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년 대선 주자들의 TV토론이 정치적 공세나 흠집내기에 치중하고 있는 가운데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는 대안이나 정책은 집중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어 대선 TV토론에서도 지방소외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남북 분단보다 중앙(수도권) 대 지방(비수도권)의 ‘두번째 분단’이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지형적 대립(모순)이 됐다고 한다.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인구는 2019년 2592만5799명으로 당시 대한민국 전체 인구 5184만9861명의 절반을 넘어섰다. 2019년을 기점으로 비수도권(지방)은 갈수록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1970년 28.7%이던 수도권 인구 비중은 50년 동안 21.3%나 늘어났다. 지역내총생산(GRDP)의 수도권 비중도 지난해 현재 52.1%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영국 12.5%, 일본 28%에 비해 우리나라 수도권 집중도는 압도적이다. 국토 면적의 12.1%에 불과한 수도권은 인구와 정치·경제·문화·의료 등에서 87.9%의 지방을 앞지르면서 지방의 총체적 소외를 가져왔다. 수도권의 비대화는 인구과잉, 교통혼잡, 환경오염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가분수의 수도권공화국`은 계속 커지고 있다. "서울은 배 터져 죽고 지방은 배 고파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현실을 무시하는 대선 후보들을 지방민들은 좌시해서는 안된다. 국민의힘 경선 진출자들은 지난 9월 16일 토론은 종합주제로, 23일 경제, 26일 정치, 28일 통일·외교·안보, 10월 1일 교육·사회·문화·복지, 5일 종합주제로 총 6차례 TV토론를 벌였다. 물론 대통령선거 TV토론인 만큼 `지방살리기`를 주제로 선정하지는 못했지만 경선 주자들간 벌이는 토론에서 갈수록 쇠락해 가는 심각한 지방의 문제점을 진지하게 거론하고 집중적으로 토론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온 8명의 후보 포스터도 마찬가지다. 정권교체와 그와 관련된 문구가 눈에 띤다. 유승민 후보의 `유승민은 민주당에 강하다`, 윤석열 후보 `정권교체를 위한 유일한 선택`, 최재형 후보 `정권교체 최종병기`, 홍준표 후보 `정권교체 맡겨주십시오`라는 슬로건은 저마다 자신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과 국민 상당수도 국민의힘이 내년 3·9대통령선거에서 정권을 탈환할 것인지, 누가 가장 유리한 인물인지 등에 관심이 쏠린 나머지 무너져가는 지방을 살릴 정책이나 토론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 더구나 토론자는 8명으로 너무 많은 반면 시간은 제한돼 있어 `단문단답(短問短答)` 식으로 토론이 진행, 후보자마다 깊이 있는 충분한 의견을 개진하는 정책대결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주도권 토론에서 특정 후보들에게 질문이 집중되는가 하면 정책이나 공약보다 사소한 문제로 공방을 벌이는 정치적 공세나 흠집내기에 치중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8명의 후보들이 출연한 토론회가 너무 산만하고 깊이와 집중도가 떨어져 지난 8일 본경선 진출자가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 4명으로 좁혀져 시청자들이 원하는 식의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의힘은 2차 컷오프 후 7회의 권역별 방송토론회와 3회의 `1대1 맞수토론`을 포함해 총 10회의 합동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최종 대통령 후보는 오는 11월 5일 결정된다. 대선 후보 TV토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가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때문에 대선이 빅빙의 승부일 경우 최종 후보의 TV토론의 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양자가 격돌할 것으로 보이는 내년 대통령선거도 우리나라 양당 대결구도로 접전을 벌인 역대 대선처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97년 12월 치른 제15대 대선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40.3%를 득표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획득한 38.7%보다 불과 1.6%를 더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제16대 대통령(2002년 12월 선거)에 당선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48.9%)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46.6%)의 득표율 차이는 2.3%다. 2012년 12월 실시한 제18대 대선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51.6%)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48.0%)와 3.6% 득표율 차이를 보였다.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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