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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