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도
보이소! 보이소!
지 좀 보이소, 군인 양반들
불쌍한 우리 시동생 좀 찾아주이소
머슴살이도 배가 고파 흙 담장 흔들며
형수요, 형수요, 식은 밥이라도 있으면…
허기로 보채다가 난리 통에 죽은
육군 제 2905부대 군번0100036
하사 배 만 준
단기 4284년 1월 12일 조국
통일 성업에 공훈을 세우고
장열하게 죽었다는
누렇게 삭아가는 전사통지서 한 장
바삭바삭 미이라로 바스라지고 있답니다.
어느 산기슭에서 독하게 아팠다가
하얗게 식어갔을 열아홉 살 우리 대름
한 조각 뼈라도 꼭 찾아 달라며
마르지 못한 눈물
방울, 방울 질긴 방울
유해발굴단 소맷자락 지지리
겹친 속울음 눈시울 적신다.
아 ~ 아 6월의 꽃들 그칠 줄 모르게
또 피고 지면서
한 그루 나무로 속살 부풀리는데
오늘도 저 산 넘어 골짜기
접동새 한 마리
서럽게 해골로 울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