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YouTube=You+Tube)는 당신(You)을 담아내는 튜브(Tube)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요즘은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와 콘텐츠가 통과하는 튜브(Tube) 역할을 하는 유튜브가 대세다.
이는 휴대폰 인구와 사용시간의 급증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휴대폰 가입자는 2010년 9월 5천만명으로 총인구수를 추월, `1인 1폰` 시대를 넘어서 `1인 다폰` 시대가 10여년 전에 이미 열렸다. 1981년 컬러TV 등장으로 뉴스와 드라마 등을 안방에서 즐겨 보는 시대가 열려 공중파 방송의 영향력이 커졌다. 그러나 PC공급 확대에 따른 인터넷 문화 확산에 이어 케이블·종편 등으로 공중파 3사의 방송 독과점 시대는 벌써 지나갔다.
여기에 구글 자회사인 유튜브의 등장은 인터넷·스마트폰 업계의 정보기술(IT)·미디어혁명을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구글의 설립이념은 ‘악(惡)해지지 말자’이다. 그러나 유튜브 등이 여러 분야에서 전 세게 시장을 휩쓸자 구글은 끊임없이 갑질 이슈가 터지는 등 부정적 이미지로 초심을 읽었다는 지적이다.
유튜브가 대세인 것은 기존 미디어 시장의 판도와 변화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유튜브를 적으로 간주하던 방송3사는 물론 종편 등 영향력 있는 매체조차 유튜브에 뉴스채널을 개설하는 등 유튜브를 하나같이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구독자 수를 늘리고 있다. 방송사로 대변되는 올드미디어(old media)가 뉴미디어인 유튜브에 밀려 시장에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2020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서 KBS·MBC·SBS 지상파 3사(계열PP 포함)의 시청 점유율 40%선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국내 방송 광고 매출액은 3조3900억원으로 내림세지만 모바일 광고 매출은 4조5700억원으로 방송 광고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동영상 콘텐츠에 광고를 하는 일은 드물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유튜브의 활성화로 모바일 광고가 방송 광고를 흡수해 가고 있다.
특히 유튜브는 자신이 알리고 싶은 뉴스나 콘텐츠를 장비만 있으면 돈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올릴 수 있고, 이같은 수많은 콘텐츠 중 자신이 선호하거나 보고싶은 내용을 선택해서 24시간 자신과 함께 있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방송사가 고가 장비 등에 따른 고비용으로 경영이 힘들어지고 있는 반면 세계적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는 저(무)비용 고효율로 기존 방송을 크게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혼자 만들어 운영하는 `1인방송국`은 셀 수 없을 정도며, 수백만의 구독자와 조회수를 자랑하는 국내 유튜브 채널 톱10은 `1~3인방송국`으로 기존 방송국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뉴미디어인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향력도 커지자 사람이 모이고, 시청자가 많이 모이는 곳으로 광고가 모이게 마련이다. 광고주들은 방송사 중심의 TV광고를 탈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사들은 생존을 위해 유튜브 `1인 방송국`의 형태를 도입하고 디지털 콘텐츠사업에 뛰어들었다.
셰익스컴퍼니 박노성(신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겸임교수) 대표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1인 방송국의 문법에 맞춘 언어가 필요하다. 1인 방송에 공중파를 결합한 이러한 패러다임은 획일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던 TV 방송국에 변화를 촉구한 결과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생산하고 직접 송출하는 1인 방송국의 문법을 공중파가 빌린 것이다. 스마트폰 라이프스타일로 영상 길이가 짧아졌기 때문에 이에 맞춰 화면 구성, 전환 방식 등에 편집 호흡도 빨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유튜브 1인 방송국의 문법을 활용한 공중파방송 프로그램으로 SBS `모비딕`과 KBS 예띠스 튜디오’,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를 들었다. 모비딕이 제작한 콘텐츠는 SBS 심야 시간대에 재편성해 기존 심야 방송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KBS가 네이버를 통해 선보인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는 공중파 대신 온라인을 선택해 2016년 11월 큰 인기를 끌었다. JTBC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하는 `와썹맨`과 `워크맨`은 현재 구독자 233만명과 379만명을 확보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가 공중파·종편의 뉴스와 예능 프로그램 등의 플랫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YouTube)가 앞으로 당신(You)을 언제까지 얼마만큼 담아내는 튜브(Tube)가 될지 모르겠다. 아직은 유튜브에 펑크를 낼 만한 `넥스트미디어`나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박일준 회장은 "일단 유튜브가 대세인 시간이 굉장히 오래 갈 것 같고요. 다음은 VR(가상현실)일 것 같아요. VR이 강력한 이유는 세계 최고의 석학으로 꼽히는 유발 하라리가 이야기하기를 인류가 이렇게까지 성장한 것은 인간만이, 호모 사피엔스만이 만들어냈던 능력,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인간은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저희가 보는 영화, 드라마, 모든 아이들 동화책부터 시, 삶의 종교 모든 것이 이야기로 이뤄져 있는데 가상현실이 무서운 것은 그것이 갖고 있는 그 안의 이야기들이예요. 그래서 인간들이 굉장히 그것에 심취할 가능성이 매우 높죠. 이미 아이들은 VR채팅을 시작하고 VR은 이미 상용화돼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